인 위원장, 유승민과 밀착하며 이준석과는 거리두기
'영남권 험지출마론' 이어 '3선 연임 금지'로 당내 중진 정리 시도?
황장수 "인요한 혁신위,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정거장"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2월 신당 창당설의 중심에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는 거리를 두면서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을 '코리안 젠틀맨',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당과 함께할 거란 긍정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국회의원의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방안을 혁신위의 논의 안건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영남 중진물갈이론'에 더욱 힘을 주었다.
인요한 혁신위가 유 전 의원을 껴안으며 '중도 보수' 재창당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비공식적으로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유 전 의원은 정말 매너도 좋고 젠틀맨"이라며 "그분이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만나보니까 존경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과 저는 과거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다 얘기했는데, 한 마디로 당과 국가가 걱정된다(는 것이었다)"면서 "그 자세가 참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전날 JTBC에서도 "오늘 아침 유 전 의원을 만나 아주 경쾌하고 거침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인격이 좋은 분인지 몰랐다"면서 '코리안 젠틀맨', '애국자'라고 칭한 바 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당과 함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답했다. 또 혁신위에 자문위원 등으로 유 전 의원을 영입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분은 그 위의 격"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는 이 사람 저 사람 통해 연락해봤는데, 마음의 문이 많이 닫혔다"고 언급해 이 전 대표와는 거리두기를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인 위원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유 전 의원이 인요한 혁신위가 추진하는 여러 방안에 상당 부분 공감대를 표현한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유 전 의원이 앞서 여러 인터뷰에서 탈당 가능성과 연말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인 만큼 '당과 함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인 위원장의 발언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김한길, 인요한 위원장 배후설 다시 불거져
이에 인요한 혁신위가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을 '중도 보수 정당'으로 재창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인 위원장이 임명되면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역할론'이 불거진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창당 전문가인 김 위원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윤계를 포함해 중도·보수 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윤석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일부 언론 등이 말해주고 있는 신당 창당은 생각해본 일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며 적극 부인했으나 인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꿰차면서 김한길 위원장 배후설이 다시 한번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한 의심은 인 위원장의 '영남권 스타 의원 험지출마론'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27일~28일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영남, 경남과 경북의 '스타'들, 굉장히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서울 험지에 와야 한다"며 이른바 '영남권 물갈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누군가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두가지 미션(임무)을 줬다고 주장했다. 첫째 미션은 영남권 중진들을 서울로 출마시키든지 아니면 아예 불출마, 또 하나는 경쟁력이 없는 수도권 당협위원장 정리라는 것.
이 전 대표는 "인요한 위원장이 임명되자마자 꽤 신뢰있는 사람이 저한테 정보를 주더라"며 "미션은 두 개로 ①영남의 3, 4선 중진들 서울로 올려보내거나 불출마시키기 ②수도권에 경쟁력 없는 당협위원장 다 자르기였다"고 주장했다.
현근택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30일 CBS라디오에서 인 위원장의 발언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통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부원장은 인 위원장이 김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사이라는 것을 언급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번 통합위 회의할 때 '제가 그동안 통합위에서 제시한 거 많이 못 받아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며, "(김 위원장을) 장관, 장차관, 당 사역 다 모인 자리에서 키워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요한 위원장은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를 혁신위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영남권 물갈이 의지를 더욱 강하게 드러냈다.
인 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이게 파장이 커서 조심스러운데 지금 공무원도, 구청장도 세 번 이상 못 하는데 (현역 의원들도) 세 번 하고 지역구를 옮긴다든지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들이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남권 스타 의원 험지 출마',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영남권 의원들이 반발한 데 대해 "'섭섭하다', '사과해라' 별말을 다 하지만 각자 나가야 할 길을 다 알고 있다"며 "알고 있는데 안 할 뿐이다. 모두가 답을 다 알고 있으니 그냥 하면 된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인 위원장은 '아이디어'라고 전제했으나 앞서 언급한 '영남권 험지출마론'과 맞물리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황장수 "인요한 혁신위,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정거장"
정치권에서는 인요한 혁신위가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정거장 역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달 25일 진행한 '10월 정국 좌담회'에서 "인요한 혁신위는 공천에서 탈락한 민주당 비명계 인사를 포함하는 신당으로 가는 정거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도 "혁신위가 실패하면 곧바로 신당은 전면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TK, PK 의원들이 험지로 오고 윤핵관들의 불출마 내지는 험지 출마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인 위원장이 유 전 의원을 만난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그냥 '숙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제 유승민 전 의원이 그분을 만났다 한들 그러면 내일부터 당이 유승민 욕 안 하나"라며 "대표부터 대통령까지 '내부총질한 당대표'라며 1년 반 동안 저한테 린치한 거 모든 국민이 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인 위원장이 어떤 자격인지도 확실하지 않지만 그냥 숙제하려고 하는 거다. '유승민, 이준석 만나봐야 된다. 오늘까지 숙제해야지' 이런 거"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에서 영남권 다선 중진 수도권 출마 요구가 나온 것을 두고 "저분(인 위원장)이 활동 시작하기 전부터 '저분이 영남 의원들 쳐내기할 거다', 제가 신기가 있어서 얘기한 게 아니라 들은 게 있어서 얘기한다. 어느 '관계자'에게 '그런 걸(영남 의원 쳐내기를) 하라고 요구사항이 들어갈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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