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선 1년 전 여론조사서 트럼프에 열세.. "80년 만에 처음"
기시다 20%대 지지율 추락.. 내년 내각 총사퇴 및 총리 퇴진 가능성
尹, 30%대 지지율에 갇혀.. 야권 및 보수 진영, 총선 패배시 尹 퇴진·탄핵 솔솔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윤석열 대통령 등 한미일 3국 정상이 하나같이 지지율 침체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윤석열 대통령 등 한미일 3국 정상이 하나같이 지지율 침체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등 한미일 3국 정상이 하나같이 지지율 침체에 빠졌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대로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정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지지율 20%대로 추락해 하야 벼랑끝에 몰린 기시다 총리도 내년 퇴진 압박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3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고 있어 야권은 물론 보수 언론에서 조차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탄핵 가능성이 언급되며 위기 징후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그대로 간다면, 지금의 한미일 3국정상이 내년에도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주요 여론조사에서 상대당의 유력 후보에게 모두 밀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19일 미 NBC 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가상대결에서 44%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오차 범위 내(±3.1%)지만 동일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46%)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앞서 9월 조사에서는 나란히 46%의 지지를 얻었고, 그보다 앞선 6월에는 바이든 대통령(49% 대 45%)이 우세 했다.

NBC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면서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민주당 내 분열 등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이달 10~14일 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단 33%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월 조사보다 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체 국정 지지율도 역대 최저치인 40%로 떨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바이든, 대선 1년 전 여론조사서 트럼프에 열세.. "80년 만에 처음"

대선을 1년가량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쳐진 모습이다. 전날 CNN방송은 최근 공개된 CBS뉴스·유고브, CNN·SSSR, 폭스뉴스, 마케트 대학 로스쿨, 퀴니피액대 등 5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을 2~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고 보도했다.

지난 80년간 미 대선을 1년가량 앞두고 공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현직 대통령이 다른 경쟁자를 평균 10%포인트 이상 앞서왔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밀린 배경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민주당 내 분열 여파도 있겠지만 경제, 나이 문제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 81세 생일을 앞두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뉴욕타임스와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서도 조지아, 애리조나 등 6개 주 유권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변했다. 77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단 39%의 유권자만이 그의 나이를 문제로 삼았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81세 생일을 축하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나이가 얼마나 문제가 될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최근 주요 경합주들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렸고,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명민함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Again 트럼프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 미국에서 내일 전현직 대통령이 붙는 대선을 치른다면 아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지구촌은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1월부터 4년의 임기 동안 '미국 우선주의' 슬로건을 내걸고 국제질서를 뒤흔들며 자국 이익을 위해 동맹을 위협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진 힐러리 클린턴은 이달 초 미 ABC뉴스 토크쇼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전 세계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자국만의 이익을 중시하는 경제·외교 정책을 편 탓이다.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국제질서를 뒷받침해온 미국의 리더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자취를 감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에 생명과 재산을 할애하는 것은 나쁜 거래라고 판단한다"면서 "권력에 대한 그의 파괴적인 본능을 확인시켜줄 것"이라며 "2024년 세계의 운명은 미국 유권자들의 투표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왼쪽부터), 스가 요시히데 전 관방장관, 기시다 총리 [사진=교도=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왼쪽부터), 스가 요시히데 전 관방장관, 기시다 총리 [사진=교도=연합뉴스]

기시다 20%대 지지율 추락.. 내년 내각 총사퇴 및 총리 퇴진 가능성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도 바닥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 언론의 조사에서는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한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일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17~19일) 결과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10월 13~15일) 대비 10% 포인트나 급락한 24%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응답은 62%였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요미우리 조사 기준 첫 20%를 기록했다. 2021년 10월 내각 발족 후 최저치였다.

요미우리는 "여론의 강한 역풍으로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은 여당 내에서 저하되고 있다. 정권 운영은 위기적인 상황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 의원의 정치와 돈 문제 등으로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의 18~19일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5%를 기록하며 전달 대비 4% 포인트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내각 출범 후 최저치였다. 요미우리처럼 자민당의 정권 복귀 후 11년 간 최저치였다.

아사히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경제 대책에 담긴 감세·현금급여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에 달했다. "평가한다"는 28%에 그쳤다.

마이니치신문의 18~19일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내각 발족 이래 최저치인 21%였다. 직전 조사(10월 14~15일)보다 4% 포인트 떨어졌다.

조사 방법이 달라 단순 비교 하긴 어려우나, 민주당 정권 시절이던 2011년 8월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의 1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달 대비 6% 포인트나 뛴 74%였다. 기시다 내각 출범 후 최고치였다. 마이니치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감세에 대한 여론의 엄격한 평가, 정무관 등의 잇따른 사임 등으로 지목했다.

기시다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빨리 그만뒀으면 좋겠다"가 55%로 가장 많았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까지"가 28%, "가능한 한 오래 계속하길 바란다"는 8%였다.

기시다 내각이 지지율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역대 가장 인기 없는 내각으로 평가 받는 것은 고물가에 대한 국민의 불만, 감세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최근 개각에서 차관급 인사 3명이 각종 비리로 낙마한 것도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했다.

내각제인 일본은 통상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총리 퇴진 압박이 커져왔다.

산케이는 '정당 지지층 법칙'과 '아오키의 법칙'을 근거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정권 퇴진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층 법칙은 총리를 배출한 정당을 지지한 유권자의 내각 지지율이 60%를 넘기지 못하면 정권 유지가 힘들다는 이론이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지지층의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9.1%포인트 떨어진 64.5%를 기록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2021년 8월 산케이 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으로부터 59.1%의 지지를 받고 다음 달 퇴진했다.

아오키의 법칙은 내각과 제1여당의 지지율 합계가 50%에 미치지 않으면 내각이 버티기 힘들다는 이론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과 자민당의 지지율 합계는 56.8%였다.

산케이는 "기시다 정권 출범 이후 내각과 자민당 지지율 합계가 50%대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라며 "(퇴진) 위험 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가 지지율의 늪에 빠지며 차기 총리를 노리는 자민당 잠룡들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산케이신문과 FNN이 지난 11~12일에 걸쳐 실시한 합동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1위(15.2%)를 차지한 인물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었다. 2위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11.6%), 3위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9.7%), 4위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8.8%) 순으로 고노 진영 인물이 1~4위를 독식했다.

'포스트 기시다'로 여론의 지지가 높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22일 도쿄(東京)의 한 호텔에서 강연을 가지고 내년 9월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며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수개월째 30%대 지지율의 벽에 갇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도 수개월째 30%대 지지율의 벽에 갇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 30%대 지지율 박스권.. 야권 물론 보수진영도 총선 패배시 尹퇴진·탄핵 언급

윤석열 대통령도 수개월째 30%대 지지율의 벽에 갇혀 있다. 가장 강점으로 꼽히는 외교 행보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민생 행보를 확대하며 30%대 후반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4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마다 차이는 있으나 부정평가는 60%를 넘는 수준이다.

당장 내년 4월 총선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니 최근에는 야권은 물론 보수 진영 내에서도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퇴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21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향후 총선에서) 200석을 만들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격이 현격히 떨어져 나라가 다 망가지게 생겼다는 위기의식이 크다"며 "(윤 대통령을) 빨리 끌어내리는 것이 국가를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친명계 민형배 의원의 '탈당의 정치' 북콘서트에서는 '처럼회' 멤버 김용민 의원이 "검찰독재시절엔 국회가 이걸 종식시킬 매우 유효적절한 수단이 있다. 그게 탄핵"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윤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행동을 민주당이 먼저 보여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 행동이 선거연합도 있지만 저는 윤석열 탄핵 발의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탄핵 발의를 해놓아야 반윤연대가 명확하게 쳐진다"고 주장했다.

21일 조선일보에는 김대중 칼럼니스트가 <4월 총선 대차대조표>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국힘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윤 대통령의 정부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다. 국민의 과반이 대통령을 불신한 것이기 때문이다"며 내년 총선의 의미를 짚었다.

그러면서 "레임덕이 문제가 아니다. 임기와 상관없이 물러나는 것만이 '선장(船長) 없는 나라'의 혼란과 참담함을 면하게 하는 길이다"며 총선 패배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민주당은 당선된 지 2년도 안 되는 대통령을 퇴진하라고 흔들어대고 일부는 탄핵하겠다고 난리인데 총선에서 승리하면 민주당에 더해 온갖 좌파단체와 세력들의 퇴진과 탄핵 요구는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고 정국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 뻔하다"며 "가히 무정부 상태를 연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정국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애국심이 있다면 임기를 구실로 이런 난국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또다시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조기대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국민 각자는 우리 지역의 대표로 어느 사람이 더 적절한가를 판가름하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윤 정부가 더 지속되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여기서 윤 정부의 존재 가치는 끝났다고 보는지, 그 대안으로 이재명 체제가 더 바람직하다고 보는지를 우선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하 의원은 7일 유튜브 노컷 '지지율 대책회의'에서 "내년 총선에서 과반이 무너지면 대통령 탄핵은 물론 무정부 상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바라는 것은 윤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을 치러 이재명 대표가 대권을 잡는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의 자리가 위태로워지면서 한미일 3각 동맹도 그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년간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지난 8월에는 '캠프데이비드' 선언까지 도출했으나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 전문가들은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 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넘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CFR 주최 공동 세미나에서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의 '약속'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3국 협력의 제도화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국과 미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불이행을 막기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현 세종연구소 소장은 "제도화는 윤석열·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정권이 교체돼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방안으로 인물이 아닌 제도, 특히 공동 이익이 3국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장관 등 매년 각급에서 회담하기로 했지만 이를 3국이 의지를 갖고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핵뿐만 아니라 해양 안보·사이버·환경 등 3국의 공동 이익이 되는 분야별로 다양한 워킹그룹을 만들어 각급이 촘촘하게 엮이는 시스템을 만들어 정권 교체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3국 협력을 불가역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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