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에 재판 줄연기...총선 전 1심선고 어려워
온라인에선 자작극 음모론 가짜뉴스 극성...'나무젓가락 흉기설''자작극' 등
민주당, 가짜뉴스에 대해 엄정한 법적조치 강경대응 방침 밝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왼쪽 목 부위 피습을 당해 바닥에 누워 병원 호송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왼쪽 목 부위 피습을 당해 바닥에 누워 병원 호송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백주대낮에 벌어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흉기 피습 사건의 파급효과는 어디까지 번질까. 가장 큰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장동 사건 재판이 차질을 빚게 돼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당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3개 사건의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상태이며, 전국 법원 겨울 휴정기가 끝나는 다음 주부터 재판이 재개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에는 2018년 기소된 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2019년 재판 증인에 거짓말을 시킨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차 공판, 9일과 12일에는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관련 배임·뇌물 혐의 사건의 각각 11차·12차 공판이 예정돼 있었다. 19일에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7차 공판이 잡혀있었다.

만약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이 대표는 새해부터 일주일에 많으면 세 번씩 법원에 나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흉기에 피습돼 병원에 입원하면서 당분간 재판이 정상적으로 열리기는 어렵게됐다.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법부로서도 대낮에 흉기에 피습당한 야당 대표에 대해 무작정 재판을 강행하기는 어렵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와 관련된 재판 기일을 재판부 직권으로 줄줄이 연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오는 8일 진행 예정이었던 이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첫 공판 기일을 오는 22일로 연기했다. 이어 9일로 잡혀있던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사건은 공판 기일을 '추후 지정' 상태로 바꾸고 12일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재판절차를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이 대표의 '백현동 의혹·고(故) 김문기 허위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은 다음 공판이 이달 19일로 잡혀 있으나 이 재판 역시 기일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생명을 위협한 흉기피습 사건으로 이 대표 사법리스크 세 가지 사건 재판 중 어느 하나도 4월10일 치러지는 총선 전에 결론이 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대표 재판 중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가장 많이 진행됐는 데, 3월까지 잡혔던 공판 일정이 모두 밀리게 됐다. '배임·뇌물 혐의' 재판은 주요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교통사고로 인해 진행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했으나 증인신문 일정을 바꿔 진행하려던 참이었는 데, 역시 피의자 참석이 어려우니 진행이 늦어지게 됐다. '위증교사 사건'은 기록이나 관련자가 많지 않아 재판을 빨리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 시작 단계여서 역시 총선 전까지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 대표 급습 피의자인 김모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29분께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 대표 급습 피의자인 김모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29분께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다.[사진=연합뉴스]

온라인에선 가짜뉴스 극성...'나무젓가락 흉기설''자작극' 등

흉기피습 사건으로 인해 이재명 대표를 대상으로 한 1심 재판부의 판단이 모두 4.10 총선이후로 밀리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일까.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제1야당 대표가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렸는데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선 ‘자작극’이라는 음모론과 ‘나무젓가락 흉기설’ 등 가짜뉴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3일 온라인에선 단연 화제는 ‘나무젓가락 흉기설’이었다. 직장인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모 회사 직원은 “이재명 영상을 슬로우로 보면 민주당원이 왼손에 칼, 오른손에 종이로 말은 나무젓가락을 들고 오른손으로 찌른다”며 “자작극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피습사건 수사를 맡은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범행 도구를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길이 18㎝(날 13㎝) 등산용 칼”이라며 “김씨는 칼자루를 빼고 테이프로 감았고, 칼날은 A4 용지 등으로 감싼 뒤 이 대표를 습격하는 데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히 ‘나무젓가락 흉기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A4 용지로 감쌌기 때문에 나무젓가락 등으로 오인했을 수는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에서 이틀째 치료를 받고 있는 이 대표 상태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의료진이 맡지 않고, 민주당이 맡은 것도 의혹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2일 오후 5시 10분 브리핑을 예고했다가 1시간 40분 만에 돌연 취소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환자 개인정보를 알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브리핑이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직접 수술에 관여한 의료진의 설명이 나온다면, 불필요한 오해나 억측이 생기지 않을 것인 데, 왜 의료진이 공식 브리핑을 안하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가짜뉴스에 대해 엄정한 법적조치 강경대응 방침 밝혀

민주당은 가짜뉴스에 대해 강경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치적 자작극이라느니 하는 허위 사실 유포는 명백한 2차 테러”라며 “당 차원에서 대책 기구를 만들어 법적·정치적 대응을 하겠다. 결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가짜뉴스는 물론 살인 예고글이 이어지고 있다. 추적해서 엄정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