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가 국민의힘 지지도 상승 발목 잡아
윤-한 충돌에도 국민의힘이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어
한동훈, 국정 비전 없고 ‘운동권 청산’ 이념 전쟁으로 중도 확장 막혀
[폴리뉴스 서경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 수행에 대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긍정 평가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문제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선 한 위원장의 행보가 지지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 1월 4주 차 조사에서 한 위원장의 ‘정당 대표 역할 수행 평가'에 대해 '잘하고 있다'라는 응답은 52%, '잘못하고 있다'라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3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기록했던 52%와 같은 수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그해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국민의힘 대표 역할 수행 평가>
![[자료=한국갤럽]](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3511_436789_428.png)
그런데 대조적으로 국민의힘 지지도는 한동훈 위원장 취임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월 4주 차 국민의힘 지지도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36%, 리얼미터 조사에서 36.6%로 두 조사 모두 직전 조사인 전주와 비교하면 동일했다.
<정당 지지도_한국갤럽 조사>
![[자료=한국갤럽]](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3511_436790_4245.png)
<정당 지지도_리얼미터 조사>
![[자료=리얼미터]](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3511_436792_5358.png)
‘한동훈 현상’이 여당 지지도를 끌어 올리는 ‘한동훈 효과’로는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한동훈 현상이 국민의힘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가 집권당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선거는 재임자에 의해 경쟁 구도가 규정된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탄생시킨 선거전략가 데이비드 엑설로드(David Axelrod)가 한 말이다. 엑설로드의 말이 아니더라도 집권당 지지도가 대통령 지지도와 연동되는 것은 상식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도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33%(1월 2주)→32%(1월 3주)→ 31%(1월 4주)로 하락세를 보인다. 리얼미터 조사 역시 36.3%(1월 2주)→36.8%(1월 3주)→ 36.2%(1월 4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40%대로 올라서지 않으면 정권심판론이 비등해져 국민의힘은 큰 폭의 지지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 지지도_한국갤럽 조사>
![[자료=한국갤럽]](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3511_436793_5435.png)
<대통령 지지도-리얼미터 조사>
![[자료=리얼미터]](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3511_436798_1837.png)
둘째, 국민의힘이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권당은 대통령과 수평적 당정관계를 바탕으로 국정을 끌어나가야 한다. 수평적 당정관계란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한편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과감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금껏 대통령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따르는 ‘용산 출장소’로 전락했다고 비판 받는다.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대처를 두고 윤 대통령과 충돌했지만, 국민의힘이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는 것은 섣부르다. 윤-한 충돌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오히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려는 분위기마저 읽힌다. ‘김건희의 성역’만 확인하게 되는 모양새다.
셋째, 한동훈 위원장 자신의 한계 때문이다. 한 위원장이 여권의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설 수 있는 요인으로 참신하고 스마트한 이미지와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주에는 윤 대통령의 사퇴 요구를 거부한 강단까지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2인자로서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집권당 대표로서 취임 1달이 지났지만, 변변한 국정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586 운동권 청산’은 총선 전략 차원의 이슈는 될지언정 현시대를 관통하는 과제라고 볼 수 없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운동권 청산’ 같은 이념 전쟁은 중도층 확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근혜 비대위가 2012년 총선에서 경제민주화, 복지 강화 등 민생·경제 이슈로 중도층 공략에 성공하여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것과 대비된다.
한국갤럽 조사는 23∼25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에게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은 16.7%였다.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는 25∼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은 3.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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