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개 선거구 중 국힘 82·민주 110 우세 전망
경합지 한강·낙동강·금강·반도체 4대 벨트서 민주에 열세
서병수 "尹, 이런건 잘못했다 회견 열어야" "민심과 엇나갈 때는 단호하게 바로 잡을 것"
지도부 "지지율 바닥 찍어.. 선거운동 시작되면 달라질 것"

여당 내부에서는 개헌과 탄핵 저지선인 100석도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 내부에서는 개헌과 탄핵 저지선인 100석도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번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낙동강·금강·반도체 4대 벨트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이어지며 여당 내부에서는 개헌과 탄핵 저지선인 100석도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여당인 국민의힘이 175석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종섭 신임 호주 대사 사태로 정권심판론이 되살아난 탓이다. 이에 여당 내부에서는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원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254개 선거구 중 국힘 82·민주 110 우세 전망.. 경합지 여론조사 민주 우세

최근 발표되는 주요 지역구 여론조사에서는 대부분의 격전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확인된다. 이를 바탕으로 판세를 분석해 보면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비례의석을 합해도 100석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체 254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은 82개, 민주당은 110개를 우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즉, 나머지 60여 곳은 '접전지'인 셈이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84개, 민주당은 163개 지역구에서 승리한 점을 고려하면 양당 모두 초반 판세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한강벨트와 반도체벨트가 있는 수도권의 경우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16개 지역구를 가져갔다. 이번에는 20곳을 '우세'·'경합우세' 지역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먼저, 한강벨트에 포함된 11개 지역구 중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 곳을 보면 5개 지역구에서 민주당 우세가 예상됐고, 국민의힘 우세가 전망되는 지역구는 1곳(동작을, 나경원)뿐이었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우세 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서울에서 10석을 넘기기 어렵다.

경기 지역 분위기도 비슷하다. 수원·평택·화성·용인·이천 등 17석이 걸린 '반도체벨트'와 성남·오산·안성(6석)이 격전지로 꼽히는데 용인갑과 이천, 성남, 안성 등 국민의힘 우세 지역에서조차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경기일보가 18~19일 진행한 용인갑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상식 민주당 후보가 46.4%로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33.6%)를 앞섰다. 성남분당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 45%, 이광재 민주당 후보 42%로 접전을 벌이고, 성남분당을에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42%)와 김병욱 민주당 후보(40%)가 경합 중이다.

경남 동부권과 부산 서부권을 아우르는 낙동강벨트는 10석 가운데 민주당 우세 3곳, 국민의힘 우세 1곳, 경합 6곳 등으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특히, 경남 김해갑·을과 양산갑, 부산 북을·사상·강서 등 6곳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앞선 곳이 많다. 경남 김해을에서는 현역인 김정호 민주당 후보(37%)가 지역구를 옮긴 3선 의원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32%)에게 한발 앞선 모습이며, 부산 사상에서는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배재정 민주당 후보(43%)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최측근인 김대식 후보(39%)와 경쟁하고 있다.

부산 강서의 현역 3선 김도읍 국민의힘 후보(48.7%)도 변성완 민주당 후보(44.4%)를 앞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여권에선 현재 판세가 유지될 경우 최악의 경우 탄핵 및 개헌 저지선인 100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병수 "尹, 이런건 잘못했다 회견 열어야" "민심과 엇나갈 때는 단호하게 바로 잡을 것"

지도부 "지지율 바닥 찍어.. 선거운동 시작되면 달라질 것"

불과 한달여 전만 하더라도 일부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170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로 여당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이종섭 신임 호주대사 임명을 계기로 정권심판론이 되살아 난 것이 여당에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의대 증원 강행에 따른 의정 갈등 및 의료 공백 장기화 등 용산의 실책이 잇따르자 국민의힘 후보들은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최근 각종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부산 북구갑 서병수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그동안 이런 건 좀 잘못됐다' 하면서 설명할 기회가 필요하다"며 "우리 지지자들도 너무 소통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및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의정 갈등 등 현안과 관련해 "선거를 시작하기도 전에 국민께서 옐로카드부터 드셨다"며 정부·여당의 책임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젊은 해병이 죽었는데 책임은커녕 대사로 내보내 놓고 도대체 국민 알기를 뭐로 아느냐'는 말씀 많이 들었다"며 "제아무리 정당성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께서 달리 보실 수 있는 일들이 이렇게 많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야 문제가 없더라도 납득하지는 못하겠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 책임, 국민의힘에 있다"며 "875원 하는 대파 한 단의 가격. 할인에 또 할인을 거듭하고 쿠폰까지 끼워서 만들어 낸 가격이라면, 결코 합리적인 가격일 수 없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바른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갑 김영우 후보는 이날 채널A 유튜브 '총선시그널'에 출연, "여태까지 용산도 여러 오만하게 비쳤던 부분에 대해선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좋다고 본다"고 했다.

서울 종로 최재형 후보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대파 발언' 논란을 두고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그냥 (윤 대통령을) 모시고 간 보좌 기능에 문제는 있다고 본다"며 참모진 책임론을 제기했다.

대구 달서병 권영진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 나와 "대파 논쟁을 불러일으킨 건 대통령 주변 참모들이 잘못 모시고 간 것"이라며 "물가를 점검하려면 물가가 비싼 곳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선 의사 출신인 서울 성남 분당갑 안철수 후보가 연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전날 의료계와 비공개 간담회를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의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안을 재검토해달라"며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여 필요한 의대 정원 확충 수를 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당 지도부는 위기론 진화에 나서고 있다. 지지율이 바닥을 찍은 만큼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부실장은 26일 "(당 지지율이) 지난주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번 주부터는 반등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254개 지역구 중 여당 우세지역이 82곳'이란 언론보도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은 자료다. 그 이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판세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반등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후보가 위기감을 가지고 있고,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도 면밀히 검토하면서 예의주시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용산의 '태도 변화'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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