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낙연과 회동 후 민주당 탈당 기울었던 임종석.. 이석현 "어제 밤에도 탈당 약속"
설훈 "당내에서 바로잡으려는 듯" 한동훈 "이재명 대표 이후 포석"
새로운미래 낮은 정당 지지율도 합류 걸림돌 작용한 듯
이재명 "매우 고맙다.. 힘 합치는 방법 고민"
전현희 "임종석 어려운 결단 내려…중·성동갑 선대위원장 맡아달라"

컷오프 된 후 거취를 고민하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4일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당 잔류를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컷오프 된 후 거취를 고민하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4일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당 잔류를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서울 중·성동갑에서 컷오프 된 후 거취를 고민하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4일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결정했다. 전날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회동 소식이 알려지면서 탈당 후 새로운미래 합류가 예상됐으나 당에 남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이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새로운미래 합류 보다 당내 친문 세력을 결집해 총선 이후 차기 당권에 도전하려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이낙연과 회동 후 탈당 가능성 고조.. 이석현 "어제 밤에도 탈당 약속"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에서 컷오프된 공천 배제(컷오프)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4일 당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중·성동갑에 자신을 컷오프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당에 촉구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지난 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임 전 실장 공천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며 사실상 임 전 실장 컷오프 결정을 유지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이튿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적으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같은 날 오전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출마 기자회견을 갑작스레 연기한 후 서울 모처에서 임 전 실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미래 합류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이날 임 전 실장이 잔류를 결정하자 새로운미래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석현 새로운시대 고문은 이날 BBS라디오에 나와 "어제저녁 7시에 이낙연 대표가 임종석 실장에게 전화했을 때도 (민주당) 탈당을 약속했다"며 "밤사이에 (결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대표가 광주 출마 (선언을) 시간이 바빠서 연기했겠는가"라며 "(출마) 선언을 연기했을 때는 광주와도 뭔가 연관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의 광주 출마도 당에서 검토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고문의 말이 사실이라면 임 전 실장은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탈당을 생각했지만 밤 사이 결심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임 전 실장이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당내에서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설훈 "내부서 바로잡으려는 듯" 한동훈 "이재명 대표 이후 포석"

새로운미래 낮은 정당 지지율도 합류 걸림돌 작용한 듯

비명계 주축인 설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러 사람을 통해서 들었는데 결국 (임 전 실장이) 탈당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아마 생각을 바꾼 것 같다"고 다소 의외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내에서도 민주당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임 전 실장이 차기 당권을 노리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왜 그러실까. 그걸 (컷오프) 동의해서 그럴까"라며 "나중에 항상 보면 민주당에 계신 분들을 항상 여러가지 바둑 두듯이 포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든 간에 여러가지 이유로 (대표직이) 유지되기 어려우니까 그 때를 노리겠다는 생각인가"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가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합류를 망설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로운미래의 정당 지지율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9.1%, 국민의힘 46.7%, 개혁신당 3.1%, 새로운미래 1.6% 순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0%, 민주당이 33%에 이어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 2%,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각각 1%를 기록했다.

4월 10일 총선이 4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미래가 바람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로 잔류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높다.

현재 민주당 지지율 추이를 보면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총선을 뛰어넘는 의석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이재명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당내 친문계를 규합해 당 대표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봄 직 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하위 10% 평가 결과에 반발해 탈당을 예고한 홍영표 의원은 임 전 실장의 결정과 관계 없이 내일까지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4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서울 중·성동갑 공천 배제(컷오프) 반발 후 탈당을 시사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돌연 당 잔류를 택하면서, 홍 의원도 잔류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상황이 있기 때문에 내 나름의 판단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나를 4선까지 만들어준 지역구 구민들이나 또 함께 우리 민주당을 제대로 된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서 고심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해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낙천 인사들과 새로운미래가 협력하는 이른바 '민주연합'에 대해서는 "오늘 내일 사이에 아마 최종적인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밝혔다.

전현희 전 위원장은 임 전 실장에게 선대위원장을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전현희 전 위원장은 임 전 실장에게 선대위원장을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매우 고맙다.. 힘 합치는 방법 고민"

전현희 "임종석 어려운 결단 내려…중·성동갑 선대위원장 맡아달라"

이재명 대표는 4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당의 공천 배제(컷오프) 방침에 수용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 주신 것에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 심판이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힘을 합쳐주시면 더욱 고맙겠고, 모두가 힘을 합쳐갈 수 있도록 당도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서 본인이 원하는 공천을 해드리지 못했고 또 이 점에 대해서 안타까울 수 있다"라며 "(임 전 실장이) 모든 면에서 훌륭한 후보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전략적 판단으로 해당 지역(서울 중·성동갑)은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이 훨씬 더 필요한 후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임 전 실장의 향후 역할에 대해선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놓은 게 없다"며 "임 전 실장이 당의 승리를 바랄 것이기 때문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에서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임 전 실장이 당의 결정을 수용한 것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는 발언들이 (회의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당의 결정을 수용함에 따라 중·성동갑에 공천을 받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게 됐다. 전 전 위원장은 4일 임 전 실장에게 중·성동갑 선대위원장을 요청하며 원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 정치적 미래가 보이지 않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에서 고뇌에 찬 결단을 해주셨다. 감사드리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종로에서 (예비후보를) 그만둘 때 비슷한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충분히 (임 전 실장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조만간 빠른 시일 내 찾아뵙고, 이번 성동갑 선거에서 수락해주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는 "(임 전 실장의) 희생을 딛고 제가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제가 이 지역에서 패배하면 대역 죄인이 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며 "임 전 실장이 도와주실 거라 믿는다"고 전했다.

탈당 가능성이 거론됐던 임 전 실장이 '잔류'로 급선회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당에 대한 애정이 매우 크고 주인의식도 있다"고 했다.

전 전 위원장은 "(임 전 실장이) 여러가지 고민이나 갈등을 했을텐데 결국은 당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을까 하는 나름대로의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임 전 실장의 결정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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