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먹고사는 문제 직보하라".. 대통령실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적임자"
주기환 "尹과 속내 다 털어놓는 관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에 반발하며 후보 사퇴
이철규-한동훈, 비례대표 순번 두고 충돌.. "한동훈 보란 듯 특보 임명"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대통령 민생특보에 임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대통령 민생특보에 임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대통령 민생특보에 임명했다. '윤석열 사람'으로 알려진 주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를 신청했으나 당선권 밖인 24번에 배정되자 지난 18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에 이철규 의원등 '친윤 그룹'에서 '호남홀대론'을 제기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주기환 전 위원장을 비례 당선권에 배치할 것을 막판까지 요청했으나 한 위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주 전 위원장이 비례대표를 사퇴하자마자 기존에 없던 대통령실 '민생특보' 직책을 신설하면서까지 주 전 위원장을 민생특보에 임명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며 '2차 윤-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尹 "먹고사는 문제 직보하라".. 대통령실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적임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대통령 민생특별보좌관을 신설하고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위촉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 신임 특보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대통령실 참모진이 함께한 가운데 주 특보와 기념 촬영 및 환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주 특보에게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된 것이면 어떤 것이든 직보하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주 특보가 '민생특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호남 출신인 주 특보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치러진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해 역대 보수정당 소속 출마자 중 최초로 선거 비용 전액 보전 기준인 15%를 넘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과제 발굴과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점검을 도와달라는 취지인 것으로 안다"며 "민생 특보로서 지역의 민심을 대통령에게 직보해 대통령이 민생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기환 특보는 임명 후 언론에 "호남의 현안과 목소리를 소홀함 없이 챙겨 정부 국정 철학인 '국민 대통합'을 완수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 특보는 22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광주, 호남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잘 산다고 강조해 왔다"면서 "지역 소외가 없도록 민생을 살뜰히 챙길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특보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별도 사무실과 활동비, 회의 수당 등을 지원받는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에게 비정기적인 독대 보고도 가능할 정도로 요직이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 이후 김창경 교육과학기술특별보좌관, 이동관·최영범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유인촌 문화특별보좌관 등 4명의 특보를 위촉한 바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대통령 특보는 지난 1월 초 위촉된 임종인 사이버 특보다.

주기환 "尹과 속내 다 털어놓는 관계".. 비례대표 후순위 24번에 반발하며 후보 사퇴

이철규-한동훈, 비례대표 순번 두고 충돌.. "한동훈 보란 듯 특보 임명"

이번 특보 임명은 한동훈 위원장을 향한 윤 대통령의 불쾌감이 드러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주 특보는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윤 대통령이 2003∼2005년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근무할 때 수사관이었으며, 2011년 대검 중수부로 파견됐을 당시 친분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대통령이 대구고검에 좌천됐던 시절에는 단둘이 술잔을 기울이던 사이라고 한다.

주 특보는 2022년 4월 광주시장 예비후보 시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저와 윤 당선인의 관계는 20년간 끊어진 적이 없다. 단순히 술 한잔하는 관계가 아니라 속내를 다 털어놓는 관계"라고 밝힌 바 있다.

주 특보는 앞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으나 당선권 밖인 '24번'을 배정 받았다. 그러자 주 특보는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고, 여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도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례대표 명단 발표 직전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한동훈 위원장에게 특정 인사를 당선권에 배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사퇴'를 거론하면서까지 거부했다고 한다.

게다가 발표 직후 이 의원은 호남·당직자가 배제됐다며 지도부에 순번 조정을 요구했으나 국민의미래는 주 전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인사를 당선권 내로 조정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볼 때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향해 '보란 듯이' 자기 사람인 주 특보를 임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갈등 봉합을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에서 위원이었던 김경진 국민의힘 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주 전 위원장의 경우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보여 아마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도 YTN라디오에서 "특히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밑바닥에서부터 대통령 국정운영에 가장 시급하게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주 전 위원장이 그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로 임명이 이뤄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주 특보의 아들 주모 씨도 대통령비서실 내 부속실에서 6급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 특보의 임명으로 부자가 모두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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