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10월 위기설', 지지층 등 돌린 한동훈.. 차기 대권 주자 위상 '흔들'
오세훈, 이재명과 양자대결 지지율 한동훈과 동일
의정갈등·지구당 등 현안 놓고 쓴소리 "지구당 부활, 퇴행적"
김동연, 광복회장 만나 경기도립 독립기념관 건립 약속
친노·친문 인사 대거 경기도정 참여
이재명 25만원 지원법에 '반기' "어려운 사람 지원해야"
![오세훈 시장과 김동연 지사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3287_470102_3911.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여전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를 대표하는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지만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와 관련하여 '10월 위기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고 한 대표는 최근 들어 보수 진영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서 이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진영을 대표하는 광역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요 현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물론 이재명·한동훈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차기 잠룡으로 평가 받는 오세훈 시장과 김동연 지사가 대권 구도에 어떤 변화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명은 '10월 위기설', 지지층 등 돌린 한동훈.. 차기 대권 주자 위상 '흔들'
현재 여야를 대표하는 차기 대권주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3일~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3.1%p) 이재명 대표가 26%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동훈 대표가 14%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두 대표 모두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
이 대표의 경우 사법리스크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는데 오는 10월이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월 중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10월 위기설'이다.
1심 판결이긴 하지만 유죄가 나올 경우 대권 가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만일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상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기타 사건으로 금고형 이상의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출마 자체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중도층으로 확장은 고사하고 지지층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59%, 진보층에서 45%의 지지율을 얻었으나 한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1% 기록했고 보수층에서는 30%에 그쳤다.
한 대표는 같은 조사 기관 기준으로 지난 3월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단 한번도 50%를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차기 대권 선두주자들에게 위기가 찾아온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적극적인 대권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세훈, 이재명과 양자대결 지지율 한동훈과 동일
의정갈등·지구당 등 현안 놓고 쓴소리
오세훈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대표와 비슷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이 지난달 29~31일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PA)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11명을 상대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물은 결과(ARS, 95% 신뢰수준에 ±2.2%p) 이 대표와 한 대표 양자대결시 이재명 54% 한동훈 35%로 나타났는데 이 대표와 오 시장의 양자대결도 이재명 54% 오세훈 35%로 동일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오 시장이 최근 현 정부나 한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며 합리적인 보수라는 이미지를 얻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의사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의대증원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국면 전환을 위해 보건복지부 차관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도 말했다.
오 시장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2025학년도는 이미 원서 접수가 시작돼 다른 결정이 나오면 입시 현장의 혼란이 우려되지만 2026학년도 증원 계획과 관련해서는 재논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장·차관 경질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든 의협을 여야의정에 참여시키려면 융통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차관님 정도는 스스로 고민을 하는 것도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은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대표의 만남 이후 추진되고 있는 '지구당 부활' 움직임에 대해 "퇴행적"이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전 세계에서 원외 지구당 위원장들까지 전부 후원금을 받아서 쓸 수 있게 제도를 만들어 놓은 곳은 극히 드물다. 민심과는 어긋나는 행보인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놓고 한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차등 적용에 반대한 바 있으나 오 시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동연, 광복회장 만나 경기도립 독립기념관 건립 약속
친노·친문 인사 대거 경기도정 참여.. 이재명 25만원 지원법에 '반기'
김동연 경기지사는 윤석열 정부 비판과 아울러 친노·친문과의 스킨십을 확대하면서 지지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뉴라이트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종찬 광복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경기도립 독립기념관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종찬 회장은 "김동연 지사는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한 분"이라며 "지사님처럼 올바르게 판단하시는 분이 광복회원들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에는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노무현재단 초청 특별대담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하는 일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분노지수가 임계점을 넘으면 대한민국 헌정사에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의료대란 현실에 대해 다른 나라 사람처럼 얘기해 놀랍고 분노가 치밀었다. 달나라 대통령인가"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1일에는 '격랑의 한반도,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열린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해당 포럼은 경기도가 후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친노·친문계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 안고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남수(현 정무수석),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경기도 기후대사), 청와대 행정관 출신 신봉훈(현 정책수석) 등이 김 지사와 함께 하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강권찬 기회경기수석과 산업통상비서관을 지낸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강민석 대변인 등도 합류했다.
최근에는 친노·친문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전 전 의원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정치적으로 함께하거나 후원하는 역할 아니냐고 한다"며 "일단 거기에 대해서 저는 전혀 부정하고 싶지 않다"며 김 지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도 세우고 있다.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인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해 '보편 지원'이 아닌 '선별 지원'이 적절하다고 말한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지금 상황에서 모든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두텁고 촘촘하게 더 지원해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번(2020년)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줬을 때 소비와 연결되는 것이 높지 않았다"며 "재정은 가장 효율적으로 목적에 맞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김 지사의 행보는 지지율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 '민주당 내 이재명 대표 잠재적 경쟁자'를 묻는 질문에 20%의 응답을 얻으며 김경수 전 경남지사(21.7%)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17~19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는 이재명 대표(43.2%)에 이어 가장 많은 7.7%를 기록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