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17%, 정권 퇴진 압력.. 이재명, 11월 1심 판결 2건 앞둬
안철수 "김건희 특검 받아야.. 퇴임 후 특검 더 심할 것"
홍준표 "尹, 용병으로 정권 교체해 준 고마운 대상"
나경원 "난파 위기 배 흔들면 안돼"
오세훈, 연일 이재명 때리기로 선명성 강조
김동연, 尹 향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
이낙연, 윤석열·이재명 동시 공격 "악과 악이 서로 돕는 미친 정치 끝장내야'

차기 잠룡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몸풀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차기 잠룡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몸풀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명태균 녹취록으로 공천개입 의혹이 확산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내려 앉으며 야권을 중심으로 탄핵, 하야, 임기단축 개헌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 여론 마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여야 잠룡들도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며 대권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주자 1위로 꼽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11월 2건의 1심 재판 판결이 예정돼 있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고리로 한 공세도 함께 이뤄지는 모습이다.

尹 지지율 17%, 정권 퇴진 압력.. 이재명, 11월 1심 판결 2건 앞둬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까지 주저 앉았다. 명태균 녹취록으로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과 김건희 여사 문제가 보수층과 고령층, TK 등 지지 기반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5일~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물은 결과 17%가 긍정평가했고 부정평가는 74%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서 70대 이상에서 처음으로 긍정평가(34%) 보다 부정평가(50%)가 높게 나타났고, 보수층에서도 긍정평가(34%)가 부정평가(59%)보다 낮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정 47%·부정 44%로 오차범위 내였다.

특히, 17%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후 지지율과 동일한 수치다. 그만큼 국민 여론이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권에서는 탄핵과 임기단축 개헌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 여론도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70%에 이르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임기 수행에 대한 여러 논의 가운데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조사한 결과 '임기 완주' 30.4%, '탄핵' 29.0%, '자진 하야' 26.0%, '개헌을 통한 임기단축' 12.5%로 집계됐다. 즉, 67.5%가 윤 대통령의 중도 퇴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김건희 특검 받아야.. 퇴임 후 특검 더 심할 것"

찬성 여론 높은 김건희 특검 수용 촉구하며 존재감 과시

이런 상황이 되자 여야 잠룡들도 하나둘 현 정국에 대해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현재 국민 여론 대다수가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올 초 특별감찰관, 제2부속실 정도 만들었다면 총선 공천 개입 논란 등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시기를 놓쳤다. 아무리 특감을 선임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감동하거나 효과적이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럼 특검을 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하자 안 의원은 "조건이 있다. 여야가 합의하는 특검, 독소조항들을 다 빼고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독소조항들을 다 뺀 특검법안으로는 탄핵으로 가기가 굉장히 어렵다. 오히려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하게 되면 민주당이 탄핵하려고 해도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독소조항이 빠진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역대 대통령들 보라, DJ, YS도 아들을 다 감옥에 보냈지 않았는가,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도 형님을 보내는 등 자기 임기 때 그런 특검들이 있었다"며 "국민 의혹을 해소하지 않은 가운데 임기를 넘기면, 정권교체가 되든 정권교체가 되지 않든 더 심한 특검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홍준표·나경원, 지지층 겨냥 "尹, 정권 교체해 준 고마운 대상" "난파 위기 배 흔들면 안돼"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이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정기포럼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용병으로 들어와 정권 교체를 해준 고마운 대상'이라고 지칭했다.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보수 진영 차기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는 "자꾸 어긋나고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집권당이 점점 몰락한다. 용병이 들어와서 당을 계속 망치고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홍 시장은 이날 포럼에서도 "현재 상황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야로 가고 있다"며 "그러면 이 당은 또 한 번 엄청난 시련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의 책무는 함께 탄 우리 선박이 순항하도록 각자의 위치에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며 "탄핵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감히 말하건대, 난파 위기의 배를 흔들며 내부를 더 혼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지지층 다잡기에 나섰다.

오세훈, 연일 이재명 때리기로 선명성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은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 보다 차기 주자 1위인 이재명 때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오 시장은 11일에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재판부에 촉구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이번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선고는 한 개인의 형사재판이 아니다"라며 "주권자가 지켜봐야 할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이자 전 대선후보가, 주권자인 국민이 지켜보는 대선 토론과 의회에서 한 거짓말을 심판대에 올리는 것"이라며 "'사인(私人) 이재명'이 아닌 '공인(公人) 이재명'의 혐의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2일에는 민주당 단체장들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충성 경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선 주자로 국민 앞에 섰던 사람이 다수의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 속죄하는 마음으로 겸허히 법정에 서는 것이 마땅할 텐데, 이 대표는 오히려 당과 국회를 '방탄의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검찰과 법원을 겁박하거나 예산으로 사탕발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나 방송통신위원회 같은 국가 기관의 기능 정지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선고가 가까워지자 주말마다 방탄 장외 집회를 열고 있다"며 "민주당 내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정치인은 없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13일에도 이 대표를 향해 "'80년대 폭력 경찰'을 운운하며 유혈사태를 바라는 듯한 선동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 일부가 경찰에 연행된 것을 두고 "1980년대 폭력경찰, 백골단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 것에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불법 시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그런데도 제1야당 대표가 나서서 이를 두둔하고, '프락치', '백골단' 같은 낡고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하며 과격 행동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尹 향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윤 대통령을 향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하야를 공식 언급했다.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면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을 잡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김동연 지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절규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정 동력은 이미 상실했다. 4대 개혁은커녕 어떤 정책도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런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남은 2년 반 동안 우리 경제와 사회가 얼마나 후퇴할지 두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 위기는 대통령이 원인"이라며 "대통령에게는 두 가지 길만 남아 있다. 특검을 수용해서 국정을 대전하는 길,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이다. 다른 길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 대전환의 첫걸음은 특검법 수용이다. 법치와 공정,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개혁 추진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그것마저 거부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대한민국의 후퇴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지금의 상태로 계속 간다면 대통령도, 국민도, 대한민국도 불행하다. 대통령은 지금 바로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낙연 고문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고문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윤석열·이재명 동시 공격 "악과 악이 서로 돕는 미친 정치 끝장내야'

야권에서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지금은 악과 악이 서로를 돕고 있다. 이 미친 정치를 끝장내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동시에 공격하며 중도층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이 상임고문은 10일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미래민주당 제2창당 결의대회'에서 "나라 안팎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정치가 위기를 훨씬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엉터리 같은 정권의 대통령 부부가 기이한 관계인 것을 국민이 어디까지 알아야 하나. 국회가 방탄의 흉기로 남용되는 걸 우리가 언제까지 참아줘야 되냐"며 "악과 악이 서로를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은 대통령을 끌어내리자고 광장 집회를 하고, 그 집회의 과실이 야당에 갈까 봐 국민들은 참여하지 않는다"며 "그 덕분에 여당이 힘을 얻는 교묘한 공생관계가 되고 있다. 이 사람들에게 언제까지 나라를 맡길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미친 정치가 끝나면 그다음에는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 우리가 세력이 작지만, 우리가 씨앗이 돼야 한다"며 "외롭다고 아무나 손잡으려 하지 말고 이럴수록 우리가 당당하고 깨끗하게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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