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체포동의안 가결해야".. 표결서 최소 8표 이탈표 발생 '단일대오 흔들'
친윤계, '당원게시판 논란' 고리로 연일 韓 압박
韓, 측근에 "용산이 나를 끌어내리려해.. 김 여사 특검 고려해야"
정성국 "임계점 왔다" 김종혁 "특검법 표결에 영향 있을 것"
박주민 "윤·한 면담 뒤 친한계가 특검법 협상 요청해 와"
권성동 "당원 게시판-특검 연계는 명백한 해당 행위"
내부서는 휴전 목소리.. 추경호 "논쟁 자제.. 냉각기 갖자"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8일 신영대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국민의힘 에서 최소 8표가 이탈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날 표결 전 추경호 원내대표가 체포동의안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탈표가 생긴 것은 최근 국민의힘 내부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친윤계의 공세가 거세지자 한 대표와 친한계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친한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당원 게시판 논란이 김 여사 특검법 표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들이 실제로 특검법 재표결에서 이탈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을 통해 용산과 친윤계를 향해 '한 대표에 대한 공세를 거두라'는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내에서도 친한계가 이탈할 가능성은 낮게 보는 모습이다.

추경호 "체포동의안 가결해야".. 표결서 최소 8표 이탈표 발생 '단일대오 흔들'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신영대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석 295명에 찬성 93명, 반대 197명, 기권 5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민주당 170석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17석·개혁신당 제외)과 무소속(2석)까지 합쳐 총 189석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내에서 최소 8표의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의석수(108석)를 감안하면 이탈표가 10표 이상일 수도 있다. 

통상 동료 의원에 대한 수사기관의 신병 확보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 표결 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찬성' 입장을 표명한 것을 감안하면 '단일대오'가 흐트러졌다고 볼 수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10대 공약 중 하나였다"며 "민주당의 양심이 살아있다면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처럼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이 이탈한다면 특검법이 통과되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표결 직후 페이스북에 "야권은 단결했고 여당에서도 부결에 동조했다"며 "김건희 특검 가결에 희망을 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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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체포동의안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은 최근 국민의힘 내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가족 명의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며 3주째 한 대표에게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공개 석상에서 연일 한 대표를 겨냥해 당무감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에 글이 작성된 정황을 보면 조직적인 여론조작 방식이 활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당 대표 흔들기' 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든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 아닌가.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친한계는 친윤계가 당원 게시판 논란을 앞세워 한 대표를 압박하는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측근에게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대통령실)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 같다"며 "부당한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특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친한계 인사들도 당원게시판 논란이 김건희특검법 재표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성국 의원은 27일 MBC라디오에서 한동훈 대표에게 '임계점'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 대표가) 앞으로 방어 전략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까지는 말씀을 안 했지만 '나도 이제는 임계점이 왔다'는 마음인 것 같다"며 "당대표가 한동훈이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희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당원 게시판 논란의 본질은 '김옥균 프로젝트', 즉 한동훈 대표를 몰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28일 밤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친윤그룹과 대통령실에 있었던 분들이 일제히 참전해서 공격하고 있다"며 "심지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두 번째 선고(위증교사 혐의)가 있는 25일에도 김민전 최고위원이 공격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당의 단합된 목소리가 나가는 게 아니라 내분으로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도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가 작동하고 있는 게 아니냐'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당원 게시판 분란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냐'고 묻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안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4표 정도 이탈표가 나왔다. 그때 한 대표는 '당론이니까 막아야 된다'라며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우리가 오해받으니까 가면 안 됩니다'하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표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주민 "윤·한 면담 뒤 친한계가 특검법 협상 요청해 와"

권성동 "당원 게시판-특검 연계는 명백한 해당 행위"

내부서는 휴전 목소리.. 추경호 "논쟁 자제.. 냉각기 갖자"

정치권에서는 이번 체포동의안 이탈표는 한 대표의 압박에 대한 친한계의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달 10일 국회 재표결에서 친한계가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면 김 여사 특검법안이 통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이 이탈하면 가결되는데 친한계 의원만 20여 명에 달한다. 

29일 공개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발언도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한다.

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면담이 굉장히 이상한 형태로 끝난 뒤 그 때 친한계 의원들은 부글부글했다"라며 "실제로 내게 와서 '협상도 좀 해라, 걸어와라. 우리가 나설 수는 없지 않느냐' 이런 얘기들을 했었다"고 말했다. 즉, 친한계 내부에서는 지난달 윤-한 면담 이후 '김건희 특검법'을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친윤계의 반응을 보면 한 대표의 노림수는 먹혀든 것처럼 보인다.

권성동 의원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원게시판 논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연계시킨다면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만약에 당원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킨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에 계속 이런 식으로 당내 분란을 조성한다 등 이런 이유로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게 되면, 한 대표의 리더십에 심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명구 의원은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소한 감정 때문에 양심에 따라 투표를 해야 하는 헌법기관이 양심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일대오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분간 여기에 관한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며 "차분히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종의 냉각기를 가지고 생각할 시간들을 가지도록 하자. 당분간 대외적 의견표명은 의원도 당직자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자제해달라고 말했다"며 "대부분 의원들이 동의했다. 특별한 논의나 토론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친윤계에서는 이탈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9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정성국 의원이나 김종혁 최고위원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 지금까지 보여준  강고한 반대 의사와는 좀 다른 결이 다른 말씀을 하시는데 실제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도 같은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원 게시판 논쟁을 김건희 여사 특검과 연결한다라는 고민을 한다면 그건 여당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표"라며 "김 여사 특검법은 윤석열 정권 붕괴법이다. 당에서 내분이 있더라도 여당임을 포기하는 집권당임을 포기하는 정권 붕괴법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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