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집행 전 "총 쏠 수 없나" 김성훈 "알겠습니다"
계엄 증거인멸 정황도.. 경찰, 구속 영장 재청구 방침
박찬대 "검찰, 경호차장 '수상한 영장' 반려.. 내란수사 덮기 의심"
"최상목 '내란특검수정안' 즉시 공포해야"
경호처 내부 멘붕 "김 차장 복귀에 멘붕.. 부당한 지시 거부 보복 우려"
김성훈, 윤비어천가·작살 물고기 총지휘.. 김건희 위한 이벤트 등 '심기경호' 논란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방해 혐의로 지난 17일 경찰 출석하는 김성훈 경호차장. 그러나 검찰은 구속영장을 반려해 그대로 석방되어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방해 혐의로 지난 17일 경찰 출석하는 김성훈 경호차장. 그러나 검찰은 구속영장을 반려해 그대로 석방되어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최근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려한 김성훈 대통령실 경호처 차장이 경찰과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몇일 전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총기와 실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차장이 경호처 직원에게 비상계엄과 관련된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내부 증언도 나온 상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경호처 내부에서도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반려돼 직무에 복귀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한 보강 수사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 차장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심기경호'에 몰두했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尹, 체포영장 집행 전 "총 쏠 수 없나" 김성훈 "알겠습니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 차장은 지난 3일 윤대통령 체포영장 1차 집행 당시 군과 경호처를 동원해 영장 집행을 저지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지난 15일 윤 대통령 체포 당시 김 차장의 신병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자진 출석을 약속 받고 영장 집행을 보류했다. 

이후 김 차장은 17일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한 직후 체포됐으며 18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하지만 검찰은 김 차장이 자진출석했고,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으로 재범 우려가 없으며,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없다며 이를 반려했다.

현재 김 차장은 경호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2차 체포영장 집행 몇일 전 김 차장에게 총기 사용 검토 지시를 내렸고, 김 차장이 총기와 실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따르면, 지난 10~12일 경호처 부장단 오찬에서 윤 대통령이 "(영장 집행 때) 총을 쏠 수는 없냐"라고 묻자 김 차장이 "알겠습니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한 진술을 경호처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윤 대통령 지시에 이어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무기고에서 기관단총 2정과 실탄 80발을 관저 내부의 가족부로 옮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히 체포 영장 집행 당일 경호처 직원들이 지시 이행을 거부하면서 유혈 충돌은 피할 수 있었으나 정당한 영장 집행에 대해 총기 사용을 지시한 것은 중대한 범죄다.

계엄 증거인멸 정황도.. 경찰,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

김 차장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주요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수단은 최근 대통령실 관계자 조사에서 김 차장이 비화폰 서버 관리자에게 연락해 '비화폰 통화 기록을 지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같은 지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2월 중순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버 관리자는 김 차장의 지시가 불법이라고 판단해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진술이 사실이라면, 김 차장에 대해서는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해진다. 

이에 경찰은 경호처 수장인 김 차장의 신병 확보를 다시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특수단은 "보강수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재신청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차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김 차장에게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한 바 없으며, 김 차장 또한 비화폰 서버관리자에게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출처=MBC라디오 유튜브 갈무리]
[출처=MBC라디오 유튜브 갈무리]

박찬대 "검찰, 경호차장 '수상한 영장 반려'.. 내란수사 덮기 의심, 검찰 가루처럼 사라질 것"

박균택 "학폭 가해자를 교실에 다시 집어넣은 것"

더불어민주당은 김성훈 경호차장의 구속영장을 반려한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이 내란수괴와 중요임무 종사자 몇 명만 기소하고 내란 수사를 덮으려는 것이 아닌지 강력한 의심이 든다"며 "검찰의 '수상한 영장 반려'로 경찰의 경호처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차장은 경찰 조사에 출석할 때 휴대전화도 가지고 오지 않는 꼼수를 부렸다"며 "이처럼 중대한 혐의를 받는, 증거인멸과 경호처 직원에 대한 보복 가능성도 있는데 구속 영장을 반려한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내란 수괴와 중요 임무종사자 몇 명만 기소하고, 내란수사를 대충 덮으려는 것은 아닌지 강력한 의심이 든다"며 "만약, 실제로 그런 속내라면 검찰은 가루처럼 사라질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는 거꾸로 내란 특검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며 "내란 특검으로 수괴와 잔당들을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행을 향해 '내란 특검법 수정안' 공포와 내란상설 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등을 거듭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상목 권한대행을 향해 "내란특검법을 도 거부할 것이라고 한다"며 "외환 행위와 내란 선전·선동죄를 빼자는 국민의힘 요구를 대폭 수용한 특검법을 거부하면서 무조건 여야 합의만 요구하는 것은 국회 입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반민주적 폭거다. 무조건 국민의힘이 합의해야 한다고 우기는 건 국민의힘 일당독재를 해야 한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법률을 수호할 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란 사태를 끝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들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최상목 대행이 내란 진압을 계속 회피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최상목 대행은 헌법과 법률을 수호할 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란사태를 끝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들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상목 대행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의뢰, 내란특검 공포를 즉시 이행하라"며 "이것이 ‘윤석열의 내란대행’이란 오명을 벗는 유일한 길이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야6당이 주도한 '내란특검법 수정안'이 통과되어 18일 정부로 이송됐으나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내란특검법 수정안'은 다음달 2일까지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또한 20일 국회 법사위 긴급현안 질의에서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김 차장이 직무에 복귀한 것을 "학폭 가해자를 교실에 다시 집어넣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살인범이 자수를 하면 자수했기 때문에 불구속하냐. 구속한다. 이유는 높은 처단형이 예상될 경우 언제든지 도망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자수범마저도 구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검찰이 판단했는데 연락, 녹취록, 통화 기록, CCTV 지우고 이번에 출석할 때 휴대전화 안 들고 왔다는 거 아니냐"면서 "그 자가 다시 복귀함으로 인해 경호원들이 얼마나 더 피해를 입나. 그자가 경호처로 다시 돌아가면 어떤 상황이 생길지 검사는 생각을 안 했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호처 내부 "김 차장 복귀에 멘붕.. 부당한 지시 거부 보복 우려"

김 차장의 구속영장이 반려 되면서 경호처 내부의 동요도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현직 경호처 직원 A 씨가 보낸 메시지가 공개됐다.

A 씨는 "경호처 직원들이 멘붕이다"며 "그가 어떤 짓을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호처의 대다수 간부와 직원들은 깊은 고뇌를 거쳐 헌법적 가치와 양심에 기대어 영장 집행에 응했다. 사실상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의 지시를 불이행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직무 배제와 같은 구두 인사조치로 집행을 막지 않았던 직원들에게 인사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운 트라우마 속 어려운 처지에 대다수 경호처 직원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복귀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며 "거의 모든 부서와 담당자들이 증거인멸을 포함한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상황으로 어떤 보복 조치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박지원 "김건희, 김성훈이 작살로 고기 잡자 '진짜 멋져'.. 세상에"..."차지철 이후 이런 경호 처음"

한편, 김 차장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적 충성심으로 '심기경호'에 여념이 없었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2년 전 12월 18일 대통령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 도중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를 개사한 윤 대통령 헌정곡을 합창한 것이 대표적이다. 

원곡 가사는 '52만 5600분의 귀한 시간들 어떻게 재요 1년의 시간'인데 개사한 가사는 '84만 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었다.

'84만 5280분'은 2022년 5월 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 후 부터 행사 당일까지를 의미한다. 

또, 가수 권진원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가사를 바꿔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라고 노래한다.

마침 이날은 윤 대통령의 생일이었다. 즉, 경호처 자체 기념행사를 윤 대통령의 생일 파티로 삼은 것이다. 이날 행사는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던 김 차장이 기획했다고 한다.

김 차장은 지난해 9월 초 김 여사의 생일 이벤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동 관저로 고급 의전용 차량인 벤츠 마이바흐를 보냈고, 김 여사가 트렁크를 열자 풍선과 현수막이 공중에 펼쳐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제보도 등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건희 여사가 '바다에서 작살로 잡은 생선은 피가 빠져 맛있다'고 하니까 김 차장이 진해 시내 활어 집에서 산 활어를 가두리에다 가둬놓고 작살로 잡는 장면을 찍어 김 여사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차장이 '작살로 잡은 생선이다'고 말하니까 김건희 여사가 '우리 경호처 진짜 멋있어'라고 했다"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냐고 경호처를 탓하기 전에 '어떻게 그런 영부인을 우리 국민이 가졌을까'를 슬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부가 진해 저도로 휴가 갔을 때 김성훈이 불꽃쇼도 하고 별거 다 했다"며 "박정희 때 차지철 이후 이런 경호처는 처음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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