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종전' 공감대.. 상호 방문도 합의
트럼프 "젤렌스키, 평화 원해" 젤렌스키 "지속적인 평화 보장 구상"
종전 조건, 나토 가입 중단 및 영토 동결.. 우크라에 안보 지원
미 국방 "우크라, 허황된 목표 버려야" "우크라에 미군 파병 안할 것"
트럼프발 종전 시 유럽 정상 '책임론' 직면.. 종전협상 '패싱' 우려도
![2018년 만난 트럼프-푸틴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2/681349_490829_3956.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종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하며 종전 협상 시작을 알렸다.
트럼프 측이 구상하고 있는 종전 조건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중단과 현재 영토 동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거액을 지원해 온 유럽 국가들은 사실상 러시아의 승리로 종전 협상이 이뤄질 경우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우크라이나에게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종전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푸틴, '종전' 공감대.. 상호 방문도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나와 푸틴은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등의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먼저 우리는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명의 죽음을 중단하기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취임 전 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의지를 보여 온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종전 협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각각 미국과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종전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며 "푸틴과 상호방문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상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이끌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며 종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두 정상이 1시간 30분에 걸쳐 전화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 정상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행위를 조속히 중단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고,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을 포함해 접촉을 지속하기로 합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초대하는 등 미국 관리들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젤렌스키, 평화 원해" 젤렌스키 "지속적인 평화 보장 구상"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후 SNS에 "대화는 아주 잘 진행됐다. 그는 푸틴처럼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14일~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나리오가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뮌헨안보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회의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되길 바란다"며 "이제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됐다"며 종전 의지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후 SNS를 통해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를 달성할 기회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고, 팀 차원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논의했다"며 "러시아의 침략을 막고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 조건, 우크라 나토 가입 중단 및 영토 동결.. 우크라에 안보보장책 제공
미 국방 "우크라, 허황된 목표 버려야" "우크라에 미군 파병 안할 것"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로부터 지속적인 평화 보장'을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종전의 조건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을 중단시키고,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종전 조건으로 언급한 바 있다.
대신 우크라이나에게는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을 안보보장책을 제시하고 재건 사업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나는 그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2014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12일 나토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허황된 목표를 버리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미국이 추진하려는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의 '현실적 결과물'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유럽 등이 나서야 한다면서 미군 파병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트럼프발 종전 시 유럽 정상 '책임론' 직면.. 종전협상 '패싱' 우려도
러시아의 확장 야심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온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종전 협상에 복잡한 심경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 당한 영토를 내주는 조건으로 종전이 될 경우 사실상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기 때문에 거액을 쏟아 부은 유럽 각국 정상들은 거센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역할을 나토에게 떠밀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보니 유럽 입장에서는 아무런 실익 없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서 종전을 마냥 반대할 수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중단, 미국의 나토 탈퇴 등의 카드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 과정에서 유럽을 '패싱'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공보비서관은 종전 회담에 참여할 유럽 국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말씀드릴 유럽 국가는 없다"며 '패싱'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종전 협상에 유럽도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주요 7개국은 12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모든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유럽외교부 장관도 "유럽 참여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지속 가능한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평화를 원한다"며 "시작은 부당한 전쟁이었을지라도 마지막에는 정당성을 갖춘 평화가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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