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뉴욕 현지 브리핑
"남북·미북대화 통해 서로 상호 추동하는 구조 추진할 것"
"'두 국가론' 인정 안해...남북, 통일까지 '잠정적 특수관계"
"남북 접촉 등 새로운 상황 없어...북미 간 구체적 움직임도 없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호텔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8432_521191_2030.jpg)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유엔총회에서 밝힌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E·N·D 이니셔티브'와 관련해 "이 세 가지 요소들은 각각이 하나의 과정으로서 서로 간 우선순위와 선후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ND 이니셔티브'가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단계를 설정한 것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선을 그은 것이다.
위 실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교류·정상화·비핵화는) 과거 남북 간 합의와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서도 강조된 원칙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앞으로 남북대화와 미북대화 등을 통해 교류, 관계 정상화, 비핵화 과정이 서로서로 상호 추동하는 구조를 추진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ND 이니셔티브'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영문 앞 글자를 딴 조어다.
또한 정부가 '관계 정상화'에 몰두할 경우 자칫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 "정부는 두 국가론을 지지하거나 인정하는 입장에 서 있지 않다. 남북 관계는 통일이 될 때까지의 '잠정적 특수관계'라는 기본합의서의 입장에 서 있다"며 "물론 국제적으로는 유엔에 동시에 가입해 있는 두 국가의 모습이 나와 있지만 남북한 관계에 있어서는 우리는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우리 헌법에도 맞는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남북관계 현재 상황에 대해 "북한이 남쪽과의 대화에 아주 부정적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남북관계가 극도의 대립과 긴장으로 점철돼 있기 때문에 그런 상태를 긴장 완화, 신뢰로 바꾸겠다는 것이고 그 과정은 교류를 통해 시작해 더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이행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비핵화의 과정을 추동하는 구조로 추진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남북 간 접촉 여부에 대해선 "저희가 기회가 있으면 접촉하고 대화하려는 입장에 변화는 없지만 제가 말할 만큼의 새로운 상황은 없다"라고 했다.
북미 관계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논의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라며 "미국이 대화를 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긴 하지만 서로 간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은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다자주의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지속하고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위 실장은 "우리가 유엔의 장에 와서 더군다나 유엔 80주년에 와서 우리가 내는 메시지는 한국이 그동안 유엔에서 내내 활동해오던 노선의 연장선에 있다. 우리는 유엔의 도움을 받아서 나라를 지킨 바도 있는 처지이고 유엔의 다자주의에 큰 도움을 받아서 경제도 발전시키고 사회 전반도 발전시킨 경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입장에서 다자주의를 다시금 강조하는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또 다른 입장에서 자기들의 기본 자세를 천명했겠지만 우리는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조우하지 않았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우는 제가 알기로는 없는 것 같다"며 "지나친 순간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알지 못한다"
3500억 달러 대미투자를 중심으로 한 후속 관세협상에 대해선 "경주 APEC 계기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되고, 그 계기에 맞춰 관세협상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진전시키는 일이 따라오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 활동을 안정시키고 예측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빨리 타결점을 찾는 것이 좋다"며 "사실 정상회담 계기에 맞춰 타결하라는 법은 없다. 그 전에라도 접점을 찾으면 타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지금 입장 차가 크고 견해를 조정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 입장이 무리하거나 억지성이 아니고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하고 있고 합리적인 입장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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