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5대은행 중심 과점체제에 경쟁 주문
금융당국, 스몰라이선스·챌린저뱅크 도입 적극 검토
소상공인 특화 은행업 가능성...리스크 감독도 재정비

[폴리뉴스 정주희 기자] 국내 경제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대내외 악재가 거듭되면서 이른바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가 금융권과 실물기업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여기에 내수시장도 급격히 위축되면서 한국경제는 기로에 섰다. 이 같은 국내 경제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 생존하는 유일한 길은 단연 ‘혁신’이다. 이에 치열한 산업현장 속에서 답을 찾고 경제와 미래를 견인하는 금융권과 실물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응원하는 ‘폴리뉴스’는 신산업 분야의 중요한 현안과 쟁점을 공유하고, 급변하는 경제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 새로운 미래 혁신성장 해법을 시리즈로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윤석열 정부는 현재 과점체제인 은행권에 혁신을 통한 경쟁을 주문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이 이자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 인가 단위를 기능별로 세분화한 스몰라이선스 도입을 통해 은행업의 진입 장벽을 낮출 방침이다. 이 라이선스에 따라 등장할 수 있는 소규모 특화 은행인 ‘챌린저뱅크’를 통해 은행권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상공인·벤처 등 전문분야가 뚜렷한 강소은행별 혁신 경쟁이 은행권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스몰라이선스 도입...전문분야 특화 ‘챌린저뱅크’ 양산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금융위원회가 주재한 핀테크 간담회에서 권대영 상임위원은 “손쉬운 예대마진에만 안주하는 등 은행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는 상황서 핀테크가 혁신 노력을 가속화해 금융권에 대한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핀테크의 새로운 기술과 사업 등 특성에 부합하는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업 전반의 진입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은행권 경쟁을 촉진을 위해 스몰라이선스·챌린저뱅크 등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은행권 진입정책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스몰라이선스는 단일 인가 형태인 은행업의 인가 장벽을 낮춰 소상공인·벤처 등 특정 분야의 경쟁력 있는 은행을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등장 가능한 형태가 챌린저뱅크다. 전문분야가 뚜렷한 소규모 특화 은행으로 중소기업금융과 소매금 금융 등에 주력하는 방식이다. 플랫폼을 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챌린저뱅크는 기존 은행 대비 단순한 상품을 투명하고 저렴한 수수료에 제공함으로써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등장한 챌린저뱅크는 은행 과점체제를 일부 해소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18년 94%에 이르던 기존 은행의 개인 계좌수 기준 시장 점유율이 2021년 88%로 감소한 반면 디지털에 기반한 챌린저뱅크 점유율은 1%에서 8%로 성장했다.
핀테크에 소규모 특화은행 라이선스를 줄 경우 현재까지 은행이 제대로 하지 못한 개인사업자(소상공인·자영업자) 자금 시장에 '메기'를 불러올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박영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글로벌 핀테크는 인수를 통해 라이선스를 취득, 인터넷은행 사업 모델로 확장하는 경우 발생한다”며 “미국 내 탑5 디지털 뱅크로 발전한 핀테크기업 SoFi는 금융 플랫폼과 인프라 모두 글로벌 선도 역량을 갖춘 사업자가 됐다”고 소개했다.
스몰 라이선스-감독 체계 정비 병행 추진돼야
스몰라이선스·챌린저뱅크 도입을 위해선 업계와 금융당국간 원활한 소통과 감독 체계의 정비가 필수적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김병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핀테크 기업에 대한 맞춤형 자문서비스 제공 확대 등을 지원하는 한편,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확대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국제 감독기구 등이 제시하는 효과적 감독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문제인 정부 시절에도 스몰라이선스의 필요성은 계속 제기됐다. 하지만 라인선스 발급의 필요조건, 사후 사고발생 시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 등에 대한 당국과의 합의가 불발되면서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코로나 19에 따른 금융 등 일상에 비대면 성격이 강화된 현재 스몰라이선스 도입이 필수적이란 의견도 많다. 이미 KT와 카카오 등에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를 발급해 은행의 비대면 채널이 강화됐고 금융 소비자의 편의가 증대됐다는 평가가 많아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대 5대 은행의 과점으로 시장경쟁이 정체된 현상을 깨는 것이 금융당국의 우선과제”라며 “스몰라이선스를 도입에 따른 챌린저뱅크는 중소기업·소매금융 등 특화된 은행업무에 주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의 성공적 ‘메기’ 역할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폴리뉴스(대표이사 김능구)와 상생과통일포럼(대표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장기침체 기로의 한국경제, 혁신 성장의 길을 찾아라>를 주제로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 4층에서 오는 24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제 20차 경제산업포럼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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