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문제가 민주당 옥죄고 당내 민주주의 억압”
“민주당, 웬만한 잘못 뭉개고 지나가니 국민이 질리는 것”
총선 전망 “여당 이기면 윤석열 정부 폭주 돕는 꼴…비극 막아야”
앞으로 활동 계획 “(나서는 것에 대해) 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겨레신문]](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5375_427842_1721.jpg)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내 민주주의 옥좬다라며 “이재명 대표 사법 문제로 당 도덕적 감수성 퇴화이며 당내민주주의를 옥죄고 있다”고 직격탄을 쐈다.
지난 16일 이 전 대표는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귀국 뒤 주로 강연을 하며 비교적 조용한 시간을 보낸 그다. 그가 말한 ‘못다 한 책임’이란 무엇일지, 윤석열 정권과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내년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이 전 대표가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친명 개딸'들이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수박색출'·'살인협박' 등 온갖 비난과 위협에도 말을 아껴왔던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당지도부, '친명' 강성 팬덤 개딸 등을 겨냥해 작심발언을 했다.
◇ 민주당의 과거와 현재…지지율 상승 멈춤세에 “이재명 대표 리더십 원인...국민들 질려 한다”
민주당의 지지율 멈춤세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는데, 이제까지 국민이 봐왔던 민주당과 다르고, 국민 일반이 가진 상식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이 좀 질려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잘못했으면 바로바로 사과해야 하는데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굉장히 둔화한 것 같다”면서 “김대중 정부 후반기에 당의 대변인을 했다. 김대중 대통령 아들들의 문제가 많이 터졌다. 거의 매일 기자실에 가서 사과하고 ‘법대로 처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천하의 김대중 대통령 가족과 관계된 일이었지만 그랬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웬만한 건 뭉개고 지나간다. 패널들이 텔레비전 나와서 그걸 또 오히려 옹호한다. 이런 게 국민을 질리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민주당의 지도부 구성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획일적이다. 출입 기자들 얘기처럼, ‘최고위원회 모두발언 한두명 들으면 그다음에는 들을 필요가 없다’는데 (동의한다), 똑같은 얘기를 하기 때문이다. 굉장히 안타깝다. 이제까지 민주당은 굳건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었다. 당내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큰 병이 든다. 그걸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비난했다.
이에 대한 원인을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돌리며 “(이 대표 리더십)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 본인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억압되고 정책이나 비전을 위한 노력이 빛을 잃게 됐다. 이런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닐 텐데 잘 보이지 않는다. 사법적 문제가 다른 것을 가리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가고 있다. 굉장히 심각하다고 본다”고 십자포화를 날렸다.
또한 지난 6월에 이 대표가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는데, 이후 9월에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구한 점에 대해 “그런 일이 딱 그때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굉장히 인상적으로 민망했던 국면이다.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서 공언했을 정도면 지켰어야 옳다”며 힐난했다.
◇ 총선 전망 “여당 이기면 윤석열 정부 폭주 돕는 꼴…비극 막아야”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여당이 이기지는 않겠지. 잘 모르지만. 그런 일이 없겠지만, 여당이 이기게 되면 윤석열 정부가 다시 폭주하게 될 것 아닌가. 그런 비극은 막아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크게 승리할 것 같지도 않다”면서 자조 섞인 말투를 건냈다.
이어 그는 “그렇게 국민이 막 열광하는 상태가 아니지 않은가. ‘좋다’고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라도 지지하지 않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하는 지지자들도 있다. 후자의 지지자들에게 응답해야 할 텐데, 그만한 매력이나 신뢰감이 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의석수 전망에 대해서는 “제3세력의 성적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고 봤다. 그러면서 제3세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역대 총선 평균보다는 더 많을 것 같은 느낌은 든다.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 없다’는 응답자가 많다. 직접 만나보면 꽤 공고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무당층마저도 진영화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신당 추진 움직임의 노림수에 대해서는 “어떤 비전이나 메시지를 국민 앞에 내놓을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조국 전 교수, 추미애 전 대표,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 의사 표시에 대해서도 “알아서들 하시겠지. 그런데 그 한분 한분이 살아오면서 책임 있는 위치에서 책임 있는 일을 하셨던 분이다. 그런 본인의 위상에 걸맞은 판단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거리를 뒀다.
또한 본인에 대해 이낙연 대표를 수박이라고 비난하는 일부 열성 당원들이 있는데,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에 “딱하다. 우선 길을 함께 걸어온 사람을 향해서 적대적으로 또는 폭력적으로 대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그분들이 지지하는 지도자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당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2002년 대선 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후보가 ‘지지자들을 보면 그 지지자들이 지지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 이낙연 대표 오랜 정치인생, 앞으로의 행보는 “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아울러 그는 정치인과 팬덤의 바람직한 관계는에 대해 교통처럼 안전거리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성인이 되면 사춘기 때와 달리 개인 간에 적정 거리를 두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그런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자신의 긴 정치 경력에 대해 정치 양극화 완화를 위한 역할을 고민하면서, “국가에 기여하고 떠나고 싶다. 무엇이 기여하는 길일까 고민도 하고 상의도 하고 그래야지”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 의원, 지사, 국무총리를 하면서 어떤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학생들한테 ‘정치를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때마다 똑같은 답을 한다. ‘공공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라. 다수가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그걸 우선 알고, 그걸 도와드리는 방법이 뭔지를 한번 찾아봐라. 혼자 하기 어려우면 주변과 같이하든지 그게 정치의 시작이라고 본다. 그리고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정치의 기교를 먼저 배우지 마라.’ 지금도 똑같은 생각이다. 유럽처럼 정당 내에서 청년들을 양성하는 그런 정당이 빨리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정치학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던 것에 대해 “(현재 진행이) 안 되고 있다. 그냥 줄 잘 서는 것이 첩경이지, 뭘 배우는 게 첩경이 아니라고 하는 풍조가 있다. 안 좋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를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이나 비판이 퍼블릭 마인드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더해 총선 때 후보들이 지원 유세를 요청하면 도와줄 건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래야겠지만 왜 도와줘야 하는지를 말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엉망이니까 이쪽 찍어달라’는 말만 해야 한다면 내가 나가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서로 네거티브 전쟁하는데 용병처럼 끌려들어 가는 건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총선을 치르기 위한 비전과 국가 미래전략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아직은 그렇다. 지금까지 행태가 국민 눈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줄기차게 말하면 반영이 된다. 알앤디는 상당한 정도로 복원될 것 같다. 나도 다급해서 ‘미친 짓’이라는 용어까지 썼는데 그렇게 몇 가지를 집중해서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면 반영될 수 있다. 몇 가지에 집중해서 바로 잡으면 좋겠다. 저소득층 증가나 이런 문제는 좀 세게 붙어도 될 것 같다”고 더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이 뉴스의 중심에서 자꾸 멀어지는 와중에,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묻자, “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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