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강화·현역의원 패널티 확대 의결.. 비명계 "나치·태극기부대" 반발
조응천 "미운털 박히면 확실하게 손볼 수 있는 수준" 김종민 "신당, 다른 시도 결단"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정세균계 안규백 의원 임명.. '불공정 공천 가능성' 비판 의식한듯
이낙연 "시간상으로 도움닫기 필요한 단계".. 신당 창당 속도 올리나?
![이재명 대표의 장악력이 더욱 강해지는 결정이 내려지자 비명계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2/627326_430014_1653.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높이고 내년 총선 경선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패널티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당헌 개정안을 확정했다.
이재명 대표의 장악력이 더욱 강해지는 결정이 내려지자 비명계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측근에게 '신당 창당을 실무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야권발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7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대폭 늘리고, 내년 총선 때 현역 하위 평가자에 대한 감점은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찬성은 67.55%, 반대는 32.45%였다.
전당대회 관련 개정안은 현재 60 대 1 이상인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을 20 대 1 미만으로 조정하는 내용이다.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현재보다 3배 강화된 셈이다.
현역의원 하위 평가자 감산 비율 조정은 내년 총선 때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상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지난달 24일 최고위원회와 27일 당무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날 중앙위 의결로 최종 확정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안건의 통과로 당분간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욱 공고화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리당원의 표 가치가 커진다면 소위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더욱 커질 수 있단 점에서다. 일각 지지층을 바탕으로 내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 대표로 선출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조응천 "미운털 박히면 확실하게 손볼 수 있는 수준" 김종민 "신당, 다른 시도 결단"
이에 비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일부 의원은 탈당 의사도 감추지 않았다.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의 이원욱 의원은 이날 공개토론에서 대의원제 권한 축소와 관련 "직접 민주주의가 정치 권력과 결합할 때 그건 완전히 포퓰리즘과 정치권력의 결합으로 독재권력이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우린 그 경험을 최근에도 봤다. 나치, 그리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태극기부대의 결합"이라며 "우리가 지금 가려고 하는 그 꼴은 바로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도 공천룰 개정과 관련해 "당헌당규에는 경선 규정을 바꾸려면 1년 전에 하라고 돼 있다"며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함부로 바꾸고, 담겨 있던 정신을 훼손하는 건 민주주의와 당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영찬 의원은 스스로를 왕수박이라 칭하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8일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전날 자신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저는 왕수박인데 이런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지금 이게 벌써 경기가 다 시작된 다음에 룰을 바꾸는 게 말이 되냐. 이미 지역위원장에 대한 여론조사와 평가가 다 진행이 됐고, 그런데 갑자기 감산비율을 바꾸는 건 축구경기하다가 심판이 갑자기 룰을 바꾸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니냐.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하느냐라고 물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의원제 비율 축소에 대해 "총선을 마치면 곧장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 중임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으며, 현역 의원 패널티 강화에 대해서든 "미운털 박히면 확실하게 손볼 수 있다는 정도"라고 했다.
이날 김종민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결단'까지 예고했다. 그는 KBS라디오 오늘에서 "12월까진 당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토론하는 시간"이라며 "혁신의 시간이 지나 도저히 혁신이 불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신당이 됐든 다른 새로운 시도가 됐든 판단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정세균계 안규백 임명.. '불공정 공천 가능성' 비판 의식한듯
민주당 지도부는 '친명체제 강화'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8일 총선 전략공천을 책임질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4선의 안규백 의원을 임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을 전략공관위원장에 임명했다고 강선우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안 의원은 경험이 많고 합리적이며, 계파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략공관위는 경선 없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전략공천 지역' 선정 등을 담당하는 기구다. 전략공천 지역과 후보자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총선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총선 전략의 뼈대를 세우는 셈이다.
1987년 평화민주당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한 안 의원은 대표적인 조직통으로 평가받는다. 18대 총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서울 동대문갑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다. 당 사무총장, 원내수석부대표, 전략홍보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해 조직과 당무에 해박하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정세균 전 총리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SK계로 분류된다.
안 의원은 임명 직후 페이스북에 "당의 승리와 대한민국 민주주의 복원, 그리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가장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고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첫째, 전략선거구를 최소화함으로써 당원동지께서 직접 추천하는 후보가 민주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둘째, 그럼에도 필요한 경우 전략선거구를 정하도록 하는 당헌·당규의 취지에 따라 적재적소(適材適所)가 아닌 적소적재(適所適材), 필요한 곳이 필요한 인재를 추천할 수 있도록 위원들과 충실히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집을 지을 수 없는 법"이라며 "사사로운 연에 얽매이기보다는 오직 당의 승리만을 유일한 원칙으로 삼을 것이고, 과감한 전략으로 제22대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측근들에게 신당 창당을 실무적으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2/627326_430015_1727.jpg)
이낙연 "시간상으로 도움닫기 필요한 단계".. 신당 창당 속도 올리나?
하지만, 이미 깊어진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있다. 최근 이재명 대표를 공개 저격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측근들에게 신당 창당을 실무적으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8일 "시간상으로 도움닫기가 필요한 단계" 신당 창당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MBC 인터뷰에서 "측근들에게 신당 창당을 실무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한 언론 보도의 진위를 묻자 "실무적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도움닫기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해주기를 바란다"며 "(실무진이) 실제로 하는지 확인은 못 했지만 해야 옳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창당 시기만 남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사회자의 말에 "나의 결심이 최종적으로 서야 한다"며 "적어도 내가 그것을 발표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최근 그의 발언은 신당 창당 의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 전 대표는 11월28일 자신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개최한 포럼에서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다"며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건강을 회복했으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일갈했다.
그는 포럼 직후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 국가를 위해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항상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후 이 전 대표는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나 당내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3총리 연대설'이 급부상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와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까지 가세해 비명계를 연대하는 구심점이 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발 정계개편 빅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8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실체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최근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 "지금 그만큼 이 전 대표로서도 절박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본인마저도 얘기를 안 한다면 민주당에 대한 자기의 도리와 책무를 방기하는 거라고 판단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재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 의원은 "민주당이 가야될 길에 대해서 분명하게 얘기하고, 민주당을 넘어 극한대결의 한국 정치를 해소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이냐는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활동은 이 전 대표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원칙과 상식은 이 전 대표와 전혀 공감이나 사전 교감을 갖고 가는 게 아니다. 지금 고민들은 전부 다 비슷하지만 고민을 각자의 자리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저희는 이 전 대표의 고민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이 전 대표도 저희의 고민에 대해 공감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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