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패배 위한 모든 시도 좌절".. 전쟁 중에도 올해 GDP 3.5% 성장
CNN "우크라 지원 중단시 내년 여름 우크라이나 패배"
우크라 포탄 부족 심각.. 전선 투입 군인들 사기도 저하
젤렌스키-군 수뇌부 불화도 증폭.. 우크라 자원병 입대 수도 급감

2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게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사진=EPA=연합뉴스]
2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게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사진=EPA=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게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국익'에 따라 휴전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전쟁을 지속할 힘을 상실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 수뇌부의 불화설이 불거지고 있으며 전장에 투입된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사기도 크게 저하되고 있다.

푸틴 "러시아 패배 위한 모든 시도 좌절".. 전쟁 중에도 올해 GDP 3.5% 성장

19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 알자지라,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고위 국방관료 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소위 '특별 군사 작전'을 계속할 것이며, 러시아에 전략적인 패배를 가하려는 모든 시도가 좌절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군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원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휘관이 적극적 방어를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곳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 필요한 곳에서 위치를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익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휴전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원한다면 우크라이나, 미국,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러시아는 국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동맹 가입을 10년 안에도, 20년 안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이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지원, 그리고 남부 국경 보안 강화를 위한 예산 1060억달러(약 139조8140억원)를 요청했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이를 승인해 주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올해 마지막 정상회의에서 총 500억유로(약 7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헝가리의 반대로 무산됐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지원 회의론에 불을 끼얹고 있다.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를 탈환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과연 현실적인 것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여기에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 상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로 예상되고 있으며, 제조업도 전년 대비 7.5% 성장하는 등 전쟁 중임에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오는 2026년까지 기존 점령지에 더해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로 장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매체 빌트는 지난 1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점령 지역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빌트는 러시아가 ▲내년 말까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 전체와 하르키우주 오스킬강까지 점령하고 ▲2025년과 2026년에는 자포리자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 더해 가능하다면 하르키우시를 포함한 하르키우주의 대부분을 점령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부 소식통은 러시아가 앞으로 36개월 이내에 드니프로강 동쪽의 우크라이나 동부 대부분을 점령할 계획을 세웠다고 빌트에 전했다.

러시아 로켓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건물 [사진=EPA=연합뉴스]
러시아 로켓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건물 [사진=EPA=연합뉴스]

CNN "우크라 지원 중단시 내년 여름 우크라이나 패배"

외교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면 내년 여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후퇴나 패배를 예상하고 있다.

CNN은 15일 고위 관리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지원 중단이 우크라이나 안보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과 전쟁 패배의 장기 전망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고위 관리는 "우리와 함께라고 해도 (우크라이나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지만, 그들은 우리 없이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려는 게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 없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미국의 추가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미사일이 가장 먼저 소진되고, 그 다음에 방공 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대공 미사일 등 포탄과 단거리미사일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N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 이미 탄약 부족으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이 러시아군에 비해 5분의 1 이하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측 전사자가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서방 정보기관들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도움 없이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계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미군 고위 관계자는 여름까지 상당한 후퇴 또는 패배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 수뇌부 사이의 불화설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 수뇌부 사이의 불화설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 포탄 부족 심각.. 전선 투입 군인들 사기도 저하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군사 지원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전쟁 최전선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무기가 부족한 열악한 조건 속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사기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군인들은 포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서방의 추가 지원 없이는 러시아에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한 군인은 BBC에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가하는 대포 공격이 지난 몇 달 사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군과 아군이 발포하는 비율이 1:1이거나 아군이 더 많았던 반면, 현재는 러시아군이 4∼5차례 공격을 가할 때 우리는 겨우 한 차례 대포를 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2여단의 한 인사는 BBC에 "포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포탄이 더 있었다면 지금쯤 이미 러시아군이 점령한 바흐무트 옆 마을을 넘어 훨씬 멀리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진 포탄이 얼마든 최대한 정확하게 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지난 16일 전투에 참여한 6명의 군인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들의 긍정적인 전황 보고와는 달리 드니프로강의 전투 현장은 참혹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해병들은 대원들이 강의 반대편에 도달하기도 전에 강둑이나 물속에서 격추됐다며 이런 도하 작전은 잔인하고 무용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황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설명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최근 드니프로강 동부 강둑에 거점을 확보했다고 밝히는 등 '긍정적인 서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설명이라는 증언이다.

설상가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 수뇌부 사이의 불화설이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 우크라이나군을 이끄는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지난 8월 '부패와의 전쟁' 일환으로 전국 병무청장을 전원 해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이날 한 행사에서 기자들이 징병에는 차질이 없는지 묻자 "신병 모집의 전문가였던 병무청장들이 사라졌다"고 답하며 신병 확보가 어려워졌음을 암시했다.

로이터는 "젤렌스키의 결정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이 나왔다"며 "실제 전쟁 초기에 인산인해를 이루던 자원 입대자가 전쟁 장기화로 감소하면서 병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에서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젤렌스키와는 상반된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기고문을 통해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한 소모전에 접어들고 있으며 전쟁이 길어지면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며 "결국 우크라이나군과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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