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3개월째 국지전.. 헤즈볼라 고위급 인사 암살로 긴장 고조
예멘 후티 반군, 홍해서 미군과 교전.. 이란,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 공습
국제사회 "확전은 막아야".. 이란 "이스라엘 전쟁 멈춰야 확전 방지"
이스라엘, 하마스 땅굴 진입.. "가장 위험한 국면 접어들어"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반군이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잠잠하던 이란도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을 폭격하며 군사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군 사령관도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는 등 확전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자 국제사회는 확전만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헤즈볼라 3개월째 국지전.. 헤즈볼라 고위급 인사 암살로 긴장 고조
이스라엘군의 헤르지 할레비 사령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레바논 헤즈볼라군과의 "전면전"의 가능성이 예전의 어느 때보다도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을 인용한 신화통신에 따르면 할레비 사령관은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 전선의 예비군 훈련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그 전쟁이 언제 시작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시작될 가능성이 이전의 어느 때 보다도 커졌다"며 "일단 전쟁이 시작되고 우리에게 필요하다면, 우리는 모든 전력을 다해 전면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지난 해 10월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다음 날 부터 포격을 주고 받으며 사실상 전투를 계속해왔다.
이스라엘쪽 통계에 따르면 그 동안 레바논의 포격으로 이스라엘군 9명과 민간인 6명이 죽었다. 헤즈볼라도 같은 기간 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62명의 전투원이 살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헤즈볼라의 전쟁 개입 수위가 높아지자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표적 공습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헤즈볼라도 이달 초 이스라엘과 전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하마스의 사무실에 드론 공습을 가해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 알아루리 등 6명이 사망하자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다"며 보복을 다짐했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3일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적이 레바논에 대해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우리는 어떤 제한도, 규칙도, 구속도 없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14일에도 TV에 출연해 "적들(이스라엘)이 100일 동안 살해 외에 무엇을 얻었느냐"면서 "그들(이스라엘)은 여성과 아동, 민간인을 죽이고 잔혹하게 파괴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예멘 후티 반군, 홍해서 미군과 교전.. 이란,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 공습
예멘 후티 반군도 홍해를 지나 이스라엘로 향하거나 이스라엘과 관련 있는 선박을 표적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이후 이스라엘과 무관한 상업용 선박도 공격 대상으로 삼으며 중동 지역 물류 유통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함대는 이달 12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후티 반군의 예멘 내 군사시설을 폭격했지만 후티 반군은 민간 상선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 15일에도 홍해에서 미 민간선박 'M/V 지브롤터 이글호'를 미사일로 공격했으며, 17일에는 이스라엘로 향하던 그리스 소유 화물선 '조그라피아호'를 미사일로 공격해 "직접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직접적 개입을 꺼리던 이란도 이달 15일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을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습하고 16일에는 파키스탄 내 시설을 폭격했다고 밝히는 등 군사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중동 내 반이스라엘·반미 세력인 '저항의 축'을 이끌고 있음에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달 초 이란 남동부 케르만 시에서 열린 카셈 솔레이마니 최고사령관의 추모식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국내 여론이 들끓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적 군사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번 공격을 두고 NYT는 복수의 이란혁명수비대(IRGC) 관계자를 인용해 "국내 여론과 해외의 군사 동맹들을 안심시키고 이스라엘과 미국, 테러 단체들에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반격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려는 의도였다"고 전했다.
![행진하는 후티 반군 [사진=EPA=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1527_434583_4331.jpg)
국제사회 "확전은 막아야".. 이란 "이스라엘 전쟁 멈춰야 확전 방지"
이처럼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고조되자 국제 사회는 확전만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과 레바논간 전쟁이 "완전한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7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레바논과 이스라엘간 전면적인 대결 위험이 커지고 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확전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당사국들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제네바 협약을 짓밟으며 유엔 헌장까지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두 국가의 해결책을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속적인 평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거듭 촉구한다"면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거듭 촉구했다.
이란은 확전을 막으려면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7일 세계경제포럼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은 해법이 아니며 하마스를 파괴할 수 없을 것이란 점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해법은 매우 명확하다. 전쟁을 멈추고 인도적 통로를 열고,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를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가자지구에서의 집단학살이 멈춘다면, 이건 역내의 다른 위기와 공격들도 멈추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 11월 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 1주일간의 휴전이 성사되자 레바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 바 있다고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강조했다.
확전을 막기 위한 미국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중동에서 "확전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16일 세계경제포럼에서 "우리는 분쟁 확대를 막고 확전을 완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더 큰 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통로"를 발견했다고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의 대응권을 옹호하면서도 "국제 인도법을 준수하고, 테러리스트와 무고한 민간인을 구별해야 하는 도덕적·전략적 필요성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책임이 결코 줄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는 여전히 '두 국가 해법'과 이스라엘 지역 통합을 원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인과 아랍인이 평화롭게 살 수 있고, 팔레스타인이 그들만의 국가를 가지며 이스라엘의 안보가 보장되는 미래"가 목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란 폭격 당한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 에르빌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1527_434581_4220.jpg)
이스라엘, 하마스 땅굴 진입.. "가장 위험한 국면 접어들어"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땅굴(지하터널)로 진입해 하마스 소탕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지하터널은 하마스에게 유리한 지형인 만큼 이스라엘이 작전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최고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가 칸 유니스의 지하터널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기습 작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스라엘의 제거 대상 1호다.
가자지구 남부의 지상 작전을 주도하는 98사단은 그동안 칸 유니스 동쪽 교외 지역과 도심으로 꾸준히 진격해왔다. 98사단을 지휘하는 댄 골드퍼스 준장은 "지하에서는 방어하는 쪽이 우위에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해공 전투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 군인인 그에게도 칸 유니스 지하 터널 장악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골드퍼스 준장은 지하에서의 전투에 대해 "지저분한 일(messy business)"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칸 유니스의 미로는 가자시티보다 훨씬 더 광활하고 넓다"며 "남은 인질들을 구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가자지구 전쟁이 가장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제 이스라엘군의 목표는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인 칸 유니스의 광대한 지하 터널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통해 구출한 인질은 단 한 명뿐이라고 WSJ은 짚었다.
특히, 가자지구 남부에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피란 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몰려 있어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 국제여론이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WSJ은 가자지구 전쟁이 결국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구하는 동시에 하마스가 생존하고 재기할 수 있는 휴전으로 끝날 수도 있는데 이는 이스라엘에는 전략적 패배"라고 짚었다. 또 가자지구 남부에서의 전투가 "자칫 북부에서보다 훨씬 더 큰 유혈 사태로 끝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에 반격을 가하며 저항을 멈추지 않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16 오전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 남부 마을 네티보트를 향해 로켓 50발 이상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후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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