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쟁 단계 전환.. 가자지구 주둔군 병력 줄여나갈 것"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 연이어 암살.. 전면전 우려 고조
미국, 확전 방지 안간힘.. 이스라엘은 "확전 방지 위해 이란 압박 강화해야" 딴소리
![공습에 연기 피어오르는 가자지구 남부 도시 [사진=신화=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0592_433576_2249.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고강도 전면전에서 저강도의 타깃형 전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교전은 이전보다 격렬해지는 양상을 띄고 있다. 특히,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이 이스라엘에 의해 잇따라 암살되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전쟁 단계 전환.. 가자지구 주둔군 병력 줄여나갈 것"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의 단계가 전환됐다. 이달 초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둔군 병력을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전투 방식을 전면전에서 특정 목표를 겨냥한 급습 형태로 바꾼 이후 가자지구 북부 등에서 싸움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 이스라엘군은 칸 유니스와 데이르 알 바라흐 등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하마스 요새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은 약 200만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피란민을 위해 더 많은 구호품이 반입되도록 하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를 두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 국면전환을 미국 매체를 통해 공식화한 것이 눈에 띈다고 논평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에 저강도 전투로 전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는데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가리 소장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선 가자지구 전투의 국면전환 상황을 한층 더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가자지구 북부에 아직 테러 공작원들과 무기가 있지만, 군대 조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우리는 그곳에서 다른 방식, 여러 종류의 군대를 다른 방식으로 혼합하는 식으로 작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어 "현 단계에서 우리는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강도의 복잡한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자지구의 작전은 2024년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레바논 키르베트 셀렘에서 열린 헤즈볼라 정예부대 라드완 위삼 알-타윌 사령관 장례식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0592_433575_2224.jpg)
이스라엘,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 연이어 암살.. 전면전 우려 고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는 저강도 전투로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북부에 접한 레바논 헤즈볼라와는 교전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고위급 지휘관을 잇따라 살해하면서 헤즈볼라가 보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고위급 지휘관이 사망했다. 복수의 레바논 안보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즈달 셀름을 공습했으며 이 공격으로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 부대의 지휘관 중 하나인 위삼 알타윌이 숨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가열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교전에서 지금까지 사망한 헤즈볼라 지휘관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소식통은 AFP통신에 "숨진 지휘관이 레바논 남부지역의 헤즈볼라 작전을 관리해온 인물"이라며 "그는 차량을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라드완 부대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지역 침투 공격에 대비해 2008년에 창설한 특수작전부대다.
다음 날인 9일에도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고위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더타임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남부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 공군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사살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은 헤즈볼라의 알레 후세인 부르지 사령관이다. 대변인은 사살된 사령관이 이날 이스라엘군 북부 사령부 본부에 대한 드론 공격 등 이스라엘을 상대로 수십 건의 드론 작전을 수행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위급 지휘관이 연이어 살해 당하자 헤즈볼라는 보복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9일 북부 이스라엘의 군 지휘 본부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헤즈볼라는 북이스라엘 사페드 군 본부를 다수의 폭발성 무인기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도 드론이 사페드에 있는 이스라엘군 지휘본부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위삼 알타윌이 죽은 것과 지난주 하마스 2인자 살레흐 알아루리 살해에 대한 보복의 일환이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지도자는 이날 방송된 연설에서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전쟁을 확대하고 싶지 않지만 "이스라엘이 확전한다면 이를 억제하는 데 필요한 최대한의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점차 거세지면서, 이스라엘이 두 개의 전면전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즈볼라는 약 6만명 병력과 미사일 15만 발을 갖췄다고 추산될 정도로 정규군급 전투력을 보유한 세력이다.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에 들어가게 되면 이스라엘은 남부와 북부 두 곳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러야 한다. 추가로 이란의 직접개입까지 언급돼 '제5차 중동전쟁' 가능성도 점증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건물 [사진=신화=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0592_433574_220.jpg)
미국, 확전 방지 안간힘.. 이스라엘은 "확전 방지 위해 이란 압박 강화해야" 딴소리
이처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은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확전을 방지하려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쟁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6일부터 튀르키예, 그리스,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8일 유럽연합(EU) 외교수장격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확전 방지를 위해 논의했다.
8일 TRT에 따르면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블링컨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보렐 대표를 만나 가자지구 분쟁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 사태 해법을 논의했다. 둘은 가자지구로의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고, 역내 갈등 확산을 방지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을 찾아 가자지구 민간인의 추가 희생을 피하고 전후 가자지구 재건에 있어 팔레스타인 온건파와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9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가자지구 민간인의 추가 희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스라엘에 전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온건한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포함해 역내에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 보장 방안의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이후 이스라엘 전시 내각 각료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분쟁의 역내 확산을 피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가자지구 북부 주민을 귀가시키기 위한 유엔 주도의 상황 평가에도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블링컨 장관에게 확전 방지를 위해 이란에 대한 압박 강화를 요청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과 면담에서 "이란에 대한 압박 강화가 중요하며, 전쟁이 다른 전장의 확전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또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전쟁 상황을 설명하면서, 하마스 지도부를 찾고 인질들을 구출할 때까지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스라엘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헤즈볼라와의 무력 대치가 격화하고 있는 북부 국경 지역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레바논 남부에서도 주민 수만 명이 피란 행렬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남쪽으로 80㎞가량 떨어진 해안 도시 티레에는 매일 새로운 피란민 200∼300여명이 들어오고 있다.
이 지역 당국 난민 담당자 모르타다 마나에 따르면 현재 티레에 머무는 피란민은 2만2천여명으로 추산된다.
그는 이날 가디언에 "전날에만 피란민 286명이 새로 등록했다"며 "남부 국경 마을 주민 90% 가량이 피란을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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