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 세계적 우주항공산업 연구 집적지로 발돋움할 제도적 기반 생겨
항우연·천문연, 우주항공청 소속 기관으로 편입...위원장, 대통령으로 격상
경남도, 유럽 우주항공산업 중심도시인 프랑스 툴루즈를 벤치마킹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한국판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설립운영특별법(우주항공청법) 제정안과 우주개발진흥법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우주항공청법 제정안은 우주 개발을 주도할 국가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추진됐다. 지난해 4월 정부 입법으로 발의된 지 9개월 만이다. 제정안은 공포 후 4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우주항공청설치운영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관련해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 도약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 시정연설과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우주항공청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국빈 방미 때도 윤 대통령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우주항공청(카사·KASA)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하며 "한미 우주 협력은 카사(KASA)와 나사(NASA)를 통해 우주 동맹으로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우주발사체 누리호 모형이 보인다.[사진=연합뉴스]
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우주발사체 누리호 모형이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우주항공청, 이르면 올해 5~6월께 경남 사천에 설립

우주항공청은 이르면 올해 5∼6월께 경남 사천에 설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법안은 우주항공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 설치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에서 감독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항공청 소속 기관으로 편입된다.

다만 우주항공청 법안과 관련해 쟁점이 됐던 연구·개발(R&D) 기능과 관련, 항우연은 기존 연구를 그대로 진행하고, 항우연을 산하 기관으로 둔 우주항공청도 R&D를 수행하게 된다.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에는 국가우주위원장을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남이 세계적 우주항공산업 연구 집적지로 발돋움할 제도적 기반 생겨

이 법의 제정으로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우주항공 중심지' 경남이 세계적인 우주항공 산업·연구·인재 양성 집적지로 발돋움할 제도적 기반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당초 공포 후 6개월이던 법 시행시기가 4개월로 줄면서 올해 상반기중 우주항공청 개청이 충분히 가능해진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다만 이번에 제정된 법률에서 우주항공청을 어디에 둘지 장소를 규정하지 않았다.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이 있는 대전시는 우리나라 우주항공 연구 기능 중심지이고, 경남은 우리나라 유일한 항공기 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사천시)과 한국형 발사체(KSLV) 엔진·추진기관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창원시) 등 많은 관련 기업이 몰려 있어 산업적 측면에서 우주항공 중심지다. 경남이 우주항공산업 지역별 생산액, 기업 수, 종사자 수가 전국 1위인 이유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20대 대선 때 KAI 본사·공장이 있는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2022년 5월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110개 국정과제에 포함해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은 대전시에 그대로 머물면서 우주항공청 소속기관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경남도, 유럽 우주항공산업 중심도시인 프랑스 툴루즈를 벤치마킹

경남도는 사천시에 문을 여는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 분야 연구소, 기업을 모이게 하는 '선도기관' 역할을 하면서 경남 서부권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항공청법 통과에 앞서 경남도는 지난해 순차적으로 세계적인 우주항공 집적지로 꼽히는 미국 메릴랜드주, 프랑스 툴루즈, 일본 아이치현을 둘러봤다.

경남도는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681㎞ 떨어진 도시 툴루즈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프랑스 남부도시 툴루즈는 연구원 1천700여명이 일하는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산하 연구기관이 있는 유럽 우주항공산업 중심도시다. 미국 '보잉'과 세계 여객기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 역시 툴루즈에 본사, 공장이 있다.

경남도는 사천시와 협력해 우주항공청이 개청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임시청사 확보, 우주항공청 직원 정주 여건 개선 등 개청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장기적으로 사천시와 그 주변 지역을 우주항공복합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산업·연구·국제교류·교육·행정 등 우주항공 분야 전반을 집적화하고 우주항공 인력이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게 쾌적한 정주 여건을 갖춘 도시가 우주항공복합도시다. 경남도, 사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참여하는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추진단도 곧 출범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완수 경남지사는 "툴루즈는 수도에서 먼 지역임에도 국립우주센터가 생기고, 정주 환경 개선 노력으로 프랑스 제4위 도시이자 유럽 우주항공 중심지가 됐다"며 "사천시와 여러모로 비슷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사천시에 문을 여는 우주항공청이 지역발전 기폭제이자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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