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공천 신청 안할 것".. 진중권 "전략공천 주면 나가겠다는 것"
당내 윤희숙, 이용호, 김무성 "수도권 역할론" 제기.. '친명' 안민석 경기 오산 출마설도
이혜훈 "TK 아들 유승민, TK 포기하지 않아"
당밖 조원진 "한동훈, 경기도 유승민 카드 쓸 것"
한동훈-이철규 "검토한 적 없어. 아직 얘기할 문제 아냐"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를 선언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유승민 활용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를 선언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유승민 활용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던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를 선언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유승민 활용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합리적 보수' 이미지 덕분에 수도권 및 중도층에서 소구력을 갖고 있는 유 전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거나 핵심 지역에 전략공천을 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만큼 유 전 의원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위원장도 "별도로 검토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유 전 의원이 김대중 정부 당시부터 주목받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학자 출신으로 '경제전문가'로서 정평이 나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친윤'을 내세운 용산의 당무개입 등에 대해 그동안 '반윤' 입장을 강하게 보여왔다. 

유승민 "공천 신청 안할 것".. 진중권 "전략공천 주면 나가겠다는 것"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지키겠다.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거취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24년 전 처음으로 야당이 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며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이 당에 젊음을 바쳤고 옳은 길을 가길 항상 원했으며 처음이나 지금이나 이 당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당은 특정인의 사당이 아니다. 정치가 공공선을 위해 존재하기를 바라는 민주공화국 시민들이 이 당의 진정한 주인"이라며 "이분들을 위한 정치를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오랜 시간 인내해 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복무하도록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합류 가능성도 점쳐 졌으나 유 전 의원이 잔류를 선언하자 여러 해석이 나왔다. 특히.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두고 전략 공천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30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입장을) 읽어봤는데 이것은 불출마 선언이 아니다"라며 "너희가 전략공천을 주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내 윤희숙, 이용호, 김무성 등 "수도권 역할론".. '친명' 안민석 겨냥 경기 오산 출마설도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수도권 선대위원장' 또는 '수도권 전략공천 출마' 등 '수도권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유 전 의원이 당에 남고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이해가 간다"며 "자신을 정말 필요한 곳에 배치하거나 상징적으로 멋지게 희생할 수 있는 곳으로 당이 알아서 배치해 달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어쨌든 국민의힘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아주 멋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당에서 그렇게 할 것 같나'라는 질문에 그는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수도권에 소구력이 있는 만큼 당에도 좋고 본인에도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당연히 그분이 '불출마'란 표현을 쓰지 않은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수도권 험지출마설'에 대해 "그간 그런 얘기가 좀 있었다. 제가 좀 전해 들은 것도 있고, '매우 험지에, 승률이 거의 없는 곳에 가겠다'는 생각을 본인이 하고 있다고 제가 들었다. 한참 전부터 전해 들었다"며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4선을 한) 유승민 전 의원께선 본인이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더 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러니까 본인은 이 당에 충성심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멋진 정치인'이란 그 이미지를 복구하고 싶으신 것 같다"고 했다. 

이용호 의원도 30일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그동안 우리 당을 어떻게 보면 금도를 넘어설 만큼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을)떠나지 않겠다 이야기한 것은 '좀 길게 보고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아닌가 싶다"면서 "보수 쪽에서는 '배신자 프레임'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희석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수도권 출마설'등을 염두에 두면서 "(유 전 의원이) 상징적인 지역 출마를 요청할 경우 거기에 응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유 전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와 굉장히 가까운 분인데, 이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관련해 어떤 견제 역할을 준다면 우리 당으로서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과 과거 바른정당을 함께 창당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지난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민의힘이 유승민 전 의원을 포용해 수도권의 원하는 자리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좋은 정치"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유 전 의원이 정중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유 전 의원은 인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서는 '운동권 대 경제전문가'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친명' 핵심인 5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경기 오산) 등 구체적인 출마 가능 지역까지 거론됐다.

채널A는 지난 30일 국민의힘이 유 전 의원에 경기 오산 출마 등 경기 남부 지역 총선 역할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 전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경선에 출마한 바 있는 데다 당 내부에서 유 전 의원 당류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이혜훈 "TK아들 유승민, 수도권 출마 가능성 낮아"..이철규 "공관위 검토된게 없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전 의원은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전 의원은 31일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TK(대구경북) 아들'에 대한 애정이 무한해서 TK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며 TK 공천을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내에선 대선주자인 유 전 의원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인천 계양을)의 상대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안이나 경기도 선대위원장 등 출마 권역 선거를 지휘하는 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친윤 핵심이자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31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어제 (공관위) 회의에서 검토된 게 없다"면서도 "유 전 의원도 여기서 이번에 활로를 찾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하여튼 잘 판단해서, 의지가 있을지 아닐지(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유 전 의원이 과거 대선 후보 경선 시절 감정이 남아 있고, 유 전 의원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여러차례 보인만큼 이번 총선에서 중용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원진 "한동훈, 경기도 유승민 카드 쓸 것" 한동훈 "검토한 적 없어. 아직 얘기할 문제 아냐"

반면, 국민의힘 밖에서도 '유승민 수도권 역할론' 가능성을 내다봤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한동훈 위원장이 유승민 카드를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표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이 이번에 (불출마하겠다가 아니라) 공천 신청을 안 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위원장한테 공을 던진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한 위원장은 유승민 카드를 쓸 거냐, 말 거냐 부분에 있어 용산(대통령실)과 생각이 다를 것 같다"면서도 "한동훈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를 '한동훈 서울', '경기도 유승민' 카드로 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전망했다. 경기도 선대본부장이나 선대위원장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유승민 의원도 (박근혜)탄핵 정국 겪으면서 보수의 국민의힘 당원들한테 많이 배척이 돼 있다"며 "이번 선거를 징검다리로 건너뛸 거냐. 그렇지 않으면 원하면 갈 거냐의 문제는 저는 원하면 가는 카드가 (될 것.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으로 봐서도 총선 승리하는 데 역할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유승민 의원이 나가 봤다.(탈당) 바깥에 나가니까 너무 춥다고..."라며 "(유승민 전 의원이) 공을 던졌으니깐 제가 한동훈 위원장이면 용산한테 익스큐즈 하고 유승민 의원을 활용하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그런 입장으로 본다"고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현장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안민석 의원 지역구에 유 전 의원을 투입한다는) 그런 검토를 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유 전 의원을 총선에 투입할 가능성에 대해 "저희의 총선 전략은 그렇게 대놓고 얘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저희는 이기는 공천, 국민들에게 명분 있는 공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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