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운동권=적폐' 규정.. "수십 년째 기득권 혜택 받으며 정치 장악"
한동훈 "독립운동가들이 돈봉투·룸살롱?" 김은혜 "586운동권,독립투사 아냐...독립영웅들에 대한 모욕"
홍익표 "돈봉투·룸살롱 청산 대상은 검찰이 1순위"
국민 여론, '운동권 청산론'보다 '검사 독재론'에 더 공감.. 홍준표 "뜬금없는 논리"
국힘, 임종석·윤건영·이인영 등 민주당 운동권 겨냥 자객 공천 예고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민주당을 겨냥해 '운동권 청산론'을 주장하면서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민주당을 겨냥해 '운동권 청산론'을 주장하면서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민주당을 겨냥해 '586운동권 청산론'을 주장하면서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한 위원장의 '운동권 청산론'은 "독립운동가들을 폄하했던 친일파들의 논리하고 똑같다"고 반박하자 국민의힘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모욕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국민 여론은 국민의힘이 앞세우고 있는 '운동권 청산론' 보다 민주당이 제시한 '검찰독재 심판'에 더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힘, '운동권=적폐' 규정.. "수십 년째 기득권 혜택 받으며 정치 장악"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 체제 이후 지속적으로 운동권 청산론을 주장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에 대해 대단히 존경하는 마음이 있지만 민주화운동은 몇몇 사람의 공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시민의 공"이라며 "그 공을 발췌해 내서 우려먹고 있다. 새로운 정치세력, 좋은 정치의 등장을 꽉 막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분들이 수십 년째 기득권으로 혜택을 받으면서 정치를 장악하는 것이 대민에 도움이 되나 아니면 해가 되나"라며 "이번 총선에서 그게 청산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운동권을 적폐로 규정하고 이들을 제거해야 정치 발전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김예령 대변인은 11일 "(이번 총선은) 동료 시민들의 위대한 선택으로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가 결정될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을 통해 그간 대한민국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적폐를 반드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12일 국회에서 설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이 입법 폭주와 정쟁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야당을 심판해 운동권 세력을 색출하고 대한민국 새로운 정치의 발전, 의회 정치 복원을 이루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동훈 "독립운동가들이 돈봉투·룸살롱?" 김은혜 "독립 위해 몸 바친 영웅들에 대한 모욕"

홍익표 "돈봉투·룸살롱 청산 대상은 검찰이 1순위"

이처럼 국민의힘이 연일 '운동권 청산론'을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도 반박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2일 '운동권 청산론'에 대해 "독립운동가들을 폄하했던 친일파들의 논리하고 똑같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마치 해방 이후에 이승만 정권에서 독립운동 했던 사람들에 대한 청산론하고 비슷했던 것 같다"며 "한 위원장이나 현재 검사 출신 대다수가 (정치권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 민주화 운동 세력 및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의 극한 대결 원인에 운동권의 정치 행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 "예를 들면 가장 상징적인 사람이 우상호 의원이나 이인영 의원인데 그런 분들이 정쟁을 주도하느냐"며 "운동했던 사람들이 상당수가 정치적으로 보면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이 재차 반박에 나섰다.

한동훈 위원장은 13일 홍 원내대표를 향해 "운동권 특권세력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있게 헌신한 독립운동가들과 이미지가 같나. 반대 아닌가"라며 "그분들(독립운동가)이 돈봉투 돌리고, 재벌한테 뒷돈 받고, 룸살롱 가서 여성 동료에게 쌍욕 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갖다 댈 걸 갖다 대야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자기들과 독립운동가가 뭐가 비슷하다는 건가. 좋은 건 자기들끼리 다 해먹고 있지 않나. 앞으로 586이 786 될 텐데, 독립운동가들이 그런 분들인가. 만주에서 그렇게 살았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뻑하면 이런다. '국뽕정치'를 하기 위해서 친일파 대 독립운동, 이런 이미지를 자꾸 사용한다. 본인들과 정말 안 어울린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도 "우리 조국을 지키고자 피 흘리신 독립운동가를 폄하, 폄훼하는 막말"이라며 "홍 원내대표는 즉시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국민들께 발언의 경솔함에 대해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어디 비교할 곳이 없어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고 일제에 맞섰던 독립운동가들을 오만함과 뻔뻔함이 가득 찬 민주당의 운동권 특권 세력과 비교한단 말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 나라 이 땅의 민주화는 민주당의 기득권, 불법, 민생 파탄 세력이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결실"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생 파탄, 오직 정쟁, 가짜뉴스, 민의 왜곡, 의회 독재, 북에 굴종해 온 당신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13일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분들이 독립투사라는거냐"고 반문하면서 "도대체 운동권 청산과 친일파 이슈가 어떤 점에서 맞닿아 있다는 건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586 운동권 청산은 정치권의 대표 기득권 세력에 대한 퇴진을 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논리로 대입해서 이야기하자면 독립투사들이 기득권을 누렸다는 것"이라며 "평생을 국가와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몸 바친 영웅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원내대표도 한동훈 위원장을 겨냥해 "돈봉투 주고받고 룸살롱 드나들고 욕 잘하는 기준으로 보면 한 위원장과 검찰이 청산 1순위"라고 직격했다.

홍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의 운동권 청산론이 친일파가 주장한 독립운동가 청산론과 같다는 저의 발언에 한 위원장이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였다"며 "일부 정치인의 잘못을 가지고 전체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거나 청산 대상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국민 여론, '운동권 청산론'보다 '검사 독재론'에 더 공감.. 홍준표 "뜬금없는 논리"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작 국민 여론은 국민의힘이 주장하고 있는 '운동권 청산론'보다 민주당이 제시한 '검사 독재론'에 더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꽃이 2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ARS)에서 '현재 시대정신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50.6%가 검사 독재 청산을 꼽았다. 86 운동권 청산을 꼽은 응답은 36.9%였다.

미디어토마토가 3~4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 50.4%는 '검사 독재 청산하는 선거 돼야'라는 항목을 골랐다. '86 운동권 청산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응답은 40.2%였다.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운동권 청산론에 '공감하는 편이다'는 응답은 39%로 집계됐다. '공감하지 않는 편이다'는 응답은 49%다. 검사독재론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편이다'가 47%, '공감하지 않는 편이다'가 44%로 팽팽했다.

이처럼 여당의 '운동권 청산론' 프레임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여당 내에서도 "뜬금없는 논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 게 586의 운동권이 민주당이 전부 다아냐? 이재명 대표가 586 운동권이냐? 이재명 대표는 운동권 아니다"며 "(이 대표가) 운동권 아니라고. 운동권에 신세만 졌고 자기는 운동권도 아니야. 그런데 그게 누굴 심판하자는 거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거 보면서 딱 떠오른 게 '아, 임종석 심판하자는 건가?'라는 논리밖에 안된다"며 "'임종석 한 명만 심판하자는 논리밖에 안된다'는 것은 뜬금없는 논리인데, 왜 그런 논리가 나왔는지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저기서 정권심판론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쪽에 한 줌도 안 되는 586 운동권 심판론을"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도 13일 최고위에서 "2000년대에 대학교를 다닌 2030세대는 학교에서 제대로 된 운동권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운동권 청산을 외치는 구호 속에 매몰된 여당에 어떤 사회개혁을 기대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도 '86 운동권 청산론'에 대해서는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동권에 대한 '안티 프레임'은 60대 이상이거나 4050 비운동권에게 먹히는 프레임이고 20대, 30대는 잘 모르는 얘기"라면서 "이게 (선거) 표지용으로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증됐던 전략인 세대포위론을 버리면 안 됐다"고 덧붙였다.

국힘, 임종석·윤건영·이인영 등 민주당 운동권 겨냥 자객 공천 예고

한편, 국민의힘은 '운동권 청산'을 위해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 지역구에 자객 공천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출마를 예고한 서울 중·성동갑에는 '경제통'인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 위원장은 "임종석과 윤희숙,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냐"라며 윤 전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탈북민 태영호 의원은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윤건영 의원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하며 "586 운동권이 아니라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인 이인영 의원의 지역구인 구로갑에는 YTN 앵커 출신의 호준석 대변인이 출마 예정이다.

또, 전대협 6기 의장대행 출신 박홍근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승한 전 국민의힘 중랑을 당협위원장, 경희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천준호 의원과 전상범 전 부장판사 간 대결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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