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이철규 "김현아, 문제 없다" VS 한동훈 "우리 스스로 분명해야".. 윤-한 파워게임?
공관위원장 "파워게임 아냐" 장동혁 "건강한 당의 모습"
김해을, 조해진 의원 전략공천 반발, 예비후보들 경선 요구.. 무소속 연대 시사
세종·충북에서도 무소속 출마 움직임 잇따라 "공정 경선 보장하라"

국민의힘의 공천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의 공천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의 공천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공관위가 김현아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으나 한동훈 비대위에서 이를 취소하면서 이철규 공관위원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힘겨루기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세종, 충북, 영남 등 각지에서 공천 결과에 반발한 예비후보들이 '찍어내기 공천' '불공정 공천'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고 있다.

친윤 이철규 "김현아, 문제 없다" VS 한동훈 "우리 스스로 분명해야".. 윤-한 파워게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공천관리위원회의 김현아 전 의원 단수공천 결정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

지난 21일 공관위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 전 의원을 경기 고양정에 단수공천했다. 김 전 의원은 고양정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지난해 1월 같은 당 시의원과 당원들로부터 운영회비 명목 3,200만 원과 선거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1,000만 원 등 총 4,200만 원을 입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고 있다.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지난해 8월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도 받았다.

하지만 친윤계 핵심이자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여러 차례 조사했지만 문제 될 만한 특별한 사안이 발견되지 않아 승리할 수 있는 후보로 판단했다"며 단수공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경선이 아닌 단수 추천의 경우에는 우리 스스로 분명해야 하고 자신 있는 논리가 있어야 한다"며 재심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직후 "당원권 정지 사유가 발생했던 건에 대해 정리가 분명치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 검찰 수사 중으로 아는데 사법적 판단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공관위가 이 건에 대해 해당 후보자의 소명과 검토를 더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공천 보류 결정 이후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미 무혐의가 난 사안을 지방선거 공천에 불만을 가진 자들이 돌아가며 고발, 고소할 때마다 재탕, 삼탕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저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종결되지 않았으므로 공천 보류를 논의한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 위원장이 공관위 의결을 보류하고 재검토를 지시하고 나서자 당내에서는 "공천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위원이 "문제 없다"고 인증한 것에 대해 한 위원장이 반대 입장을 낸 것이기 때문이다.

공관위는 추후 김 전 의원에게 직접 소명을 듣고 재심사하기로 했다. 당규에 따르면 공관위는 최고위원회(비대위)가 재의를 요구한 사항을 재심사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공관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단수 공천 결정은 그대로 확정된다.

공관위원장 "파워게임 아냐" 장동혁 "건강한 당의 모습"

자칫 공관위와 비대위의 파워게임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23일 서둘러 "파워게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가 당 전체적인 시각에서 신중하게, 공천 기준에 도덕성이라든가 법 위반성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포괄적으로 보고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고양 같은 경우는 후보자들이 없어 가지고 마음이 바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동혁 사무총장도 이날 김 전 의원 공천 문제를 두고 "비대위와 공관위의 파워게임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서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을 설득해 가면서 공관위 차원에서 나름대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공관위가 주안점을 두는 것과 최고위 혹은 비대위에서 당 전체 그리고 선거 전체를 놓고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단수나 우선 추천의 경우 공관위가 의결하더라도 최고위 혹은 비대위를 거치게 돼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공관위와 의견이 다르다면 재논의할 수 있는 게 지극히 당연하고 건강한 당의 모습"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 뒤집기는 경남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22일 박정열 경남 사천·남해·하동 예비 후보자를 공천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8일 해당 지역구에서 공천 배제됐으나 이의제기를 통해 20일 경선 대상자로 추가됐다. 그러나 공관위가 이틀 만에 결과를 번복한 것이다.

박 후보자 측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박 후보자 측 관계자는 "지난 밤 또 다시 컷오프 됐다는 연락이 왔다"며 "이틀 만에 공천 결과를 번복하는 것은 사천·남해·하동지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도 인천 연수을 지역에서 공천 결과를 뒤집어 '호떡공천'이라는 오명을 안기도 했다. 당시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인천 연수을에 민현주 전 의원을 공천했지만, 황교안 대표가 이를 뒤집고 자신의 측근인 민경욱 전 의원을 공천한 바 있다.

김현아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현아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해을, 조해진 의원 전략공천에 예비후보들 경선 요구.. 무소속 연대 시사

현재 전국 각지에서는 공천 결과에 반발하는 예비후보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소속 연대 움직임도 가시화 되고 있다.

가장 내홍이 극심한 곳은 조해진 의원이 전략공천된 김해을 지역이다.

앞서 국힘은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벨트 최대 격전지이자 당이 분석한 '험지'인 김해를 탈환하기 위해 우선 당내 중진으로 3선인 조해진(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 의원을 김해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했다.

하지만 중앙당의 전략공천 발표가 있자마자 해당 지역구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구에서 오랫동안 원외 지역위원장 등을 맡으며 뛰어온 예비후보들은 물론, 당원과 지역구 당직자들까지 중앙당의 전략공천 철회와 공정한 경선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국힘 김해을 지역구 예비후보, 시도의원, 지지 당원들은 조 의원 전략공천 발표 후인 지난 14일 김해시청에서 조 의원이 열기로 했던 김해을 출마선언 기자회견장 앞을 막으며 "공정한 경선을 수용할 때까지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결국 이날 예정했던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서면으로 대체하고 시청에서 30분간 머물다 떠났다.

이후에도 국힘 김해을 지역 당원들과 당직자들은 중앙당과 조 의원에게 공정한 경선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며 1주일째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등 반발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후보는 중앙당을 직접 항의 방문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예비후보들은 당이 경선하지 않으면 후보 단일화를 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22일에도 김해을 당원협의회 당직자들은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 수용을 촉구하고 만약 당이 경선을 안 하면 이미 1천7명 당원으로부터 받아둔 탈당신청서를 당에 즉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해을 외에도 단수공천에 밀려 경선에서 배제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반발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병규·김재경(경남 진주을), 이수원·원영섭(부산진구갑), 박진관(경남 김해을), 김경원(경북 영천시청도군) 등 예비후보 6인은 2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꼼수 공천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원칙 없는 불공정한 공천심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공관위가 어떠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며 "비대위가 평가 결과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관위가 단수공천 및 전략공천을 결정한 근거를 밝히고, 예비 후보자별 평가 점수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예비후보들은 무소속 연대 결성 등 모든 가능성을 포함한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힘 김해을 지역 당직자들 "공정한 경선 원한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충북에서도 무소속 출마 움직임 잇따라 "공정 경선 보장하라"

세종과 충북 지역에서도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공관위는 세종을 선거구 예비후보 7명 중 2명(이기순·이준배)을 경선 대상으로 선정 발표했다.

이로 인해 컷오프 된 성선제 세종갑 예비후보는 22일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컷오프된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경선에서 패했다면 능력 부족을 인정하고 선당후사할텐데, 돌아온 것은 (경쟁 상대인 류제화 예비후보) 단수 공천이라니 황망할 따름"이라며 "이것이 진정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시스템 공천"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공천관리위가 이번 주까지 납득할만한 답변이 없으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송아영 세종을 예비후보도 지난 20일 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민심을 배반하는, 특정 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밀실 공천으로는 선거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중앙당 공천관리위는 공정하게 다시 심사하라"고 촉구했다.

송 예비후보는 이어 "공천관리위가 이번 결정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선민후당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충북 지역에서도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충북 8개 선거구 본선 진출 후보자 발표 결과 도내 현역 의원 4명은 모두 경선 후보자에 포함됐고, 예비후보 20명 중 13명은 경선 또는 단수 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예비후보 7명은 공천에서 배제됐다.

경선에서 배제된 김정복 전 흥덕당협위원장은 "자기 사람 심기 위한 전략인지 의문"이라며 "지역구 현장을 확인하면 누가 지지도와 인지도에서 앞서는지 잘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이의신청도 받지 않겠다고 해 도내는 물론 세종, 천안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를 받은 예비 주자들과 연대전략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도내 8개 선거구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위원장 중 유일하게 경선에서 배제됐다. 경선 배제 예비후보들과 연대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나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에 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복당과 공천 신청을 동시에 한 제천단양 권석창 예비후보는 지난 19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복당은 허용됐으나 공관위가 지난 16일 발표한 제천단양 경선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그는 "공정과 상식을 표방하는 현 정권이 경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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