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첫 최고위 회의.. 이준석 "국민 바라는 개혁, 尹과 이재명 대표 경쟁 종말"
기호3번, 현역의원 추가 합류 가능성 '황보승희, 양정숙' 타진중.. 문제는 국고보조금 기준 시기
총선체제, 공천체제 구축 과제...김종인 거론
합당 선언 직후 지지층 대거 이탈..정책, 노선 '화학적 결합' 가능할까?
'안철수 국민의당'에 비해 약한 지역 기반.. 유력 차기 대권주자도 부재

개혁신당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2대 총선을 50여 일 남겨두고 제3지대 세력이 뭉쳤지만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기호3번을 받기위해서는 현역의원이 녹색정의당 6석을 넘어야 하는 '현역 영입' 과제가 발등에 떨어졌다. 무엇보다 당장 15일까지 현역의원이 1명 더 합류해야 수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추가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4.10총선에서 제3당으로 서기 위한 제3지대 빅텐트로서 '개혁신당'이어서 총선체제, 공천체제를 꾸리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여기에 합당 선언 이후 이준석 대표의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며 지지 기반이 약화된 것도 부담이다. 또 확실한 지역적 기반이 없는 데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도 보이지 않아 구심점도 없는 상황이다. 향후 공천과 총선 전략, 정책과 공약을 놓고 당내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첫 최고위.. 이준석 "국민 바라는 개혁, 尹과 이재명 대표 경쟁 종말"

설날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정치세력이 '개혁신당'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개혁신당 당 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낙연 대표가 맡기로 했다.

원내대표는 양향자 의원, 최고위원은 김종민·조응천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선정됐으며 김용남 전 의원과 김만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이 공동 정책위의장, 김철근 전 국민의힘 대표 정무실장이 사무총장에 지명됐다.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새로운미래 사무총장 출신인 이훈 전 의원이 선임됐고 허은아 전 의원이 수석대변인,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새로운미래 김효은 대변인이 대변인을 맡는다.

개혁신당은 13일 첫 지도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낙연 대표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국민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고,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혁신당이 선명한 야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개혁과 사회개혁 양 갈래의 측면에서 성과를 내야한다"며 "정치개혁의 측면에서 국민이 바라는 가장 적극적인 개혁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의미 없는 경쟁의 종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정 권력으로 자신의 권력을 다지는 것에만 몰두해 온 대통령에게 우리는 가장 강력한 견제 세력이 될 것"이라며 "일신의 사법적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에 몰입해 제1야당의 엄중한 책임을 방기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으로는 윤석열 정부를 상대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는 거대 양당 정치 구조가 대한민국을 분열시켰다고 비판하며 개혁신당이 30%에 육박하는 '무당층'을 위한 대안세력이 되겠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을 투쟁과 분열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양당독점 정치구조를 깨고 대화와 생산의 정치를 시작하자는 대의 실현에 집중할 것"이라며 "거대 양당은 본인들이 국민에게 어떤 절망을 드렸는지, 잘못이 무엇인지 반성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대표)의 양당 정치를 바꾸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훨씬 더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며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국민과 함께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국가로 회복시키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과 조응천 의원이 개혁신당에 정식 입당하고, 두 의원의 기존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을과 남양주갑에 각각 출마 선언을 했다. 

기호3번 위한 현역의원 합류 가능성 충분 '30석 목표, 3월중 교섭단체 가능'..황보승희, 양정숙 타진중

개혁신당이 닻을 올리며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총선에서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의 선택지'가 등장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20~30%에 달하는 무당층 표심을 적극 공략하고, 거대 양당에 실망한 지지층들의 마음을 얻을 경우 만만치 않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위한 개혁신당의 최우선 과제는 '기호 3번'을 확보하는 일이다.

정당 기호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 기준 정당별 의석수로 정해지는데 현재 개혁신당에는 김종민·이원욱·조응천·양향자(광주 서구을) 등 4명의 현역 의원이 함께하고 있다.

6석을 보유한 녹색정의당보다 2석이 적지만 기호 확정 시기인 오는 3월 중순까지 녹색정의당 보다 많은 현역 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이탈한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개혁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공천신청자 849명 중 29명을 '부적격자'로 판정해 심사에서 원천 배제한 바 있다. 부적격자 29명에 더해 공천 면접을 마친 후 발표될 영남권 '컷오프' 대상자들이 제3지대로 향할 수 있는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에선 이번주 발표 예정인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 가운데 탈당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번주 내로 의석수를 6~7석 늘릴 수 있으며, 3월 중순께는 20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 교섭단체 진입도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라디오 방송에서 "목표 의석수는 다다익선"이라며 "10석을 넘기면 법안 단독발의가 가능해지고, 20석을 넘기면 교섭단체가 돼 원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갖게 되고, 그 이상 가게 되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1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30석은 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전체 의원수 300명의) 10분의 1이다"며 "그래야 양당의 횡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양당 어디도 함부로 못 하게 하겠다. 이것이 최소한의 목표"라고 밝혔다. 

문제는 국고보조금 기준 시기...2월15일 '경상보조금', 3월22일 '선거보조금' 지급일

문제는 현역의원의 합류 시기이다. 선관위가 원내외 정당에 지급하는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선거보조금)을 지급 받기 위해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 한해 국고보조금은 1003억9400여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분기 경상보조금의 지급 기준일은 '2월 15일'이다. 경상보조금은 교섭단체 정당(20석)이 절반을 가져간 뒤 △20석 미만∼5석 이상을 지닌 의석 정당에게 5%씩 △5석 미만일 경우 직전 총선에서 2% 이상 득표한 정당 등에게 2%씩 배분된다.

직전 선거 이력이 없는 제3지대 신당의 경우 15일까지 5석 이상의 의석수가 확보되어야 경상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역 의원이 6명이었던 정의당이 지난해 분기별로 약 8억원 정도의 경상보조금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개혁신당이 5석을 확보할 경우 수억 원의 보조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창당에만 수억원이 들고, 당원 당비가 미약한 개혁신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받아내야 하는 수준이다.

이에 개혁신당은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 의원과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을 대상으로 입당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 의원 측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중 개혁신당으로부터 계속 연락을 받았고, 숙고하겠다는 뜻을 전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개혁신당 측은 양 의원에게 오는 15일까지 결정을 내려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보 의원도 최근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와 이원욱 의원과 연이어 접촉했으며, 개혁신당 인사들과도 지속적으로 교감을 이어왔다고 한다. 황보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를 역임하던 당시 수석대변인을 맡는 등 이 대표와도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개혁신당은 이들 이외에도 총 500억 원 규모 선거보조금의 각 정당 배분 기준일인 3월 22일을 기준으로 추가적인 현역 의원 영입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개혁신당 공관위원장 김종인 거론...金 "관심없다"

4.10 총선에서 양당 진영정치 극복하고 제3당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절박함으로 '통합'이 성사된 개혁신당은 무엇보다 총선을 치루기 위한 '선거체제' '공천체제'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이에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회의에서는 공관위원장 인선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최종 합의에 들어가지 않았고, 좋은 분들을 각자 열거하면서 물색하는 분위기였다"며 "제가 낸 공관위원장 안은 정무적 감각이 있고, 각 정파 간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각 정파에서 공동으로 신뢰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큰 이견이 없었고 그 안에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위원장' 거론 여부에 대해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성함이 언급된 바는 없지만 제가 말한 기준에는 부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양당에서 지휘봉을 잡아가지고 거의 할 수 있는 모든 걸 이루신 상황에서 성패가 불확실한 제3당에서 역할하시는 것은 사실 부담이 될 수 있겠다"면서도 "하지만 역할을 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언론을 통해 “나는 그런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고 관심도 없다”고 일축했다.

합당 선언 직후 지지층 대거 이탈.. 정책, 노선 '화학적 결합' 가능할까?

개혁신당의 또 다른 숙제는 각 세력이 그간 걸어온 정치 노선과 성향, 정책 차이가 큰 탓에 기존 지지층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준석 대표의 '노인 무임승차 폐지'나 '여성 병역' 정책과 관련해서도 입장차가 뚜렷해 '정책 갈등'도 예상된다. 

특히 기존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 지지자들이 이번 합당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의 주 지지층인 20대 남성의 경우 반페미 성향이 강한데 개혁신당에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이 합류한 것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개혁신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선 이 대표 결정에 반대한다며 탈당하겠다는 당원들과 이 대표를 지지한다는 당원 간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 전 자신을 지지했던 당원들에게 "통합 과정에서 소통 절차의 미흡함으로 소외감을 느끼시고 우려를 하게 되신 당원과 지지자께 죄송하다는 사과와 더 잘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뒤 류 전 의원에 대해 "본인의 생각이 현재 개혁신당 주류와 많이 다른데, 본인의 생각이 변화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의도인지 명쾌하게 설명하면 개혁신당의 기존 구성원들이 의도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저는 류 의원이 지금 개혁신당의 지지를 얻을 방법을 고민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저희가 류 의원의 거취에 대해 딱 특정한 배제의사를 밝혀서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 어려운 상황이기는 했다"며 "대상이 있는 합당인만큼 저희가 또 아주 깊게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있다. 그 부분이 당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희들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안다. 우려는 사라지고 기대는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희 내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차이는 지혜롭게 관리하고 공통점은 키워나가겠다"고 지지자들을 설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에 비해 약한 지역 기반.. 유력 차기 대권주자도 부재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이 향후 정치 노선 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합당 결정을 두고 이날 기자들에게 "일종의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결혼 비슷한 것 아닌가"라며 "생각이 다르고 생각을 같이 모을 생각이 없지 않냐"고 꼬집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 긍정적으로 보기엔 우려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개혁신당에 대해 "좋게 얘기하면 다양하고, 좀 나쁘게 표현하면 혼란한 제(諸) 정치 세력의 연합 수준"이라고 평했다.

개혁신당은 지역적 기반이나 유력 차기 대권주자도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8년 전 국민의당은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이 확고했고, 안철수 대표라는 대선 주자가 당을 이끌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호남 출신이지만 호남에서 지지율이 매우 낮다. 이준석 공동대표도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보수정당에 몸담았지만 정치적 기반은 전무하다. 지역구에서 거대 양당 경쟁에 밀려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또,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는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미미한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당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인물이 없는 셈이다. 때문에 향후 공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제대로 수습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혁신당은 이번 주 공관위 출범을 목표로 공관위원장 선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역구 후보자 등록의 경우 거대 양당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준석 대표는 수도권과 대구 5~6개 지역구를 염두에 두고 있고 이낙연 대표도 호남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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