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에서 약속 지켜지지 않아”
“제가 월권이면 한동훈, 장동혁 모두 월권”...윤-한 갈등 재현 우려
“비례 공천 아름다운 모습 아니지만 사천이라 말한 적 없어”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공천 갈등과 관련, “비례대표 공천은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폭탄발언’으로 비례공천을 둘러싸고 윤-한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이자 공천관리위원인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저녁을 기점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들이 난무하면서 한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있다. 이번 상황의 본질 전후 관계를 다 밝혀드리는 게 국민들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 생각해서 자리에 서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당초 국민의힘에선 비례대표를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후 국민의미래로 이완하기로 뜻 모았고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지도부에서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저는 우리 당 공동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비례 공천 과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당규 35조2항에 따르면 인재영입위원회는 각종 선거 후보자를 발굴하고 영입인사의 역할에 대해 당 조직에 건의할 수 있다.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책무와 권한이 명시돼 있다”고 했다. 

이어 “당규 37조에는 이러한 인재영입위원장의 요구에 당 소속 의원은 적극 협조하도록 의무까지 명시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들은 ‘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자이자 공관위원이 국민의미래 공천에 반응하느냐, 월권 아니냐’고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가 다 월권이고 모두 다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장 사무총장은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당규에 근거해 비례추천제와 관련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그리고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게 당을 위해 헌신해오신 분들, 특히 호남 지역 인사, 노동계, 장애인 종교계 등에 대해 배려를 개진한 바 있다”며 “그건 밀실에서 제가 권한 없이 청탁한 게 아니라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 비례공천에 반발했던 상황에 대해 “비례대표 발표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정리된 지 (여부를) 알지 못해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또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전화 돌렸지만, 하나같이 한 분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그래서 사무처 당직자에 확인을 해보니 사무처 당직자와 호남지역에 기반 둔 인사들이 한 명도 후보로 반영되지 못했단 얘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득이 당 서열 2위인 윤재옥 원내대표께 전화를 드려서 호남권 인사의 배제와 당 사무처 당직자의 배제라는 이런 잘못된 비례공천을 바로잡아주길 건의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과정에 제가 윤 원내대표께 ‘이렇게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지면 이걸 어떻게 함께 하겠느냐.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도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바로잡아주길 바라는 충정”이라고 토로했다.

한 위원장과의 충돌 상황에 대해선 “발표 직전까지 명단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비례 추천과 관련해 한 위원장과 충돌이 발생할 이유도 없다”며 “그리고 일요일 오후 4시 반 이후부터 한 위원장과 대면한 사실조차도 없다. 오로지 짧은 전화통화를 한 게 전부이고 그 통화도 지극히 사무적이고 의견 전달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 의원은 한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묻는 질의에 “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당선권이 되지 못한 데 대해 좀 배려해 달라, 호남권 인사를 배려해 달라 두 가지다. 그리고 당 지지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분들이 들어간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주기환·민영삼·백현주 후보에 대해선 “제가 (한 위원장과 통화에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주기환 후보자가 대통령실 추천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선 “대선 때 그 어려운 광주에서 함께하면서 당세를 확장해왔고, 지난 선거 때는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해 상당한 득표를 올리며 호남 지역 우리 당의 당세를 확장하는 데에 큰 공헌하신 분”이라며 “그런 분 추천한 게 사천인가”라고 반문했다.

비례대표 순번이 조정되지 않을 경우를 묻자 “바로잡아주지 않았지 않나. 그러다 문제가 되니 한 분이 교체됐더라”라며 “아직 호남 지역 많은 지지자들, 후보들이 애타게 잘못이 바로잡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저분들 목소리를 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용산과 소통이 없었냔 질문엔 “없다”며 “바로잡혔으면 좋겠다고 했지 않나. 그 정도도 못하면 정치 왜 하나. 제가 (대통령실) 받아적는 하수인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추가 논의 결과에 따라 향후 사퇴도 고려하는지에 대해선 “입장을 바꾸라고 강요하는 것 아니다. 이에 대해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주시면 된다”고 했다.

당내 갈등 우려에 대해선 “갈등이라 침소봉대하고 마치 당과 용산의 대리전인 양 폄훼하고 왜곡하는 것을 절대 공감하지 못하고, 그래서 더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라며 “왜 이걸로 프레임 왜곡시키나”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사천’을 언급한 데 대해선 “왜 사천이란 말이 어디도 나오지 않았는데 스스로 말씀하시나. (비례대표 공천이)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사천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한 위원장이 적어도 비대위원은 비례대표로 가면 안 된다는 말씀은 있었다, 저한테”라고 했다.

한 위원장과 고성이 오갔단 보도에 대해선 “전혀 아니다”라며 “그런 식으로 예의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람으로 절 인격적으로 폄훼하고 모욕 주는 것을 저는 감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은 지난 18일 국민의미래 비례공천 후보 명단이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실망스럽다”며 당 지도부가 명단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비대위 소속인 김예지 의원의 비례 재선 허용과 호남·당직자들 홀대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전날(19일) “원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私薦)이라고 얘기하는 건 우스운 얘기”라며 “시스템에 따라 공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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