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안보 협상 타결…팩트시트 발표 후 해외 순방
17일~26일 UAE·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 7박10일 걸쳐 순차 방문
'방산·AI·K-컬처' 확대 실용외교 방점…'중동 구상' 주목
남아공 G20 정상회의 참석…AI 협력 강화
'김빠진' 남아공 G20…미·중·러 정상 대거 불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UAE·이집트·튀르키예 등 4개국 순방에 나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UAE·이집트·튀르키예 등 4개국 순방에 나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박10일 일정의 4개국 순방을 위해 17일 출국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7~26일 아프리카·중동 순방에 나선다.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하여 한미간 관세·안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지은 이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다자외교다. 아프리카·중동 지역으로 외교관계를 넓히고 방산,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전략 부문의 협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UAE·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 7박10일 걸쳐 순차 방문

'방산·AI·K-컬처' 확대 실용외교 방점…'중동 구상' 주목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이날 오전 9시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을 통해 UAE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이번 순방 기간 이 대통령은 UAE와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를 방문한다.

먼저 국빈자격으로 방문하는 UAE에서는 현지 현충원과 고 자이드 UAE 초대 대통령 영묘 방문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저녁에는 재외동포, 지상사들과 만찬을 한다. 다음날에는 공식 환영식, 한·UAE 정상회담, 국빈 오찬이 이뤄진다. UAE 방문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양국 경제인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아크부대 장병 접견 행사가 있다.

특히 UAE와는 방위산업 협력, 인공지능(AI) 협력, 민간 교류와 관련된 양해각서(MOU) 체결도 이뤄질 예정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UAE는 우리가 중동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협력국"이라면서 "신정부 출범 후 첫 중동 국가 방문인 이번 방문을 통해 4대 핵심 분야인 투자, 국방·방산, 원전, 에너지를 넘어 첨단기술, 보건의료, 문화 등에서도 한·UAE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UAE 일정을 마치고 오는 19일 이집트로 이동한다. 이집트 일정은 20일부터 공식 환영식, 한·이집트 정상회담, 공식 오찬 순으로 진행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이 대통령이 카이로대학교에서 직접 연설하고 우리 정부의 대(對)중동 구상을 밝힌다.

이 대통령은 21~23일 남아공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마지막으로 튀르키예를 방문,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하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뒤 귀국한다.

위 실장은 "UAE, 이집트, 튀르키예는 중동의 핵심 국가로 이번 순방을 통해 호혜적 협력이 크게 증진될 것"이라며 "한반도와 중동 평화에 대한 상호 지지를 확인하고 국방·방산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중동 지역의 문화 허브인 이들 국가가 K-컬처의 거점이 되도록 교류 확대의 물꼬를 트겠다"고 말했다.

남아공 G20 정상회의 참석…AI 협력 강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는 아프리카에서 처음 개최되는 것으로 '연대, 평등, 지속 가능성'이 주제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는 이틀간 3개 세션에 참가해 ▲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성장과 개발 지원 ▲ 재난 위험 경감과 기후변화 ▲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를 위한 혁신과 양질의 일자리 등을 논의한다.

23일에는 남아공 현지 동포 간담회도 연다.

위 실장은 "G20 정상회의가 개최된 지 20년이 되는 2028년, 우리 정부는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를 주최할 예정"이라면서 "국제경제협력 최상위 포럼인 G20 의장직까지 수임하여 달라진 우리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 복원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이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한국 정부가 비상계엄 정국을 딛고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복귀했음을 확실하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 실장은 "경주 APEC에서 제시하고 합의를 끌어낸 '글로벌 AI 기본사회', 회복과 성장 등의 비전을 논의해 국제사회에서 관련 정책을 선도하겠다"며 "다양한 메시지로 우리 목소리를 키워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한 것을 넘어 미래를 선도하고 국제사회 번영에 기여하는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2028년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를 주최할 예정"이라며 "APEC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국제경제 협력 최상위 포럼인 G20 의장국까지 수임해 달라진 우리 위상을 재확인하고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빠진' 남아공 G20…미·중·러 정상 대거 불참

한편, 이번 남아공 G20 정상회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열린다는 의미가 있으나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이 모두 불참하며 김이 빠진 모습이다. 1999년 G20 창설 이래 연례 정상회의에 이들 3국 정상이 모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 대신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전에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불참하고 리창 총리를 대신 참석 시킨 것은 2023년 인도 뉴델리 회의 때뿐이었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칙령으로 막심 오레쉬킨 대통령실 부비서실장이 푸틴 대통령 대신 대표단을 이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의 남아공 G20 정상회의 불참 방침을 전하며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이후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불참하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리 참석해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SNS를 통해 G20 정상회의 불참 방침을 밝히며 앞서 예고했던 JD 밴스 부통령의 회의 참석마저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덜란드 정착민 후손인 아프리카너스가 남아공에서 땅·농장 몰수, 살인·폭력 등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한 연설에서 "남아공은 더 이상 G그룹에 속해선 안 된다"며 G20 퇴출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아공 정부는 "아프리카너스가 박해받는다는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인종과 민족적 분열에서 민주주의로 나아간 여정을 바탕으로 G20 내에서 진정한 연대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며 남아공의 G20 개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반박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G20 보이콧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는 (G20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미국이 불참하면 그들만 손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 측면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서 수행해야 할 매우 중요한 역할도 포기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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