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승부수, 반도체, 자동차 +신성장 산업' 분야별 주제 발표
성낙호 네이버 클라우드 총괄 전무 "AI는 이제 연구가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과 집결된 실행력"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본부장,4대 강국 노리는 K-방산…"추격 시대 끝, 지금은 선도국 전환기"
김형택 HD 조선 상무 "K-조선 초격차, 기술이 만든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제약 바이오는 보건 안보, 팀 코리아로 나서야"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협회 대표 "화려한 K-드라마의 이면…광고·투자·글로벌 유통·세제 개편, 4대 해법 제시"

'2025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5차 포럼'에 모인 전문가들이 AI, 방산, 조선, 제약, 바이오, K-컬처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본부장, 김태경 폴리정책연구소장,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김형택 HD현대 상무,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총괄.[사진=폴리뉴스]
'2025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5차 포럼'에 모인 전문가들이 AI, 방산, 조선, 제약, 바이오, K-컬처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본부장, 김태경 폴리정책연구소장,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김형택 HD현대 상무,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총괄.[사진=폴리뉴스]

2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통일포럼 제25차 포럼'에서는 조선·방산·바이오·AI·K-컬처 등 한국 신성장 산업의 미래 전략이 논의됐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조 연설에 나섰으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김정관 장관은 연설에서 ALLIANCE를 알파벳 하나 하나로 풀어내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안일함을 벗겨내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승부에서 이길 수 없다"며 조직 내부의 관성과 타성에 가장 먼저 칼을 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관세 협상이 끝난 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M.AX 추진이었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정치권·언론·기업계 모두가 이 변화의 여정에 함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발표문 첫 장에 적힌 제목도 '새로운 대항해 시대'다.

AI·데이터·제조 역량을 결집한 ALLIANCE 8대 키워드는 한국 제조업이 세계 속에서 다시 항해를 시작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김 장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혁신·속도·생태계 전쟁을 넘어 K-AX 웨이브로 한국 산업의 재도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장관의 기조 연설에 이어 김태경 폴리정책연구원장 사회로 AI, 방산, 조선, 제약바이오, K-컬처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첫 번째로 AI 부분 주제 발표에 나선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총괄 전무는 글로벌 AI 경쟁 구도의 본질을 짚으며 "최고의 성과를 내는 AI는 더 이상 소수의 천재 연구자가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대량의 데이터·막대한 컴퓨팅·집중된 전략적 의사결정이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상용화에서는 오픈AI가 앞섰던 이유도 이 구조적 차이 때문"이라며, 이후 구글·xAI·중국 기업들까지 대규모 모델을 빠르게 양산하며 스케일링 법칙의 우위가 다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성 총괄은 최근 AI의 흐름을 "텍스트 중심 시대를 넘어 이미지·음성·영상·로보틱스를 통합한 파운데이션 모델로의 전환"으로 규정했다. 서로 분리된 모델을 따로 개발할 때보다 통합형 모델이 월등한 성능을 내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쟁의 방향을 바꿔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 총괄은 한국이 AI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국가 차원의 대규모·집중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둘째, 산업·현장 데이터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규제 정비가 필요하다.

셋째, 분산된 조직·기관·기업이 제각각 움직이는 현재의 구조를 전략적 일원화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사례도 언급했다. "미국조차 한때 AI 개발을 특정 기업에 제한하려는 규제 논의를 했을 만큼 AI는 국가 전략 자산"이라며,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일부 규제가 완화된 지금이 오히려 한국이 뒤늦게라도 기술 확보에 나설 기회라고 강조했다.

발표의 마지막에서 성 총괄은 "기술을 직접 확보한 국가만이 미래를 소유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미 AI 방법론은 정립됐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연구가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과 집결된 실행력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그는 'OWN YOUR TECK, OWN YOUR FUTURE'를 강조하며 "기술을 소유한 자가 미래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라고 의미 심장한 말을 남겼다. 

두 번째로 방산 분야 주제발표를 맡은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본부장은 최근 K-방산 수출 증가의 배경과 산업 구조의 현실을 짚었다.

안 본부장은 "방산 수출이 크게 늘면서 업계가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위기의식이 더 크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해외로 공급되고 있는 주요 무기체계들이 "대부분 20여 년 전부터 장기간 연구개발해온 성과"라며 지금의 수출 호조는 과거 R&D 투자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은 현재의 수출 호황이 오히려 K-방산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10년 후에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어떤 무기체계를 수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장 양상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전장 양상이 드론전, 로봇, AI 기반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선진국 무기체계를 따라가면서 개발했지만 이제는 남들이 안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무기체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무기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선·원전·해양플랜트 등 민수 산업과의 연계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사례를 들며 "상업 도크는 1년에 90~100척이 나오는데 방산 도크에서는 2년에 한 척 나온다"고 설명하며 "함정은 조선소에서 돈이 남는 사업이 아니지만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국가 경쟁력을 위해 꼭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글로벌 수출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주요 방산 강국의 '올인 패키지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의 한계를 지적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이 금융 지원, 현지 생산, 외교 네트워크를 결합해 MRO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지원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시험평가, 금융지원, 품질보증을 강화하고 조선·원전·해양플랜트와의 연계를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군·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이는 수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출을 두 배 정도 늘리면 방산 4대 강국 진입도 가능하다"며 "MRO뿐 아니라 미국 전투함 신조까지 조선산업이 진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번째로 조선 세션의 주제발표를 맡은 김형택 HD 현대 상무는 "조선업은 더 이상 철을 깎아 배를 만드는 전통 제조업이 아니라 친환경·디지털·AI 기술이 융합된 미래 기술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의 초격차는 결국 기술이 만들고 기술이 지킨다"고 말했다.

그는 HD현대가 코로나 시기 미국 CES에 조선소프트웨어를 출품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중공업 분야 최초로 CES에 자율운항 소프트웨어를 가져갔던 시기"라고 소개하며, 기존 제조업 중심 산업에서 기술 기반 산업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자율운항 기술과 관련해서는 "2~3년 전 한국에서 미국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약 1만2천km 항해한 쇼케이스 기록이 있다"고 소개하며 국내 자율항해 기술의 개발 수준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트윈, AI 기반 안전 향상 기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AI 번역기, 블록 조립 자동화 시스템 등을 언급하며 조선소 내 디지털·AI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택 상무는 발표 후반부에서 조선업이 직면한 글로벌 경쟁 환경을 설명하며 중국의 추격과 인건비·기술 분야의 압박, 그리고 인력난 등을 주요 과제로 짚었다. 그는 "신규 인력 부족으로 인해 기존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조선업계 전반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3사가 논의한 스마트야드 기술 투자, 공급망 생산성 강화, 미래형 선박 실증 인프라 구축 등의 정책 의견을 소개했다.

이어 김 상무는 "산업부가 일부 조선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고 세액공제를 확대한 조치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선 해양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에서 비롯되는 만큼 연구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네 번째로 제약바이오 분야 발표자로 나선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제약바이오강국 도약과 팀 코리아'를 주제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짚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개별 기업 간의 단순 경쟁이 아니라 국민 생명과 직결된 보건안보 산업이자, 정부·국회·산업계가 공동으로 움직여야 하는 '팀 코리아' 방식의 국가 대항전"이라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이 약 5천조 원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그중 레드바이오(의약·치료 분야) 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제약바이오 세계 시장 점유율 2% 미만, 글로벌 순위 13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부회장은 "제약바이오는 인허가 규제가 엄격하고 연구개발 기간이 평균 10년 이상이며, 한 품목 개발에 약 12조 원이 투입되는 초장기·초고비용 산업이다. 이 과정에서 다수 기업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고 쓰러진다. 개별 기업이 홀로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가 우리 현실"이라고 짚었다. 

협회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도약을 위해 2030년까지 매출 대비 R&D 투자 15%, 글로벌 톱50 제약사 5곳 배출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바이오 클러스터의 확장성과 파급력을 짚으며,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 부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국부를 창출하는 전략 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산업계ㆍ정부ㆍ국회ㆍ지자체가 팀 코리아로 함께 움직여야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한국이 미래 먹거리이자 국가안보 산업인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확실한 승부수를 던질 때"라고 말했다.

다섯째로 K-컬처 분야 주제 발표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대표는 'K-드라마의 성장 뒤에 가려진 산업의 불균형과 재편 과제' 발표에서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내부에서는 심각한 균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한때 아시아 시장을 호령하다 급격히 쇠퇴한 홍콩·대만 콘텐츠 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4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배 대표가 지적한 첫 번째 문제는 유통 시장의 붕괴다. 방송사들의 드라마 편성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이미 수백억 원을 들여 제작된 작품이 편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이는' 이례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 위기는 글로벌 OTT 중심의 불공정 구조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해외 플랫폼은 제작비를 전액 지급하는 대신 IP(지적재산권)를 100% 독점하는 계약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제작비 폭증과 정체된 수익모델 간의 괴리가 지목됐다.

마지막으로 광고·편성 등 기존 수익 모델은 수년째 크게 개선되지 못하면서 고비용 제작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배 대표는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 재편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방송 광고 규제를 현실에 맞게 합리화하는 작업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간접광고나 가상광고조차 대사·노출 시간까지 지나치게 세세하게 규제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과 편성에 제약을 준다는 지적이다. 중간광고 역시 '허용 기준'으로 묶여 있어 방송사 재원이 제한되고, 주류·분유 등 일부 품목 제한도 글로벌 기준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꾸준하다. 제목형 협찬을 허용하지 않는 규제 또한 새로운 광고 재원 발굴을 가로막고 있다. 그는 "이 네 가지 규제만 정상화해도 산업에 산소 공급이 재개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대형 콘텐츠 투자·배급사를 구축해 국내 제작사가 IP를 함께 소유하고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간 20~30편 제작을 지원하고 글로벌 유통까지 담당하는 공공-민간 합작 플랫폼을 구축하면 현재의 하청 구조를 탈피할 수 있으며, 해외 플랫폼 의존도를 줄여 IP 해외 유출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 등 FAST(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플랫폼을 활용하는 글로벌 유통 전략을 제안했다. 전 세계 TV에 기본 탑재된 FAST 채널에 K-콘텐츠 전용관을 신설하면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해외 플랫폼 없이도 즉시 글로벌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고, 관광·음식·문화와 연계한 K-라이프스타일 채널로 확장하면 국가 브랜드 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배 대표는 기획·개발비를 연구개발(R&D)로 인정하는 세액공제 제도, 산업 기반 보호에 초점을 둔 정책 목적형 펀드, 편성이 확보된 작품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제작보증형 펀드, 영업손실 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급형 세제 구조 등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세제 인프라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현재 세액공제는 영업이익이 있는 기업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적자가 많은 제작사에는 사실상 적용되지 않는 제도"라며 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전체적으로 김정관 산자부 장관은 세계 경제를 혁신·속도·생태계 구축의 '세 가지 전쟁'으로 규정하며 K-AX 전략을 통해 한국 제조업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방산·조선 분야 발표자들은 수출 호조 이면의 내수 한계, 기술 패러다임 변화, 중국 추격 등을 지적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국가 전략을 주문했다.

K-드라마 산업은 유통 붕괴·불공정한 글로벌 OTT 구조·폭등한 제작비 등 심각한 위기 요인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제약바이오 업계는 보건안보 산업으로서의 국가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분야에서는 성낙호 총괄이 국가 단위의 투자·데이터 개방·전략 일원화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기술을 보유한 국가만이 미래를 소유한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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