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성장 둔화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쳐 수출부진과 적자확대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라벤더홀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주최 ‘장기침체 기로의 한국경제, 혁신성장의 길을 찾아라’ 제20차 경제산업포럼의 토론 패널로 나선 정 부회장은 "최근 우리 수출부진과 적자확대의 원인을 단기 요인과, 구조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먼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성장둔화를 단기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OECD와 IMF 등은 지난해 3.1~3.4%에 이르렀던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 2.2~2.9%로 낮췄다. 세계 교역 증가율도 2022년 3.5%에서 올해는 1%로 내려 앉을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3%였던 중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2/4 분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 부회장은 구조적 요인을 두 번째로 꼽았다. 그중 중간재 위주 수출산업 구조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지난해 4/4분기 수출 감소액 177억 달러 중 150억 불이 중간재였다. 반면 올해 1~2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43.5%, 대중 수출 증가율은 –27.7%로 나타났다.

이어 "우리 수출산업 기반이 약화되면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4년 이후 2017년까지 우리 제조업의 해외투자(ODI)는 외국인의 국내투자(FDI) 대피 약2~3배 악화됐으며, 2021년에는 6.2배, 지난해 2023년 1~3분기에는 8.3배로 악화됐다.

또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입지적 매력도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동경직성과 기업규제 확대, 인력부족 등으로 우리나라가 기업을 운영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이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단기와 중기, 장기로 구분해 제시했다. 먼저 고금리로 인해 우량수출기업이 도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가 조사한 기업 중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부담하는 상황이며, 전년대비 이자부담이 31조원이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중기 과제로는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들 보다 좋은 조건이 아니라도 동등한 경쟁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산업 기반을 약화시키는 각종 규제를 찾아내 대규모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과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수출 산업에 대한 세액공제 및 보조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출산율 문제를 장기 과제로 꼽았다. 정 부회장은 “280조원을 투입하고서도 0.78명이라는 세계 최악의 출산율을 기록한 우리 현실을 직시하고 저출산 원인에 대한 냉정한 진단을 통해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