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두고 합의 촉구했지만…대화·타협은 국회법 정신”
"팬덤 정치, 대화·타협의 정치 본령 훼손해…당선 기여도 0.1%에 불과"
"DJ, '옷로비 특검' 옳다고 받았겠나“…尹 에둘러 비판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희택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채상병 특검법을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표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재차 강조한 그는 22대 국회에서 개헌과 선거개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장은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오는 29일까지 21대 국회 후반기 의장직을 수행한다.

“채상병 특검법 두고 합의 촉구했지만…대화·타협은 국회법 정신”

김진표 의장은 이날 퇴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의 재표결은 여야합의가 없어도 오는 28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대해선 “21대 국회가 5월29일로 끝나기에 5월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 처리하며 드린 말씀”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21대 회기 내에 전국의 최대현안이 된, 이 법(채상병 특검법)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가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대화를 시작해 합의안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며 “21대 국회 마무리 전에 일정 합의해서 해야 하지만, 마무리가 안되면 28일에는 (본회의를) 열어서 재심의 표결을 통해 최종 마무리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국회법 절차”라고 말했다.

국회법에 대해선 “(현행 국회법의) 기본틀을 만든 것이 저와 황우여가 원내대표를 한 2012년(이었다)”며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당신은 선거(19대 총선)에 이겼고 나는 졌지만, 의회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동물국회’를 없애는 의회선진화법을 결론을 못 냈는데 우리 둘이서 해내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향한 여야의 비판을 의식한 듯, 여야합의를 강조해온데 대해선 “(국회법의) 큰 정신이 여야가 대화와 타협에 의해 (갈등을)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회의장도) 당적을 버리라고 (규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장이 욕먹는 일을 두려워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시간이 흘러가면서 저를 욕했던 양당도 저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느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 의장은 최근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 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로부터 여야합의만을 강요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맹공을 받았다. 특히 추미애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13일 “(김 의장이) 검찰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이유는 공포 때문”이라면서 김 의장에게 원색적인 비판을 퍼부었다.

"팬덤 정치, 대화·타협의 정치 본령 훼손해…당선 기여도 0.1%에 불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이른바 '팬덤 정치'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팬덤 정치의 원인에 대해선 "21대 국회를 돌아보면 진영, 팬덤 정치의 폐해가 더욱 커지고 있고, 이 근본 원인은 승자독식 소선거구제·5년 단임제"라고 말했다.

팬덤 정치를 확산시키는 요인으로는 SNS를 통한 정치 활동을 꼽았다.

김 의장은 "SNS가 널리 보급되면서 자연스럽게 팬덤화가 일어난다"며 "극단적 팬덤들은 상대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의 장에서 배제하고 좌표를 찍어 집중공격한다. (팬덤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본령을 훼손하는 것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국회의원들에 대해선 "예를 들어 한선거구에 20만명 유권자 있다면 60%가 투표할 것이다. 그 중에 누가 뽑은 국회의원인가를 생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왜 국회의원을 헌법기관이라 하는가. 팬덤이 한분 한분 당선에 기여한 분들은. 0.1%(정도) 될 것"이라며 "나머지 국회의원 득표 중 90~95%는 전부 당원도 아닌 일반국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DJ, '옷로비 특검' 옳다고 받았겠나“…尹 에둘러 비판

김 의장은 22대 국회에 개헌·선거제도 개혁을 이끌어낼 것을 당부했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도 드러냈다.

21대 국회에 대해선 “그동안 매 국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정치양극화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고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며 “오히려 그 사이에 분열적인 진영정치와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폐해는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진즉퇴(不進則退), 나아가지 못하면 결국 퇴보하는 것”이라며 “다음 국회에서는 부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성과를 내고 정치에서부터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꽃 피워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김대중 때 가장 의회정치가 꽃폈다. (당시) 여소야대(與小野大)였고, 국무총리를 한번도 자기 사람을 못 썼(지만) 노동개혁·금융개혁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김대중도 예를 들면 ‘옷로비 사건’ 특검을 받았다. 그걸 옳다고 생각해서 받았겠나. 평생 의회주의자로 국회가 결정한 것을 따른다는 의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건희 특검법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반대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사랑한다. 보고 싶을 때가 많다”며 “노무현이 가진 인간적 매력 때문에 그렇다. (노 전 대통령은) 옳은 것을 위해 (자신을) 던진 덕목을 끝까지 지켜왔다. 그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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