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간 휴전, 1단계 6주 '33명 석방'으로 시작.. 2·3단계는 추후 합의
초토화된 가자지구.. 사망자 4만 6천명 넘고 35만명 심각한 기아상태
이스라엘, 합의 후에도 공습 지속.. 블링컨 "19일 휴전 확신"
트럼프 "내 승리덕" vs 바이든 "끈질긴 외교의 결과"
하마스 궤멸·이란도 치명상.. 우크라전 종전까지 이어지나
![휴전 합의 반기는 시위대 [사진=EPA=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1/678316_487398_1245.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15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466일간 이어진 양측의 무력 충돌은 일단 멈춰서게 됐다.
양측은 42일간 교전을 중단하면서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30여명을 풀어주고 영구휴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레바논과 예멘, 이란 등지로 분쟁이 번지면서 6차 중동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중동 정세가 완화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 휴전 합의에 트럼프측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가자 휴전, 1단계 6주 '33명 석방'으로 시작.. 2·3단계는 추후 합의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15일 3단계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이스라엘 내각이 휴전안을 승인할 경우 휴전은 오는 19일 발효된다.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기준으로 466일, 19일 합의 발효 기준으로는 470일만이며, 1차 휴전이 파기된지 410일만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휴전은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양측은 42일(6주)간 교전을 멈춘 뒤 첫 단계에서 인질과 포로를 교환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이 94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중 최소 34명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81명은 남성, 13명은 여성이며, 이스라엘(84명), 태국(8명), 네팔(1명), 탄자니아(1명) 등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인질 33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석방되는 자국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특히 전쟁 후 붙잡힌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 수감자는 모두 석방한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병력을 점진적으로 철수한다. 필라델피 회랑으로 알려진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에는 남을 계획이다. 또, 휴전 기간 매일 트럭 600대 분량의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이 가자에 반입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후 2단계와 3단계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 휴전 2단계에서는 이스라엘 남성 군인 석방과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휴전 3단계에는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유엔이 감독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재건을 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1/678316_487399_1246.jpg)
초토화된 가자지구.. 사망자 4만 6천명 넘고 35만명 심각한 기아상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1천200여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납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스라엘은 대대적인 하마스 소탕전에 나서 이스마일 하니예, 야히야 신와르 등 수장을 잇따라 제거하면서 사실상 궤멸 상태로 만들었다. 하마스 무장대원도 1만7천명 이상 사망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15일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자는 4만6천명이 넘고, 부상자도 11만명 이상이다. 사망자 집계는 수습된 시신만 포함되는 것이어서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택 10채 중 9채가 파괴되거나 손상됐으며, 학교와 병원, 모스크 등 민간 시설도 대부분 파괴됐다.
특히, 작년 말 기준으로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17개만이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질병과 기아, 영양실조 등 인도적 위기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유엔은 가자지구 내 34만5천명이 재앙적인 식량 부족에 직면했고 87만6천명은 비상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또, 2세 미만 어린이와 여성 중 96%가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합의 후에도 공습 지속.. 블링컨 "19일 휴전 확신"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가 발표된 후에도 가자지구에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연합뉴스와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15일 휴전 합의 발표 이후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20명과 여성 25명을 포함해 최소 73명이 사망하고 230명 이상이 다쳤다.
때문에 19일 휴전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6일 국무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대로 일요일(19일)에 이행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지금 미해결된 부분(loose end)을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오늘 오전 카타르 등과 대화를 했으며 상당 부분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에서 남은 쟁점이 해결됐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도 이날 오후 정치·안보 내각에서 휴전 협상안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팀으로부터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날 정치·안보 내각을 소집하고 이후 전체 내각 회의를 열어 합의를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각은 전날 오전 11시 회의를 열고 휴전안 승인 여부를 표결할 예정이었으나, 극우 연정의 강한 반발로 내각 소집이 연기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1/678316_487397_1245.jpg)
트럼프 "내 승리덕" vs 바이든 "끈질긴 외교의 결과"
이번 휴전안 합의를 놓고 미국의 차기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이 서로 자신의 역할을 부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휴전안 합의 보도 직후 자신의 SNS에 "우리는 중동에서 인질들을 위한 합의(석방 합의)에 도달했다"며 "그들(인질들)은 곧 풀려날 것이다. 감사하다"라며 자신이 협상을 중재한 것처럼 썼다.
또, 다른 글에서는 "이번 휴전 합의는 우리의 역사적인 작년 11월 (대선) 승리로 인해 가능했다"며 "내 행정부가 평화를 추구하고, 모든 미국인과 동맹들의 안전을 확보할 합의를 협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전 세계에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과 세계를 위해 일어날 위대한 일들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힌 뒤 "우리가 백악관에 입성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것을 이뤘다"고 자화자찬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나의 외교는 이 일을 성사하기 위해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며 끈질기고 고된 미국 외교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의 역할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협상이 내 행정부에서 개발되고 진행됐지만, 차기 정부에서 대부분 이행될 것"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트럼프측과) 우리는 한 팀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합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협상안이 필요했다. 그것을 제공한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라면서 "휴전 합의 중 많은 부분이 차기 행정부에 의해 시행될 것이며, 그래서 차기 정부와 매우 긴밀히 협력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 하루 전 휴전.. 우크라전 종전까지 이어지나
한때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전면전 양상을 보이며 6차 중동전쟁 우려가 고조되기도 했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으로 중동은 긴장 완화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여기에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현재 억류 중인 미국인 포함 인질을 자신의 취임때까지 석방하지 않을 경우 "중동에서 전면적인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며 "그것은 하마스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평화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휴전을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발효일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하루 전인 19일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돼 현재도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보류하고 현 전선을 동결시키는 형태의 휴전 방안이 거론돼왔다. 양국군이 대치하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사실상 새 국경을 긋자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밝히는 한편, 지난 9일에는 회담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까닭에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확정되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휴전 협상에 대비해 한치라도 더 넓은 영토를 차지하려고 공세 수위를 대폭 높인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는 북한군의 파병까지 받아들여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투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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