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보다 EU가 더 나빠".. 올해 안에 중국 방문 타진
中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 수입할 것"
틱톡 인수 결과 따라 미-중 관계 변화 전망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취임 전 중국에 60% 관세를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 관세 부과'로 입장을 선회했다. 

또, 취임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통화하고 중국 방문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남기면서 대결 국면이던 미중 관계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도 협력 확대 의사를 밝히면서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중국보다 EU가 더 나빠".. 올해 안에 중국 방문 타진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을 멕시코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 시기는 2월 1일부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에 60%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취임 직후 입장을 바꾼 것이다. 

펜타닐 유입 경로인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공언한 대로 취임 첫날 25% 관세 부과 의지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에 날을 세웠다. 

그는 "EU는 우리에게 아주 나쁘다"면서 "그들은 우리 차나 농산물을 전혀 가져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EU에 3500억 달러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그들에게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것만이 공정성을 되찾을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즉, 유독 중국에 대해서만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최근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대결' 보다 '협력'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인 18일 시진핑 주석과 별도로 통화를 했다. 두 사람은 통화에서 전략적 소통 창구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중국 측 초청을 받았다며 올해 안에 중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올해 중국을 방문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뒤 "그럴 수도 있다. 나는 초청을 받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시진핑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도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나고 돌아간 뒤 '무역전쟁'을 선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푸단대 국제연구소의 우신보 학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그다지 대립하지 않는 것처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겠지만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 수입할 것" 

틱톡 인수 결과 따라 미-중 관계 변화 전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중국도 미중 관계 진전 의지를 재차 밝혔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대결하는 것보다 협력이 낫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인 21일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함께 추동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냈다. 

딩쉐샹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21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우리는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균형 잡힌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더 경쟁력 있고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제품을 수입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당장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고 중국은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할 것을 약속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중국에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미국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 인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 내 틱톡 운영 정지와 관련해 틱톡 금지를 75일간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이것을 사서 그 절반을 미국에 주면, 우리가 허가를 주는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이라는 훌륭한 파트너를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즉, 틱톡의 지분을 매개로 중국과 협상 의지를 보인 것이다. 중국 측의 구체적인 조치와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고율 관세 카드를 잠시 보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만일 미국 법인이 틱톡의 절반을 인수하도록 중국이 허용하지 않으면 즉시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미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와 협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틱톡 매각으로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제재나 대만 문제 등을 해결할 수도 있고, 미중 무역전쟁을 피한다면 경제 회복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고문 역할을 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 우호적인데다 틱톡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어 관련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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