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부울경 합동연설회
전대 출입금지 전한길 "윤석열 명예 회복되길"···장외 촬영
조경태 "배신자는 尹" 연설 시작하자 반탄 당원들 야유
안철수 "윤석열과 절연·인적 쇄신" 재차 강조

김문수 "당대표 되면 '李 재판촉구' 서명운동 시작"
장동혁 "내부총질 대신 이재명과 싸우자…李 탄핵해야"
최고위원 연설도 격화…"김건희 어게인"vs"불순 세력 척결"
당대표 후보자들 "민주주의 부족·후보 연설 방해 말라"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수진, 양향자, 김민수 최고위원 후보,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당 대표 후보, 신동욱, 김근식, 손범규, 김재원, 김태우 최고위원 후보. [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수진, 양향자, 김민수 최고위원 후보,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당 대표 후보, 신동욱, 김근식, 손범규, 김재원, 김태우 최고위원 후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12일 두 번째로 열린 부산·울산·경남(PK) 합동연설회에서도 '尹어게인'과 '배신자尹 절연'을 두고 반탄파와 찬탄파가 격돌하며 대치를 이어갔다.

특히 '전한길 난장판' 사태가 계속됐다. 지도부가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킨 유튜버 전한길 씨의 출입을 금지했지만 당원들끼리 서로를 비난하며 당내 분열과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2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는 정견발표에 앞서 후보들이 나란히 서서 '공정경쟁 준수서약'을 읽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원색적으로 욕하는 행위는 전당대회의 품격에 어긋난다"고 했고 정점식 사무총장도 "격렬한 경쟁의 끝은 통합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도부의 당부는 곧장 무색해졌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두 쪽으로 갈린 당원들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당권주자들을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며 험한 욕설과 고성을 쏟아냈다. 책임당원 자격으로 당을 이끌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연설 자리에서 비방을 넘어 욕설을 쏟아내는 모습이 한 때 집권당의 모습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엉망이었으며, 이들을 말리기 위해 당 관계자들이 나서기도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8일 대구·경북(TK) 연설회 당시 '배신자 난동' 사태로 전당대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며 출입금지를 당한 전한길 씨는 행사장 밖에서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분열을 부추겼고 연설회장 안으로 출입하지 못했지만 이미 국민의힘 당원들은 전 씨의 행태를 재현하며 '전한길 전당대회'나 다름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후보들은 대여 투쟁을 강조한 것은 동일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입장은 달랐다. 반탄파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분열 없는 통합'을 내세웠고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개혁을 앞장 세웠다.

전한길 씨는 합동연설회 시작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에 올린 영상에서 "오늘 부산 벡스코 전당대회에 왔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장 금지 조치로 들어갈 수 없다. 억울한 면도 있지만 평당원으로서 지도부 결정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고 말했다. [사진=전한길뉴스 유튜브 갈무리]
전한길 씨는 합동연설회 시작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에 올린 영상에서 "오늘 부산 벡스코 전당대회에 왔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장 금지 조치로 들어갈 수 없다. 억울한 면도 있지만 평당원으로서 지도부 결정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고 말했다. [사진=전한길뉴스 유튜브 갈무리]

전대 출입금지 전한길 "윤석열 명예 회복되길"···장외 촬영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며 당 극우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전 씨는 당 지도부의 지침에 의해 12일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불참했다.

전 씨는 합동연설회 시작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전한길뉴스>에 올린 영상에서 "오늘 부산 벡스코 전당대회에 왔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장 금지 조치로 들어갈 수 없다. 억울한 면도 있지만 평당원으로서 지도부 결정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이 뽑혀서 현재 무너지고 분열된 국민의힘을 살리고 국민 지지를 받아 다시 한 번 수권 정당이 돼서 윤 전 대통령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을 비판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며 당원들을 선동했다가 당으로부터 전당대회 모든 현장에 출입 금지 조치됐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사진=연합뉴스]

조경태 후보 연설 시작하자 반탄 당원들 야유 쏟아져

찬탄파이자 개혁인사로 대표되는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을 위해 등장하자 객석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조 후보는 시끄러운 고성으로 인해 연단에 오른 뒤에도 한참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할 정도였으며 객석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행동을 취하기도 하고 귀를 막아보기도 했지만 고성과 고함에 묻혀 버렸다.

객석에서는 연신 "배신자" "개XX" 등의 외침과 야유, X표 제스처가 쏟아져 연설이 3분 가량 지연됐다. 조 후보에게 '감히 대통령을 모욕하느냐'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 당원도 보였으며 한참 동안 고성이 오간 후 시작한 연설에서 "국민을 배신하고 당원을 배신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고 말하자 장내에서는 원초적인 욕설이 터져 나왔다.

조 후보는 욕설에도 연설을 이어가며 "우리가 이기려면 반드시 제대로 된 혁신, 최고의 인적 청산을 해야 한다. 강력한 야당이 되기 위해 내가 반드시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며 "우리 당은 아직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허망하게 민주당의 이재명에게 정권을 갖다 바쳤다"며 "우리 국민을 배신하고 우리 당을 배신한 배신자는 윤석열이다. 우리 당이 앞으로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중도, 합리적 중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윤석열과 절연·인적 쇄신" 재차 강조

마찬가지로 찬탄파인 안철수 의원도 "지금 국민의힘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라. '윤 어게인'을 신봉하는 극단 세력에 빌붙어 표를 구걸하고 있다"며 "'친길(친전한길) 당대표, 윤 어게인 당대표를 세우고 윤 전 대통령 부부 꽁무니만 붙잡고 있으면 민주당이 파놓은 내란정당 늪에 빠진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전 씨를 향해 '비루한 광대', '미꾸라지'라고 비난하며 "거짓 약장수를 끼고도는 사람들이 있다"며 김문수·장동혁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친길 당 대표, 윤어게인 당 대표를 세우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파놓은 계엄정당, 내란정당 늪에 그대로 빠지는 것이다. 우리 당을 이재명에게 스스로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디 가서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히는 게 부끄럽다'는 현장에서 만난 한 당원의 외침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끊어내야 할 것들과 확실히 절연하고, 혁신을 위한 개혁에 나서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자랑스러운 보수정당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복지 전반에 걸쳐 위대한 유산을 남긴 유능한 정당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은 계엄, 탄핵, 극단만 연상되고 있다. 이제 과거의 굴레를 끊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안철수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당대표 되면 '李 재판촉구' 서명운동 시작"

반탄파인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김 후보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일조한 주당이야말로 해산 대상이다. 민주당을 해산할건지, 국민의힘을 해산할 건지 이재명 대통령과 끝장토론해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 집권 두 달 만에 우리 민주주의는 완전 파탄났다. 범죄자 이재명의 5개 재판은 하나도 받지 않고 있으며 법치주의는 무너졌다.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재판을 촉구하는 국민의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며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입법·행정·사법까지 3권을 완전 틀어쥐었고 3개 정치특검을 만들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구치소에서 인권탄압까지 하고 있다. 민주당의 하수인인 정치특검을 우리가 해체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며 "이재명 일당 독재 세력은 국민의힘을 해산하려 한다. 깜깜한 독재정권을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나는 감옥도, 고문도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내가 앞장서겠다. 다함께 이재명 독재를 끝내자"라고 호소하자 조 후보에게 야유를 보냈던 당원들은 "잘한다"고 박수를 보냈으며 객석 일부에서는 "당대표 김문수"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내부총질 대신 이재명과 싸우자…李 탄핵해야"

장동혁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장 후보는 "이재명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한다. 북한을 주적이라 부르지 못하고 적대적 두 국가론에 동조하는 것은 반국가세력과 손잡는 짓"이라며 "이제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을 멈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이 내게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이냐. 고개를 처박고 땅속에 들어가려고 하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을 멈춰 세워야 한다. 민주당을 해산시키고 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과 관련된 재판이 중지된 것을 두고는 "소리 없는 계엄"이라고 규정한 장 후보는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사법부를 겁박해서 5개의 재판을 멈춰 세운 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다 "민주당을 해산시키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장 후보의 연설 중에는 '윤 어게인'을 외치며 호응을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등 찬탄파 인사들의 연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고위원 연설도 격화…"김건희 어게인"vs"불순 세력 척결"

청년최고위원과 최고위원 후보 연설에서도 당내 갈등이 노출됐다.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배신자' 피켓과 야유가 터졌고 "배신자 김근식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배신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데가 조폭"이라고 발언하자 한 당원이 '윤 어게인'을 외치며 연단 앞으로 뛰쳐나와 현장 관계자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최우성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전 씨를 겨냥해 "타인의 자유를 파괴하는 전한길은 자유의 적"이라며 "전한길이 외치는 '계몽령'과 '윤 어게인'은 김건희 어게인"이라고 발언하자 '개혁'이라는 푯말을 든 찬탄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반탄 지지자들은 야유를 보냈다.

반면 신동욱 최고위원 후보는 "3대 특검에 스스로 무릎 꿇고 특검 앞에 나가서 우리 동지 등에 화살을 쏘고 칼을 꽂는 사람이 있다"며 "우리는 이번 전당대회를 불순한 세력을 척결하는 전당대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는 "내부총질하는 사람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김민수 최고위원 후보는 "나라를 사랑한 것이 극우면 내가 극우하겠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극우면 내가 극우하겠다"고 말하는 등 찬탄 대 반탄, 극우 대 개혁으로 나뉘어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사진=연합뉴스]

당대표 후보자들 "민주주의 부족·후보 연설 방해 말라"

당대표 후보자들은 합동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대립 구도를 떠나 후보자들의 연설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 간 욕설이 오간 것에 대해 조 후보는 "정당의 민주주의 인식이 부족하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끝까지 경청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당대표가 된다면 당원 교육을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리고 12.3 불법계엄을 자행한건 윤석열이지 조경태가 아니다.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하듯이 갖다 바친 건 윤 전 대통령이고, 인적청산과 인적쇄신이 이뤄져야만 우리 당을 떠난 온건 보수와 합리적 중도층이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전당대회는 국민의힘 모든 당원들의 축제의 장임에도 불구하고 연설회장이 가열돼서 후보들의 연설을 방해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끼리 과거에 머물러서 계속 싸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부문제 보다 이재명 정부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연설의 주된 내용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지지자들 간의 싸움이 커지는 것에 대해 안 후보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답답하다. 당내에서 개혁을 해 외부의 적과 싸워야 하는데 오늘 보니까 내부 정리가 덜 된 것 같다. 보수의 핵심 가치는 법치주의다. 헌재 판결이 만장일치로 나온 이후에는 그것을 따르는 게 법치주의고 보수의 핵심가치"라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강성 지지층을 겨냥했다.

김 후보는 전 씨에 대해 "전한길 씨가 전당대회장에 와서 구호를 외친다던지 후보 연설을 방해하는 행위는 안 된다. 당에서 적절하게 처리하겠지만 우리당이 단합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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