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죄질 매우 엄중"…윤리위는 "징계 사유 아냐"
의기양양 전한길 "내부총질 세력 몰아내겠다"
국힘, '전한길의 늪'으로…전대 후 분열 심화될 듯
김능구 "20대 남자, 청년 겨냥 수도권 보수신당 가능성"
與 "내란과 단절 거부 선언" "어쩔 수 없는 정당"
![전한길씨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8/704286_515987_1817.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배신자 난동' 사태를 일으킨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에게 솜방망이 수준인 '경고' 조치를 내렸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전씨의 행동에 대해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고 했으나 윤리위가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다.
'윤 어게인' 선동가 전씨는 이번 전당대회 전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윤 어게인' 추종자 10만명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시켜 '전한길 면접'을 보는 등 전대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전씨가 '윤 어게인'을 위한 '윤석열 재입당'에 대해 질문하자 김 후보와 장 후보는 이 자리에서 '尹 재입당을 수용하겠다'고 답해 전한길 면접에 통과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윤리위의 결정은 국민의힘이 극우 세력과 결별할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전씨에게 국민의힘이 잡아 먹히는 형국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 어게인'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졌지만 국민의힘이 전씨와 한몸이 되면서 이번 전대를 계기로 극우 세력과 합리적인 보수가 결별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도부 "죄질 매우 엄중"…윤리위는 "징계 사유 아냐"
의기양양 전한길 "내부총질 세력 몰아내겠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14일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배신자 난동'을 벌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에게 '경고' 조치했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씨가 전과도 없고, 본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향후 재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결정 사유를 밝혔다.
앞서 전씨는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자칭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연설회장에 입장해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 후보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연설 도중 당원들과 함께 '배신자' 구호를 외쳤다.
이에 당 지도부는 합동연설회 직후 전씨에 대해 향후 예정된 전대 행사 출입을 금지하고 중앙윤리위에 엄중 조치를 요청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1일 비대위회의에서 "전씨는 방청석 연단에 올라 집단적인 야유와 고함을 공공연하게 선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당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선동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리위는 가장 낮는 수위의 징계를 결정했다. 윤리위의 징계는 주의,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조치로 나뉘는데 '경고'는 두 번째로 낮은 단계다.
당초 전 씨의 난동 사태로 인한 파장이 컸던 만큼 당원권 정지나 제명 결정이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이날 윤리위 내에서는 '징계 거리가 아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 위원장은 "윤리위원들 의견이 '징계 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주의 조치를 하자'와 '징계 중 경고 조치를 하자'로 나뉘었다"며 "민주적 정당에서 민주 절차를 위반한 건에 대해 주의로 그쳐서는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수 있어서 다수결을 통해 경고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당 이미지나 (여러 부분을 고려해) 엄벌해야 한다고 했지만, 윤리위는 형평성에 맞아야 한다"며 "물리적인 폭력도 없었고 윤리위 징계로 나아가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에서 경고로 했다"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책임당원이 아닌 전씨가 당원석으로 간 것은 본인이 잘못을 시인했고, 그런 부분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번 사태에 관해 징계를 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 법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전씨는 소명을 위해 윤리위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고위원 후보가 먼저 나를 저격했다"며 "오히려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잘못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분열을 원하지 않고 폭력을 조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윤리위의 결정으로 전씨의 행보에는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전 씨는 이날 징계 결정 직후 유튜브를 통해 "좋은 소식이 있다"며 "가장 가벼운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한길이 가해자 아니고 피해자라고 소명하니 그분들(윤리위원)이 납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동혁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며 "국민의힘 안에서 내부총질을 해서 해당행위를 하는 친한(친한동훈)파 세력일지는 모르겠지만, 몰아내고 척결하는 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국힘, '전한길의 늪'으로…전대 후 분열 심화될 듯
김능구 "20대 남자, 청년 겨냥 수도권 보수신당 가능성"
이번 윤리위의 결정으로 국민의힘이 비상계엄 내란사태와 '전한길의 늪'에서 빠져 나올 기회를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윤 어게인' 세력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전씨는 이번 전당대회 전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윤 어게인' 추종자 10만명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등 전대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김 후보와 장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입당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어게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김문수 후보가 패배했지만 여전히 당내에서는 이들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도 전 씨를 감싸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장 후보를 상대로 "(스스로를) '윤 어게인'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장 후보는 "윤 어게인의 다른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지키고 반국가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윤 어게인'의 주장은 제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발 더 나가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누구를 두들겨 패나"라며 "우리 국민의힘엔 극우가 없다"고도 했다.
장 후보는 13일 연설회에서도 "전한길 씨는 그 겨울 우리 당을 지키자고 한 사람"이라고 두둔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 한동훈 전 대표 등 당내 소장파들은 전씨를 비롯한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을 강하게 주장해 왔으나 현재로서는 어렵게 됐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6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8월 정국진단에서 "지난 대선 경선 때는 당심 50%, 민심 50%였는데 이번 당대표 경선에서는 당심을 키워준다면서 당심 80%, 민심 20%로 했다. 민주당보다 더 당심에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강한 입김이 있는 전한길의 극렬 지지층들이 전당대회에 몰입하고 있다"며 "소위 말하는 혁신을 외치는 조경태, 안철수 두 사람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국민의힘은 전한길의 늪, 탄핵의 강에서 계속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이번 전대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이 분열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능구 대표는 정국진단에서 "박근혜 탄핵 당시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 경선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으면 우리 당의 미래는 없다'고 했고 그 외침을 국민의힘에서 받아줬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탄핵의 강을 외친 사람들이 소수이고 오히려 다수에 의해 해당 행위자가 되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에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더라도 국민의힘은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문수나 새로운 당대표가 혁신을 해 나가고, 보수의 새로운 지지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 나간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어려워 보인다"며 "대선 출구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국민의힘은 20대 남자, 청년들한테 지지가 있었다. 그 부분을 함께 끌어나간다면 수도권의 보수 신당을 해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與 "내란과 단절 거부 선언" "어쩔 수 없는 정당"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윤리위 결정에 대해 "국민의힘이 '윤어게인'을 앞세운 내란 세력과의 단절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사실상 주의 조치에 불과한 솜방망이 징계"라며 "당의 공식 절차를 방해한 것은 물론, 내란을 대놓고 옹호한 엄중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폭력이 없었다'는 이유로 가장 낮은 수위를 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지 며칠 만에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진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라며 "윤리위 내부에서 '징계할 거리도 안 된다'는 말이 나왔다는 사실은, 기강 붕괴를 넘어 내란과 단절할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잃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공정과 상식은 다 어디로 갔나. 이는 전한길 개인에 대한 경징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경고'라는 코미디 같은 결정을 철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징계와 제도 개선에 나서라"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힘, 어쩔 수 없는 정당이구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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