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잠, 美 주무부처 의견 정리·선체 건조장소 조율 필요
대통령실 "美부처 검토로 작성 늦어져…제 1원칙은 국익"
위성락-안규백 "원잠 건조 한국서 해야…美건조 현실성 낮아"
국힘 "李, 팩트시트 공개하라…외상합의 해놓고 먹튀 궁리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 촬영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1/713244_527053_280.jpg)
한미 간 관세·안보 분야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달 29일 경주APEC 한미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마무리 지은 이후 지난 주 주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열흘이 지나도록 발표가 미뤄지고 있으며 대통령실도 구체적인 발표 시점을 특정하지 않는 신중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조인트 팩트시트의 주요 쟁점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도입'을 허용하면서 '미국 필리조선소 건조'를 언급한 데 따른 '원잠 건조장소'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선박 건조능력이 부족한 미국 건조는 불가하다"면서 "한국에서 건조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초 우리 정부는 지난 주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도 주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 측 내부 검토와 핵추진 잠수함 관련 등과 관련해 문구 조율이 길어지며 발표 시점이 오리무중에 빠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1/713244_527054_2847.jpg)
원잠, 美 주무부처 의견 정리·선체 건조장소 조율 필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며 "한국의 원잠은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 조선소 건조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건조 장소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미 상무부 측은 "한국이 원잠을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조 장소 문제는 한미 양국의 산업과 안보 등을 아우르는 복합적 사안으로 미 상무부는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위해 원잠 건조를 조선업 재건 사업과 연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필리조선소는 상선 건조 위주 설비들로 구성돼 있는 조선소로,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어 원잠 건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건조 환경을 구축해야 하며 환경 조성에만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국내의 경우 즉시 건조가 가능하다. 특히 한반도 주변 해역 수심에 맞는 '한국형 원잠'을 개발을 위해선 국내 건조가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한국이 도입하게 될 원잠을 어디서 건조할지를 놓고 미국의 입장이 확실히 정리되는 시점이 팩트시트 발표 시점으로 예상되며 이 시기를 특정할 수 없어 대통령실도 신중한 분위기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행정부 셧다운 등의 상황과 맞물리며 팩트시트 발표 시기도 다소 미뤄질 것이란 해석도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1/713244_527055_2948.jpg)
대통령실 "美부처 검토로 작성 늦어져…제 1원칙은 국익"
"일방적으로 단정하기 어려워"…발표 시기 확정 안 해
연간 대미 투자금 상한선과 투자패키지 운용에 대한 이익 배분율을 담은 무역·통상 분야 팩트시트는 이견이 해소돼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안보 분야에서 원잠을 두고 미 부처 검토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내용의 문안이 완성됐고 미 에너지부 등 원잠 관련 주무부처에서 관련 내용 검토 과정을 거치면서 발표가 늦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 분야는 지난 8월25일 있었던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차적인 의견은 조율을 마쳤지만 지난 달 29일 APEC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잠 도입을 전격 허용하면서 미국 내 유관 부서의 리뷰 과정에서 일부 부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팩트시트 조율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6일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팩트시트 발표 시기를 묻는 의원의 질의에 "이번 주를 넘기진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하루 뒤인 지난 7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팩트시트 관련 브리핑'에서 "경주 회담 이후에 나온 얘기를 추가로 반영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어 실무적 의견 조정이 있었다"며 "미국에서도 시스템상 한 번 더 유관부서 간 리뷰하는 과정에 있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일부 부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수요가 생겼다고 한다. (이 때문에 팩트시트 발표시점을)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번 주 안에 팩트시트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신중론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안보 분야는 지난 워싱턴 정상회담 당시 거의 문구가 성안됐고 관세 분야가 미진해 경주 정상회담까지 끌고 왔는데 '새로운 게' 나와 이를 반영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대미 관세·안보 협상의 제 1원칙은 국익 확보다. 단어 하나하나가 가진 무게를 잘 알고 있다. 끝까지 신중히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견은 없고 발표 시점만 조율 중"이라며 발표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위성락-안규백 "원잠 건조 한국서 해야…美건조 현실성 낮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원잠을 한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 안보실장은 지난 6일 국회 국정위 국정감사에서 원잠 관련 질의가 나오자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잠수함 시설에 투자를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미국 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에 우리의 잠수함을 지어달라고 하는 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버지니아급 미국형 잠수함이 아닌 우리의 수요에 맞는 저렴한 잠수함을 추진하려 한다. 비용 대비 효용이 좋은 원자력잠수함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9일 KBS일요진단 인터뷰에서 "우리 군의 30년 염원이었던 잠수함 건조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단계까지 왔다"며 "잠수함이 식량 보급만 되면 이론적으로 계속 물속에 있을 수 있어 동서남 어디서 출몰할지 모르기에 김정은은 잠을 못 잘 것"이라면서 "잠항능력과 속력에 간담이 서늘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잠 선체는 국내에서 건조하고, 연료는 미국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정리가 됐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안 장관은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우리가 기술과 설비, 보안을 갖췄기에 국내 건조가 가장 합리적"이라며 국내 건조에 힘을 실었다.
예상보다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한미 팩트시트에 대해선 "원잠 건조문제가 새로 대두되면서 미국 정부 내 각 부처 간 조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거 같다. 금명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0일 청주시 국민의힘 충북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1/713244_527057_3045.jpg)
국힘 "李, 팩트시트 공개하라…외상합의 해놓고 먹튀 궁리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한미 관세 협상 상세 결과를 담은 문서인 '팩트시트' 공개가 늦어지는 것을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이를 공개하고, 국회 비준 동의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장 대표는 10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합의문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무엇이 켕기는지 정부는 팩트시트도 공개하지 않을 참인 것 같다. 팩트시트는 공개해야 하고 특별법은 그다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라서 국회 비준 대상은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며 "그런 논리라면 법적 구속력도 없는데 특별법까지 만들겠다는 초식은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수입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이 대통령에게는 식욕 억제제가 필요해 보인다. 대한민국을 제대로 말아먹고 있다"며 "합의문도 없는 외상 합의를 해놓고 '먹튀'할 궁리하느라 머리 굴리는 소리가 국민 귀에 또렷이 들린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같은 회의에서 "너무 잘 된 협상이라 합의문조차 필요 없다 했던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 아직인가"라며 "우리나라 기업, 우리 국민 모두 괜찮은 것이 맞는가. 관세 협상이든 핵추진 잠수함이든 우리 국민은 팩트를 알고 싶다. 관세 협상의 빠르고 원만한 타결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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