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대 29%'.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여론이다. 지난 14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부적절' 응답이 절반에 달했다. '적절'에 비해 19%가 더 많았다. 민심은 분명한 반대이다. 그래서 파장도 만만치 않다.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 대행이 물러났다. 둘의 사퇴에 적잖은 의문이 꼬리를 문다. 먼저 사안이 불거지자마자 사표를 던진 정진우 지검장. '본말전도(本末顚倒)'의 전형이다. 원칙적으로 항소 제기 최종 결정권자는 해당 지검장이다. 관례상 주요 사건을 대검과 협의하긴 한다. 의견이 엇갈리면 대개 지검장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지난 한 주 세계의 시선을 모았던 '외교 슈퍼위크'가 끝났다. 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한미 정상회담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정상회의를 거쳐 한중 정상회담까지. 숨 가쁘게 굵직한 일정이 이어졌다. 역시 최대 관건은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관세 협상 최종 타결 여부가 달린 탓이었다. 직전까진 비관론이 팽배했다. 양국은 지난 7월31일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로 일단 합의점을 찾았던 상태. 하지만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놓고 좀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액
10.15 부동산 대책 여파가 만만찮다. 급기야 실무책임자였던 국토부 제1차관이 전격 물러났다. '내로남불'적 그의 언행이 직접적 계기였다. 그 바탕엔 이번 대책에 대한 민심의 동요가 있다. "(서민 겨냥한) 서울 추방령", "부동산 계엄령" 등. 야당의 공세가 먹혀든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은근히 '문재인 시즌 2'를 바라는 눈치다. 반면 민주당은 집권 때의 '임대차 3법' 악몽을 떠올리는 분위기이다. 는 여권의 미묘한 기류를 이렇게 표현했다. "민감한 부동산 쉬쉬, 여당의 '시끄러운 침묵'"(25일자 1면 톱 제목).
기나긴 한가위 연휴가 끝났다. 정치권 시선은 자연스레 '추석 밥상 민심'으로 쏠린다. 여야 저마다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래도 연휴 TV 시사 방송 주제만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첫 번째 키워드는 '냉장고를 부탁해'다. 한 종편 방송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이번 추석 특집 스페셜 게스트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나왔다. 이게 연휴 내내 정국을 달군 최대 정치 현안이었다. 방송 녹화 시점이 뇌관이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 기간 전산망이 대거 마비된 지난달 28일 오후였다."대통령이 어떻게 국가 재난 수습보다
지난 2011년 9월 23일 이용훈 대법원장이 퇴임식을 가졌다. "법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법부의 독립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중략)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내는 것은 법관 여러분 개개 인의 불굴의 용기와 직업적 양심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퇴임하는 마당까지 그는 '사법부 독립' 화두를 놓지 않았다.노무현 대통령 임명으로 들어선 '이용훈 코트(대법원장 체제)'. 당시 보수편향 법원에 진보적 가치를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른바 '독수리 5남매' 대법관(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있었던 지난 11일. 오전 강의를 마치자마자 휴대폰을 켰다. 회견 내용이 궁금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뭐가 위헌이냐"는 기사였다. 제목만으로 얼핏 감이 잡혔다. 읽어보니 맞았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특별재판부의 위헌 논란에 대한 공박이었다.대통령 논리를 정리해보자. 1) 모든 것은 국민의 뜻에 달려있다. 2) 국민의 뜻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은 국민이 직접 뽑은 선출권력이다. 3) 대한민국 권력 서열은 최고 권력 국민(국민주권), 그다음에 직접 선출권력과 간접 선출권력 순이다. 4
지난달 26일 새벽 생중계된 미국 백악관의 한미정상회담. 정말 가슴 졸이며 봤다. 직후 모 TV 방송에 출연했다. 회담 평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치밀한 기획과 철저한 준비로 극우 음모론에 낚인 트럼프 대통령을 내 편으로 만든, 한편의 반전 드라마다."나름 근거로 이 대통령이 준비한 4가지 키워드와 그 효과를 얘기했다.첫 번째 키워드는 '피스메이커'. "이(한반도 평화)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 이 말에 대한 통역이 채 끝나기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10월 24일. 유력 경선 주자 전 검찰총장 윤석열이 기자들 앞에 섰다. "원래 선거라는 건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 바쁜 와중에도 따로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른바 '개사과 논란' 때문.이에 앞서 닷새 전 그는 대형 사고를 쳤다.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 공개석상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민주당뿐 아니라 국힘도 발칵 뒤집혔다. 그가 선두를 달리며 후보가 확실했던 탓에 당내 우려가 컸다.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이번에도 그들은 없었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에 모두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고위원엔 무려 15명이 도전장을 냈다.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4명에 달했다. 눈 닦고 찾아봐도 그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럼, 그들은 누군가. 이른바 '언더 친윤(찐윤)'이다. 절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소리 없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실세그룹. 역시 별칭에 걸맞은 모습이다. 최근 자기 뜻과 달리 실체가 조금 드러났다.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국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 대선 직후 한 인
지난 17일 국회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졌다. 질의에 나선 이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먼저 주한 미국대사로 파견될 후보군을 꼽은 뒤 '반한(反韓) 5적'으로 적시했다. 이유는 하나 같이 한국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 나르는 극우 인사라는 점. 그래서 "외교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이들의) 대사 부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맹'으로 표현되는 미국대사 후보들에 대한 보이콧을 요구한 셈. 순간 회의장이 술렁거렸다. 조현 장관 후보자는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어떤 조치
지난 3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여러모로 파격이었다. 취임한 지 30일.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국정운영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형식 역시 격식 파괴였다. 기자석과 높이를 맞춘 연단에, 타운홀 미팅이었다. 그리고 진짜 아무런 각본 없이 기자들과 문답을 나눴다.정작 놀라운 대목은 따로 있었다. 내용이었다. 정확히 말해, 대통령직에 임하는 그의 각오였다. "열심히 잘하겠다." 이처럼 으레 듣는 말이 아니었다. 대통령 된 뒤 변화된 인식을 진솔히 털어냈다. 어쩌면 진작 속으로 삭혀왔던 말일 수도 있다. 회견 말미쯤 절로 이런
'국무총리 서리(署理)'라는 직함이 있었다. 말 그대로, 총리 직무를 대리하는 사람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엔 아주 흔했다.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만 하면 '총리 서리'라는 자격으로 내각을 통할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는 엄연한 위헌이었다.유신이후 현재까지 헌법상 총리 임명 규정은 똑같다.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헌법 제86조 1항) 즉, 국회 인준을 받기 전이라면 절대 총리가 아니다. 지명됐다고 해서 총리 노릇을 해선 안 되는 셈이다. 총리가 없는 경우 그 역할은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이거야말로 전광석화다. 지난 5일 국회는 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3개를 통과시켰다. 대선 끝난 지 이틀 만에, 새 정부 출범 하루 만이다. 사실 이들 특검법은 이미 여러 차례 국회를 통과한 적 있다. 당시 대통령 또는 대통령권한대행의 거부권에 막혀 공포되지 못했다. 이젠 다르다. 정권교체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이르면 1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바로 공포된다. "주말쯤 특검 출범이 가능하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의 말이다.특검 임명도 전광석화다. 전례 없는 3개 특검의 동시 수사 시동. 서로 간 경쟁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대통령 선거 후보자 제2차 토론회가 열린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소환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제16주기. 당일 오전 묘소를 참배했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그를 언급한 건 자연스러웠다. 당장 민주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이란 정치적 인연이 있다. 이 후보 지향점이 그의 좌우명과 일치하기도 했다. "국민과 소통하면서 권위를 버리고 오로지 사람 사는 세상을 원했던 분이셨습니다.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원하셨지만 여전히 반칙과 특권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그 증표로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현명한 당원들이 나락의 위기로 내몰린 국민의힘을 일단 지켜냈다. 대통령 후보 선거 등록이 시작된 지난 10일. 하루 종일 국힘은 혼란의 연속이었다.이날 새벽 당 지도부는 전격적으로 후보 교체를 단행했다. 단일화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김문수의 후보직을 박탈한 것. 이어 새 후보 선출 과정을 진행했다. 당일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후보 등록을 받았다. 바로 한덕수가 등록과 함께 입당했다. 단독 입후보. 김문수를 비롯해 경선에 나섰던 이들은 전혀 몰랐다. 사실상 한덕수 추대를 위한 ‘짜고 친 고스톱’.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의 정강 정책 방송 연설이 시발탄이었다.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선거 때면 으레 하는 연례행사쯤으로 인식된 탓이었다. 다음날 국민의힘 연설은 달랐다. “파문”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여의도연구원장 윤희숙의 반성문은 거침이 없었다.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며 두 명의 당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렸다”며 사과했다. “너무나 고통스럽다”면서도 고백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지난 11일 오후 5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관저를 떠나던 시각. 이를 중계하던 TV 방송에 출연했다. 그가 관저 밖으로 모습을 보이기 전 진행자가 소감을 물었다. “지지했든, 안 했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쫓겨나듯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 착잡한 심경일 것 같다.” 이런 생각은 얼마 가지 못했다. 차에서 내린 그가 관저 정문 앞에서 보인 너무나 당당한 태도 때문이었다. 옅은 미소를 띤 채 배웅나온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악수했다. 특히 각 대학 과 점퍼를 입은 젊은이들과는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했다.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었다.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져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 헌재가 내놓은 결정적 파면 이유다. ‘대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법대를 나와 평생 검사였던 법조 대통령. 너무나 명백한 민주주의 원리를 간단히 깔아뭉갰다. 그것도 이른바 ‘보수 대통령’이 말이다. ‘헌법 수호 책무’는 보수가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지난 24일 헌법재판소의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 기각은 실망스러웠다. 탄핵 소추 사유 중 하나인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인의 미임명. 위헌이 될 게 빤했다. 앞서 헌재가 이미 똑같은 판단을 내려둔 탓이다.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이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데 대해서 말이다. 그것도 8:0 만장일치였다. 그러나 한덕수 부작위 판단은 갈렸다. 위헌으로 본 재판관은 5명이었다. 이중 이를 근거로 탄핵 인용 의견을 낸 이는 한 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4명은 위헌이라면서도 파면 사유가 아니라며 기각했다. 아
[폴리뉴스 차재원 칼럼니스트]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국내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림대 주최의 ‘한국 민주주의 구출하기: 적대 정치 청산과 개헌 제안’ 심포지엄이었다. 제목이 말하듯, 현 시국을 위기로 인식해 나름의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보도에 따르면 헌법학계와 정치학계의 원로 학자들은 12.3 비상계엄으로 이른바 ‘87년 체제’의 시한이 다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권력 분산 개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 이원집정부제, 지방분권 등이 거론됐다. 백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