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李와 회동서 "용광로 단결" 통합 강조 '연동형' 시그널.. "제3의 세력 힘 모아야"
이재명 대표에게 '측근 용퇴''강성층 제지' 조언.. 친문 "친명 향한 경고" 친명 "원론적 얘기"
박근혜, 북콘서트서 "할 일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 역할론 언급
尹, 박근혜와 만남 이어가며 보수통합 총력.. 한동훈 "많은 가르침 받고 싶다"
박근혜 정부 김기춘 전 대통령실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특별 사면
![문재인 박근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2/634236_437595_2327.pn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문재인 박근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오는 4월 22대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남의 자리에서 통합을 강조하면서 친문-친명 갈등 진화에 힘을 보탰다. 또,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까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권고는 다음 날 이 대표의 '준연동형 유지-통합비례정당 추진' 발표로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러브콜에 여러 차례 응답하면서 TK 지역 지지세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북콘서트를 열고 "할 수 있는 일은 할 것"이라며 총선에서 일정 역할을 예고했다.
文, 李와 회동서 "용광로 단결" 통합 강조하며 연동형 시그널.. "제3의 세력 힘 모아야"
최근 민주당은 친문계와 친명계간 갈등이 조금씩 고조되고 있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의 출현은 검찰총장에 임명한 친문계 책임'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반면, 친문계는 이낙연 전 대표나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 책임을 친명계에게 돌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갈등을 잠재운 것은 다름아닌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지난 4일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와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만나 통합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친명·친문으로 나누는 프레임이 안타깝다"며 "우린 하나이고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파 갈등을 직접 언급하며 총선 승리라는 목표 아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 함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고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해서 총선 승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이름에서 한글자씩 따서 만든 '명문 정당' 조어도 화제에 올려 단합을 강조했다. '명문 정당'은 지난 2022년 8월 이 대표가 대표직에 오른 후 문 전 대통령을 처음 예방했을 때 나왔던 말이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을 언급하며 증오 정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상생의 정치론을 펼쳤다.
문 전 대통령은 "상생의 정치가 되려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며 "저쪽은 그런 의지가 없고 증오·적대 생산하는 것을 선거전략으로 삼는 걸 해왔다. 민주당이 이겨 정치를 주도해야 상생의 정치가 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논란이 된 병립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가운데 연동형을 지지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까지 힘을 모아서 상생 정치로 나아가면 정치 바꾸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대선에서도 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다음 날인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준연동형 유지'와 '통합형 비례정당 추진'을 선언한 것을 볼 때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거나 준연동제 하에서 여당의 반칙에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양자택일해야 될 상황이 됐다"며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다.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지만 여당의 이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며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친문-친명 갈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2/634236_437596_2414.jpg)
文, 이재명에 '측근 용퇴' '강성층 제지' 도 조언.. 친문 "친명 향한 경고" 친명 "원론적 얘기"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측근의 용퇴를 촉구하는 듯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자신의 측근이었던 이해찬 전 의원과 노영민 전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를 당하거나 불출마했던 상황을 거론하며 "다선 중진 의원들이 길을 터주는 게 필요하다" "강성지지층 공격 자제" 등 조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대표 측근 중진 용퇴 대상으로 특정 인물들을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가장 민감한 '李측근 중진 용퇴' 발언이 전해지자 계파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친문계는 친명계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하는 반면, 친명계는 "원론적인 당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과거 사례에 견줘 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도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도권 소속 한 친문 의원은 "(이 대표뿐 아니라) 정작 책임져야 할 다선은 침묵하고, 초·재선들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당을 떠나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이 변화와 혁신이 없는 민주당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반면, 친명계는 원론적인 당부 수준의 발언으로 선을 긋고 있다. 당 지도부 의원은 "중진 희생 등 감동적인 구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수준의 이야기"라며 "당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둘이 서로 힘을 합해 무도하고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자는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철됐다고 본다"며 "문 전 대통령 청와대 출신의 인사들도 지금 지역에선 전부 친명을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친문계 인사인 박수현 전 청와대 수석이 6일 단수 공천을 받은 것을 두고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근혜, 북콘서트서 "할 일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 역할론 언급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보수 텃밭' 대구에서 '박근혜 회고록' 북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재임 중에 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누군가가 그것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제가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즉, 표면적으로는 현실 정치에 선을 그었으나 총선을 앞두고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친박 인사'들이 다수 등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와 허원제 전 의원이 '저자와의 대화' 패널로 참여했으며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와 서상기 전 의원, 김재수 전 농림수산부 장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초청됐다.
특히, 유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 달서갑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유 변호사는 허원제 전 정무 수석과 함께 북 콘서트 내내 박 전 대통령 옆 자리에 앉아 질문을 받기도 하며 대담을 이끌었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정부 여당의 구애도 이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TK 지역에서 공고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박근혜 끌어안기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박 전 대통령이 누군가를 당선 시킬 힘은 없다 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을 낮출 힘은 갖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유승민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등을 돌린 이후로 단 한번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유 전 의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는 201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부 기조를 비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자"고 그를 직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연설을 TV 중계로 직접 봤는데, 그의 발언을 납득하기 힘들었다. 연설 내용도 문제가 많았다"며 "창조경제는 폄훼하면서 당시 야당의 소득 주도 성장론은 환영한다고 하니 기가 막혔다"고 회고했다.
이어 "2015년 5월 유 원내대표가 공무원 연금개혁 협상의 합의 조건으로 국회의 시행령 수정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에 야당과 합의했다는 얘기가 들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절대 안 된다'고 전달하려 했으나, 유 원내대표가 연락을 피했다"면서 "어처구니없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유 전 의원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관까지 이어지는 지하통로를 모처럼 함께 걸은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일부러 질문을 던지며 계속 말을 걸었는데 대화가 겉돌았다"면서 "벽이 가로막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부터 3개월 동안 박 전 대통령을 세 차례나 만났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2/634236_437597_2521.jpg)
尹, 박근혜와 만남 이어가며 보수통합 총력.. 한동훈 "많은 가르침 받고 싶다"
박근혜 정부 김기춘 전 대통령실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특별 사면
반면,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부터 3개월 동안 박 전 대통령을 세 차례나 만났다. 덕분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내외에 머무르고 있지만 TK에서 만큼은 50%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박 전 대통령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2일 한 위원장은 자신의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을 박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대구 달성군 사저로 보내 생일 축하 난을 전달했다.
한 위원장은 김 실장을 통해 "생신 축하드리고 건강하십시오"라는 인사를 전했고,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를 통해 "감사하다. 특히 건강에 주의하시라"고 화답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이 '비서실장이 축하 난을 들고 대구로 가고 있는 걸로 아는데, 박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 있나'라고 묻자 "이미 생신 선물로 저희가 제 뜻을 전달했고 (답을) 듣고 왔다고 들었다"며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사회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6일 박근혜 정부 인사들에 대한 특별 사면도 단행했다.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포함된 설 특별사면을 발표한 것. 박근혜 정부에서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특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김기춘 김관진 등 대표적인 인사를 사면한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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