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용광로 통합' 이틀만에..文겨 "검찰정권 탄생 책임져라"
공관위원장, 다선 친문계 불출마 압박.. "민주당 승리 위해 협조해 달라"
임종석 "우리 모두 패배.. 우리 모두의 책임".. 문재인-이재명 "명문정당" 회동 무색
경선 지역 23곳 발표.. 친문-친명 경쟁으로 계파 갈등 심화 전망
(추가)고민정 "뺄셈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명문정당, 용광로 정치가 말 잔치로 끝나지 않아야"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만남으로 일단락 될 것 같던 친문-친명 갈등이 공관위원장의 발언으로 다시 심화되는 모습이다 . 이날 회동에서 "우리는 명문정당""용광로 통합"을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만남으로 일단락 될 것 같던 친문-친명 갈등이 공관위원장의 발언으로 다시 심화되는 모습이다 . 이날 회동에서 "우리는 명문정당""용광로 통합"을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만남으로 '우리는 명문정당' '용광로 통합'으로 의기투합해 일단락 될 것 같던 '친문-친명 갈등'이 이틀만에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발언으로 다시 심화되는 모습이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文정부에 직격을 날리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선 패배와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6일 발표된 경선 지역 상당수에서 친명과 친문이 격돌함에 따라 계파간 갈등이 더욱 뜨거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관위원장, 다선 친문계 불출마 압박.. "민주당 승리 위해 협조해 달라"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6일 경선 지역 후보자와 단수공천 후보를 1차 발표하며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친문'을 겨냥했다.

임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들은 22대 총선에서 필승을 위한 선봉장이라 할 수 있다"며 "선봉대는 검찰 독재 타도와 윤석열 무능 정권 심판이라는 전 국민적 열망을 실현하는 전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예혁명 공천이 되기 위해선 1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명단에 들어가 있지 않은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를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하고,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해당 후보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임 전 실장 등 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 대한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중구·성동갑'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어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후보들은 어떤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약속한 대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아름답게 승복하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협조해 달라"고도 말했다.

이는 3선 이상 중진이나 올드보이들의 불출마 등 희생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정권 탄생에 기여한 인사를 특정하며 사실상 친문 인사를 겨냥했다.

친명계는 최근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친문 인사들을 향해 "윤석열 정권 탄생에 기여한 인사들이 총선에 출마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당시 검사를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것이 정권교체의 계기가 됐고, 정권 재창출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는 논리다.

앞서 임 위원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도 "문재인 정부 하에서 지금의 검찰 정권의 탄생에 본의 아니게 기여한 분들이 있다면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느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노영민·임종석 전 실장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데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책임 있는 역할을 했던 분들이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책임지고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에 나온다고 한다"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임종석 "우리 모두 패배.. 우리 모두의 책임".. 문재인-이재명 "명문정당" 회동 무색

임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임종석 전 실장은 "대선 패배와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박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패배에 대한 문 정부 책임론에 대해 "우리 모두가 패배했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누가 누구를 탓하는 것은 그 아픔을 반복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모든 것을 잘하지는 못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와 부동산 정책 등의 아픔과 실책이 있었다는 점은 겸허히 인정한다"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전례 없는 팬데믹 위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했고, 그 위기 속에서도 경제 발전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정부는) 외교적 지평을 확장하고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다"며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치러진 2020 총선에서 민주당은 기록적인 압승을 거두었고, 대선 직전 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5~47%로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임기 말 지지율이 높았다"며 문 정부가 정권교체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불과 몇일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만나 계파 갈등에 우려를 표시하며 원팀을 강조했으나 이날 임 위원장과 임 전 실장이 설전을 주고 받으면서 이러한 노력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앞서 이 대표는 4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이 대표는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최고위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는 '명문 정당'이 언급됐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 만든 이름이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가 다 같이 하나 된 힘으로 왔는데 총선에 즈음해서 친문과 친명을 나누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며 "우리는 하나고 단합이 다시 한번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가] 2월7일 최고위원회의  "뺄셈정치 극에 달해...尹검찰 사유화, 책임 회피할 생각없어"

한편,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임혁백 위원장의 '검찰정권 책임론'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 최고위원은 "정치권이 연일 공천 문제로 떠들썩하다"며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양산에서 만나 '명문정당', '용광로 정치'를 말하며 진짜 적인 윤석열 정권을 향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말의 잔치가 아니길 모두가 간절히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가 연일 화두"라며 "문재인 정부 임명된 당시 윤석열 총장은 얼마가지 않아  검찰 사유화와 정치권력을 향한 본색을 드러냈고 문 정권은 이러한 윤 총장을 설득하고 막아 세우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믿음을 준 이에게 배신의 칼을 등에 꽂고 떠났다"면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비례정당'을 띄우는 위성정당 준연동형제를 염두에 두고 "우리는 민주당을 뛰어넘는 범진보 세력의 빅텐트를 천명했다. 정강정책은 서로 다르지만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멈춰 세우기 위해 최대한의 교집합을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라며 "하물며 당내 생각이 다른 이들과의 연계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이 총출동해야 하는 이유"라고 '친문' 후보 총선 출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고 최고위원은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진영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어떤 길이 윤 정권의 폭주를 빠르고 강하게 막아낼 수 있는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2019년 7월 검찰총장 지명 발표는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제가 했다"며 "그래서 지난 대선 당시 저의 검찰총장 지명 브리핑은 국민의힘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서도 온갖 조롱과 모욕을 당해야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선 지역 23곳 발표.. 친문-친명 경쟁으로 계파 갈등 심화 전망

친문-친명 갈등은 경선 과정에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23곳의 경선 지역 곳곳에서 친명 후보와 친문 후보간 공천 경쟁이 성사된 만큼 경선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관위가 6일 발표한 1차 '경선 지역'은 광주, 서울, 인천, 경기, 대전 등 23곳이다.

광주 동남갑은 현역인 윤영덕 국회의원과 정진욱 이재명 당대표 정무특별보좌역이 맞붙는다. 북구갑은 조오섭 의원과 전 당협위원장이었던 정준호 변호사가 맞붙는다. 북구을은 이형석 의원과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이 대결한다.

경기 광명시 갑의 경우 친명계 현역인 임오경 의원과 친문 임혜자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경선을 치른다. 군포시는 현역 이학영 의원고 김정우 전 의원, 파주시 갑은 현역 윤후덕 의원이 조일출 전 이재명 대표 전략특보와 맞붙는다.

인천 연수구 을은 현역 정일영 의원과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 남동구 갑은 현역 맹성규 의원과 고존수 전 인천시의원이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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