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당대회 앞둔 친명계, 정성호·김병기·장경태, 같은 날 일제히 "이 대표 연임해야"
박지원·추미애·친문 김태년도 "연임 긍정적"
이재명 "당대표는 3D,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친명계 추대 하나?
당권 후보군, 김부겸·임종석·이광재 모두 원외 인사
총선 승리로 리더십 공고.. 연임시 사법리스크 방어 유리 "방탄 목적"
차기 주자 부상한 조국 대표와 경쟁 불가피...'친문' 조국 결집 가능성 대비 필요
![4·10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근 친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연임론을 띄우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4/643961_449307_3023.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4·10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친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연임론'을 띄우고 나섰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 운영을 이어가며 연속성을 꾀하는 한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민주당 당 대표의 연임은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당내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인 만큼 이 대표가 연임하는 최초의 민주당 당 대표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 경우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결국 단독과반인 '거야(巨野)' 민주당이 주도하는 22대국회가 또다시 '방탄국회'가 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성호·김병기·장경태, 같은 날 일제히 "이 대표 연임해야"
박지원·추미애·친문 김태년도 "연임 긍정적"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8월로 예정돼 있다. 이에 총선을 승리로 이끈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임기를 마친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조국 대표가 단숨에 차기 주자로 부상하자 민주당 내 기류가 달라졌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일제히 터져 나온 것이다.
'친명 좌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7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에서 연임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핵심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에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대표가 연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75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견인함으로써 본인의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17일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아마 대표는 연임을 별로 안 하고 싶겠지만 또 국민들의 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챔피언이 됐는데, 챔피언이 방어전을 빠르게 치를 필요는 없다"며 "이미 총선 압승으로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아마 그만큼 또 (연임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들께서 '제대로 국회 운영을 해달라'는 명령을 주셨는데, 당 대표가 바뀌면 국민적인 지지와 명령을 충실히 이행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라고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원내 재입성에 성공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15일 SBS 라디오에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당대표 연임이 전례가 없다'는 지적에 "지금 민주당의 당헌·당규는 만약 대권 후보가 되려면 1년 전에 당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걸 지키면 된다"며 연임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추미애 당선인도 17일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연임과 관련해 "저는 적절하면 연임도 가능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쪽"이라고 말했다.
친문계도 이 대표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친문계 김태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대표는 단순히 민주당의 대표가 아니라 민주개혁 세력의 사실상의 지도자"라며 "힘들게 선거 치르고 승리했는데 그 중요한 일을 책임 있게 하라고 하면 이 대표 입장에서는 참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여러 상황이 필요로 하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이 대표 연임론에 힘을 보탰다.
이재명 "당대표는 3D,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친명계 추대 하나?
당권 후보군, 김부겸·임종석·이광재 모두 원외 인사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가 어려운 자리라며 연임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0일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대표는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중의 3D"라며 "(공천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 누가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에서 승리한 후에는 연임 가능성에 아직까지 선을 긋지 않고 있다. 17일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연임 의사를 묻자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만 답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일, 이 대표가 불출마할 경우에는 친명계 인사 다수가 당권에 도전하면서 친명계 단일 대오가 흐트러질 수 있고, 임종석 전 실장이나 박용진 의원 등 친문계·비명계 인사와 계파 갈등 양상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선 전까지 이 대표 중심으로 야권을 규합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 외에 마땅한 당권 주자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친문계 인사로는 김부겸 전 총리나 임종석 전 실장, 이광재 전 의원 등이 있는데 모두 원외 인사라 당권 도전에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당대표를 연임한다면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 의석까지 합한 175석을 토대로 22대 국회에서 정국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다.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 1년 전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기만 하면 되는데, 임기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이라 물 흐르듯 대선 경선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당대표를 연임한 전례가 없지만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 직후 패배한 대권 주자가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관례를 뒤엎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거푸 출마한 바 있다.
총선 승리로 리더십 공고.. 연임시 사법리스크 방어 유리 "방탄 목적", 22대 '방탄국회' 우려
차기 주자 부상한 조국 대표와 경쟁 불가피...'친문' 조국 결집 가능성 대비 필요
이번 총선을 계기로 당내 이재명 체제가 완성된 만큼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지난 2년과는 다른 리더십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당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공격하며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까지 이어졌으나 지금은 비명계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성호 의원은 17일 라디오에서 "다만 이 대표가 굉장히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비슷한 말씀을 하신 거로 기억한다"며 "당시는 당내에서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 때문에 공격도 많이 받고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금은 당시하고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냐"고 말했다.
또,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당 대표로서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유지해야 사법리스크 방어에도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검찰과 법원 입장에서 300명 중 한 명인 의원 신분보다 제1야당 대표 지위를 갖고 있을 때 더욱 부담을 느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표는 현재 7개 사건, 10개 혐의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여권을 중심으로 방탄을 위한 대표 도전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결국 정권 심판으로 만들어낸 '여소거야(巨野)' 22대 국회가 21대 국회에 이어 또다시 '이재명 방탄국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이번 총선에서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을 각인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견제하고 경쟁하기 위해서도 당 대표 자리가 필요하다. 특히 '비명횡사' 공천 파문으로 갈등을 빚었던 민주당내 친문계가 조국 전 장관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추대로 한 번 더 하는 쪽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 대표가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 대표로서는 당 대표를 다시 해서 확실한 리더십을 갖고 이 문제를 풀어내고 싶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이 대표의 연임이 정치적 손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을 향한 견제가 본격화 될 경우 이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2027년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지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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