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후보 경선서 추미애 낙선하자 강성 지지자 분노…"탈당하겠다" 선포
정청래 "분노하는 당원과 지지자에 미안" 발언에 우원식 "갈라치기" 비판
여당은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경고…팬덤 갇히지 말고 협치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8779_454425_60.jpg)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확정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팬덤'의 거센 후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개딸'로 대표되는 이재명 팬덤그룹은 이른바 '명심 전사들'이자 '찐명 강성 당원들'이다.
'추미애 후보'를 강력 지지했던 강성당원들은 우원식 의원이 예상을 뒤엎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자 이들 당심은 한순간 분노로 바뀌었다. 개딸 강성당원들은 즉각 '탈당하겠다''수박짓'이라고 격렬한 '항의성 비난 댓글' '항의성 문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명심 전사''찐명 강성 당원'들인 '개딸 뜻대로' 안되자 일순간 분노와 혐오로 뒤바뀌며 '비난글 폭주'에 '분노탈당'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추미애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각을 세운 전력이 있기 때문에 대여 투쟁에서 '선명성'이 있다고 보고 강성당원들의 지지를 보냈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심지어 '검찰개혁' 선명성을 내건 조국혁신당으로 가겠다는 강성 당원들까지 나온 형국이다.
이들 개딸 등 강성지지층은 단순한 '이재명 팬클럽'을 넘어서 '당원민주주의'를 가치로 한 '강성 당원'들로 이재명 대표 대장동 사태, 비명횡사 공천 파동, 비명(수박) 낙선운동, 당헌당규 개정 등에서 '결정적 당심'을 발휘해 거의 모든 '당론'을 결정해왔다. 이번에도 우 의원에 투표한 의원들 '색출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내의 분노한 '개딸 팬덤정치 군단'의 집단 폭발이 거세지면서 국민의힘에서는 '국회의장까지 좌지우지'하는 '팬덤정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1극체제의 전체주의적 모습을 보이는 '개딸'들의 '팬덤정치' 행동이 민주당내의 민주정당 원칙을 훼손하는 것을 넘어 '국회'의 의회정치마저 훼손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찐명' 정청래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 멀다"...우원식 "당선인과 당원 갈라치기 하는 것"
여기에 '찐명'인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의 한마디가 논란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SNS을 통해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다. 당원과 지지자들을 위로한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권교체의 길로 가자"는 글을 올렸다.
'찐명'이 밀었던 추미애 당선인의 탈락과 우원식 의원의 국회의장 후보 확정에 강성 지지자들의 불만과 비난이 폭발하자 '찐명' 정청래 최고위원이 SNS를 통해 강성 지지자들 입장에 동조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로인해 '개딸 팬덤정치' 논란 재점화됐고 정청래-우원식 두 의원간에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17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청래 최고위원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 당선인의 판단과 당원을 분리하고 갈라치기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정 최고위원 발언에 "어디로 가려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당원들의 민심, 저한테 무슨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추미애 후보를 더 바랐던 심정도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런데 그게 다 다 채워지지 못했다고 우리 당원들이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 저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저도 그렇게 대충 살아온 사람이 아니거든요. 지난번 후쿠시마 원전 할 때 15일 동안 저도 목숨을 건 단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상당히 책임 있는 국회의원인데 그렇게 얘기하는 건 저는 적절치 않다"며 "오히려 우리 당선자들의 판단과 당원들을 분리시키고 그걸 갈라치기 하는 그런 게 아닌가 그런 점에서 수석 최고위원으로서 아주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단호히 비판했다.
거듭 우 의원은 "그걸 왜 분리해서 보는지 모르겠다. 당원과 국민들이 뽑아낸 사람들이 국회의원이고 당선자들다. 그리고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당원의 뜻과 완전히 배치해서 그렇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그걸 너무 지나치게 분리하고 그렇게 보는 건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늘 국회의원들은 당원들과 소통하고 그런 속에서 당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은 이러한 우 의원의 반박에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또다시 "어제 국회의장 경선 결과로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상처받은 여러분들에게 미안하다. 저의 말이 무슨 위로가 되겠냐만은 그래도 위로한다"고 공식 당지도부회의에서 노골적으로 '찐명' 강성 당원들을 두둔했다.
정 최고위원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이 민주당의 주인은 당원이다"며 "민주당의 주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민주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 사실, 그래서 이재명 지도부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건설을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원과 지지자들께서는 개인의 호불호가 아니라,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에 대한 분노와 시대정신에 대한 의사표현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당원들을 향해 "22대 개혁국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슬퍼할 시간에는 슬픔이 필요하고, 분노할 시간에는 분노가 필요하다"면서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헤어질 결심, 탈당 등 하지 마시고 정권교체의 길에 함께 해달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17일 SNS을 통해 거듭 "실제 당원들의 마음과 국회의원들의 마음의 차이가 너무 멀었고 이에 실망하고 분노한 당원들이 실재한다. 그럼 누구라도 나서서 위로하고 그 간극을 메워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걸 내가 자임한 것"이라며 "갈라치기라고 말하는 순간 갈라치기가 아닌 것도 갈라치기처럼 비춰질 수 있기에 우원식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정 최고위원은 "갈라치기 할 의도,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다. 오히려 보수 언론에서 갈라치기 할까봐 그 간극을 메워야겠다는 애당충정만 있었을 뿐"이라며 "의장후보 선거는 개인 호불호를 뛰어넘은 차원의 문제다.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대한 심판과 그에 따른 시대정신의 형성과 시대적 흐름의 문제였다. 당심은 그 지점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당심과 국회의원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우원식 의원도 이 점을 헤아려 당원과 지지자들의 바람대로 잘해주길 바란다. 내 뜻을 곡해하지 말고 오해를 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와 정청래 최고위원의 설전은 더이상 확대되지 않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당원 게시판에는 민주당 의원과 당선자들을 비판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탈당하고 조국혁신당으로 가겠다", "우원식 의원 찍은 사람들을 색출해야 한다"는 강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계속 탈당 신청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 되는 '개딸' 팬덤정치 논란…이재명, 진화 나서
더불어민주당의 '개딸' 팬덤정치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갈등에 격해졌다. 특히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에 일부 비명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강성 지지자들은 이런 비명계를 두고 '수박'이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수박'은 겉은 파란색이면서도 속은 빨간색인 것을 빗대 더불어민주당에 있으면서 국민의힘과 가까운 것 아니냐는 강성지지자들의 은어이자 멸칭이다.
지난해 5월 당시 비명계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 스스로 강성 팬덤과 절연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그나마 전광훈 목사와 절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뭐하고 있는가라고 했을 때 한 명 징계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탈당한 비명계 이상민 의원도 당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표를 맡고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비명계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는 탈당으로 이어졌다. 이원욱 의원의 경우 지난해 11월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의원과 함께 '원칙과 상식'이라는 모임을 출범시켰고 이후 조응천 의원과 함께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종민 의원은 새로운 미래로 가 유일하게 지역에서 승리했다. 윤영찬 의원만 민주당에 남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얻지 못했다. 이상민 의원은 아예 국민의힘으로 건너갔다.
이런 팬덤정치는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5.18 기념식장에서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선자들을 향해 "왜 제대로 투표하지 않았느냐"고 호통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쯤 되자 이재명 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과 의원중심의 원내정당은 언제나 부딪힌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격변의 중심에 들어와있기 때문에 새로운 현상들을 맞닥뜨리게 된다"며 "이번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서 일부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성난 지지자들을 향해 화를 가라앉혀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현상에 대한 의견은 다양할 수 있다. 방법도 다양하고 길도 다양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국민의힘 "개딸에 의지한 이재명에 준엄한 경고""민주당은 강성 당원 눈치만..민주정당이냐"
민주정당, 의회정치를 부정하는 팬덤정치 문제에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성일종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의 국회의장 후보 당선에 대해 "명심으로 민심을 거스르고 개딸에 의지하여 국회의장까지 좌지우지하려 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준엄한 경고가 내려졌다"고 '개딸'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성 총장은 "민주당 원내대표 추대, 국회의장 추대, 이재명 대표 두 번째 대관식 추대로 가려는 계획에 궤도 이탈이 시작된 것 같다"며 "명심이 민심이라며 국민을 기만해 왔던 민주당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민주당에 민주가 사라진 지 오래됐으며, 정치는 실종이 됐고, 1인 독재의 음습한 그늘이 총선을 통해서 더욱 공고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대의 장막으로 자신의 방탄갑옷을 입고 입법폭주를 통해서 대권의 고속도로를 깔려 한 본심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그리 외쳤던 민주당을 1인 사당으로 만든 것은 바로 이재명 대표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이번 결과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대표 경선에도 엄중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며 "또다시 당내 독재가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에 큰 불행이 닥칠 수밖에 없다. 국민이 엄중히 지켜보고 계신 것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한동안 잠잠하던 민주당 내 ‘팬덤 정치’ 논란이 국회의장 후보 선출과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며 "팬덤 정치에 갇힌 민주당이 국민의 협치 명령을 저버린다면 반드시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변인은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확정되자 강성 지지자들은 투표 명단 공개를 요구하면서 반란표를 색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당원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자 한 최고위원은 급기야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의힘은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강성 당원들은 지난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때도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데에 열을 올리며 과격 행동을 보인 바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회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눈꼴 사나운 ‘명심팔이’ 경쟁과 ‘추대’ 선동으로 인해 당내 다양성과 민주적 절차 실종에 따른 우려가 많았다"며 "민주당은 여전히 국민이 아닌 강성 당원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 이러고도 원칙과 상식이 존재하는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의원이 선출된 것은 ‘명심’만 쫓으며 당과 국회를 운영하려던 독단에 대한 경고이자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에 대한 거부다"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에게 ‘협치’의 명령을 내렸지만 민주당은 선거 후 줄곧 ‘민의’를 내세우며 민심과 동떨어진 행태만 반복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모든 정치적 의사 결정 때마다 강성 지지자들만 바라보는 민주당에는 협치와 소통은커녕 21대 국회보다 더한 입법 폭주와 힘자랑만이 엿보인다"면서 "또다시 정쟁과 발목잡기로 일관한다면 협치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쏘아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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