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 정권과 선그은 韓의 ‘묘수’
전남 영광…’진보당이 혁신당을 이겼다’
전남 곡성… ‘혁신당의 선거력, 문제없나?’
서울 교육감… ‘보수도 분열하면 망한다’

10·16 재보궐선거를 3일 앞둔 1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읍 종교시설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왼쪽)와 진보당 김재연 대표가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16 재보궐선거를 3일 앞둔 1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읍 종교시설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왼쪽)와 진보당 김재연 대표가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주 기자] 이변은 없었다.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는 국민의힘, 전남 영광과 곡성은 민주당의 텃밭임을 재확인했다. 당초 양당 모두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멘텀은 있었다. 부산 금정은 여야 맞대결이 벌어졌고, 전남 영광은 야당간 3파전으로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부산 금정에서 국민의힘이 패했다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책임론 혹은 ‘김건희 리스크’를 안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론이 제기되며 국민의힘이 내분으로 치닿았을 수 있었다. 전남 영광도 마찬가지다. 자칫 민주당이 패했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책임론이 부상하며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타격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변은 없었다. 다만 득표율을 상세히 뜯어보면 양당의 텃밭은 말라가고, 마른 텃밭에서 갈라진 틈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금정구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부산 금정구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부산 금정… 정권과 선그은 韓의 ‘묘수’

부산 금정을 상세히 살펴보자. 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조국혁신당 류제성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 명태균 이슈를 타고 정권심판론을 앞세웠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이변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나 민주당은 투표 결과 61.03%(윤일현)대 38.96%(김경지)로 22.07%포인트의 큰 격차로 패배했다.

여론조사에서 엇비슷한 지지율로 랠리를 벌인 김경지 후보의 득표율(38.96%)은 여론조사 결과(40.4%)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일현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보다 20%포인트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산 금정은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는 ‘샤이 보수’층이 상당히 두텁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제8회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에서 당시 (故)김재윤 국민의힘 후보는 62.03%, 정미영 무소속 후보는 37.96%를 득표했다. 민주당은 김경지 후보를 내세워 총력을 다하고 야권 단일화까지 이뤄냈지만,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과 1%포인트 신장한데 그쳤다. 

직전 선거인 22대 총선에서 금정 개표결과와 비교하면, 민주당의 성적은 더 초라하다. 국민의힘 백종현 의원은 56.62%, 민주당 박인영 후보는 43.37%를 얻었다. 재보궐과의 상대적 득표율차를 보면, 국민의힘은 4.41%포인트 늘었고 민주당은 4.41%포인트 줄었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오히려 금정구 주민의 보수성 결집을 불러일으켰다고도 볼 수 있다. 

한동훈 대표가 연일 금정구를 찾아 대대적으로 후보를 지원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대통령실이나 김건희 여사와의 선을 긋는 발언을 하고, 원내외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인 것이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으로 부터 국민의힘이 빗겨나게 만든 묘수였다. 동시에 한 대표가 금정구 주민에게 ‘차별화된 보수’ ‘보수의 대안’으로 자리잡아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탈하려는 보수세를 진정시킨 면도 있다.

역대 금정구 투표율 변화 추이를 보면, 지선 51.32% → 총선 68.35% → 재보궐 47.2%로 재보궐 선거치고도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 않았다.

전남 영광군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전남 영광군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전남 영광…’진보당이 혁신당을 이겼다’

전남 영광으로 넘어가 보자. 4.10 총선에서 급부상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민주당에 도전장을 낸 선거다. 야당간 치열한 3파전이 펼쳐졌지만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주당의 승리보다 조국혁신당이 3위로 밀려난 점이 눈에 띈다.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은 영광에 큰 공을 들였다. 진보당은 당원을 총동원해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유래없이 높은 득표율(이석하 30.72%)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은 영광에 ‘월셋방’을 빌려 상주하며 총력 선거전을 벌였지만 진보당에 비해 적은 득표율(장현 36.56%)에 그쳤다. 

전남 영광은 지난 지선에서 무소속이던 강종만 군수가 51.12%로 당선한 지역이다. 이를 비민주계 득표율이라 봤을 때, 진보당과 혁신당, 무소속의 득표율 합(58.90%)과 비교하면 7.78%포인트 비민주계 득표율이 신장했다. 

민주당은 지선에서 48.87%, 총선에서 49.04%를 얻었지만, 재보궐에서 41.08% 득표에 그쳤다. 비민주계 득표율정도 만큼 빠진 것으로, 영광군민의 민주당 지지율이 그만큼 빠져나갔다고 볼 수 있다. 

비민주계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영광이 뒤집혔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각 정당간 색채가 진보계열로 유사해 ‘무슨 수를 써서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기 보다 ‘우리 정당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수준의 정치적 레토릭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 곡성군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전남 곡성군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전남 곡성… ‘혁신당의 선거력, 문제없나?’

전남 곡성은 조국혁신당이 일말의 기대를 보인 선거구였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16일 폴리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대감이 크고, 열심히 선거운동했다. 곡성은 이길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그러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 지선(53.59%), 총선(41.13%)과 비교해 더 많은 지지율(조상래, 55.26%)을 얻었다. 비민주당계 득표율은 지선 때 46.40%, 총선 때 49.76%에 달했지만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는 35.85% 득표율에 그쳐 민주당의 높은 턱을 넘지 못했다. 

다만 투표율은 낮아졌다. 지선 73.99%, 총선 74.29%과 비교해 떨어진 64.6%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혁신당간 정책적 쟁점이 적은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조국혁신당에 선거의 구도를 만들고 판세를 이끌어가는 ‘선거력’이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광과 금정 등 쟁점이 불거지는 선거구에 힘을 분산한 것도 전략 실패라 볼 수 있다. 

인천 강화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인천 강화 역대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인천 강화… 민주당 ‘졌잘싸’

인천 강화에서는 민주당이 약진했지만 국민의힘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총선 때 있었던 사건으로 검찰 기소를 당하는 이슈가 있었음에도 강화군민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한연희 후보는 지난 지선에서 35.35%의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재보궐에 재도전에 42.12%를 얻었다. 6.77%포인트 지지율이 늘어난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볼 땐, ‘당선만큼 값진 신장률’이라 할 수 있다. 

인천 강화는 보수세가 상당히 강한 지역구다. 그러나 군수 선거에 있어서만큼은 정당보다 지역에 밀착한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기 보다 보수적인 지역 일꾼에 마음을 주는 지역구다. 

지선과 총선에서 강화군민의 민주당 기피율은 64%대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박용철 후보는 과반을 넘긴 50.97%로 당선했다. 광역단체장을 지낸 중견 정치인인 안상수 후보가 6.25%를 가져갔다. 그럼에도 64%대에서 51%로 득표력이 10%포인트 내외 떨어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제8회 지선과 10.16재보선에서 서울교육감 후보별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제8회 지선과 10.16재보선에서 서울교육감 후보별 득표율 비교.[일러스터=폴리뉴스]

서울 교육감… ‘보수도 분열하면 망한다’

진보와 보수가 서울시 교육감 자리를 두고 리매치를 벌였다. 진보 정근식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 심판을 앞세웠다. 선거 막판 최보선 후보가 사퇴해 진보단일화를 이뤄냈다. 조전혁 후보도 사실상 보수계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선거기간 동안 터진 ‘학폭 논란’에 휘말리며 4.31%포인트차로 석패했다. 

서울시교육감 보선은 진보계 조희연 교육감이 사법 이슈로 물러나면서 시작한 선거다. 그럼에도 진보 후보가 다시 당선해 서울 시민이 교육에 있어서는 진보계 쪽에 기울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지난 지선에서 보수계 득표합은 53.22%였는데, 보선에선 49.78%로 3.48%포인트 줄었다. 진보계 득표합은 지선에서 41.40%였다가 이번에 50.24%로 8.84%포인트 늘었다. 선거 초반부터 진보 후보 단일화가 이슈로 떠올랐고, 투표일까지 단일화를 이뤄낸 것이 승리에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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