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도들, 연합뉴스·KBS·MBC 등 취재진 향해 "개XX" "죽여도 돼"
언론계 "尹·국힘, 지지층 폭동 부추겨" "법원 폭도들, 내란죄 엄벌하라"
방문진 이사장 "언론 무차별 공격.. 취재진 보호 다각도로 해야"
법원, 폭도 58명 무더기 구속영장 발부

서부지법 앞에 모인 언론협업단체들 [사진=연합뉴스]
서부지법 앞에 모인 언론협업단체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 18일과 19일 서울서부지법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가 법원에 난입해 시설과 기물을 파손하는 폭동을 일으킨 가운데 이 과정에서 연합뉴스와 KBS, MBC, JTBC, MBN 등 취재진에게도 폭력을 휘둘러 부상자가 발생하고 취재 장비가 파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언론계는 일제히 법원 폭동을 '내란', '테러'로 규정하고 엄벌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서부지법에 침입한 46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량을 저지한 10명, 경찰관 폭행 또는 서부지법의 담을 넘은 인원 10명 등 총 66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이들 가운데 6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58명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폭도들 취재진 향해 "개XX" "죽여도 돼"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 중 일부는 법원에 난입해 유리창과 집기를 부수는 등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취재진을 상대로 '죽여도 괜찮다'며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취재 장비를 탈취 및 파손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연합뉴스, KBS, MBC, JTBC, MBN 등 소속 기자 1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시위대는 취재진을 향해 "이 개XX 밟아" "죽여도 돼"라며 집단 린치를 가했다. 

또, 고가의 카메라 거치대, 메모리카드 4장, 카메라 배터리 2장, 안경, 오디오맨의 휴대폰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피해를 입은 MBC 영상기자 A씨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3시 50분쯤 현장(서부지법)에 도착했다"며 "후문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카메라를 들고 갔는데, 가자마자 한 명이 'MBC다'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불러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구타를 당했다"며 "한 명이 나를 넘어뜨리고 구타하며 소리질렀고, 발로 뒷목을 가격을 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A씨뿐만 아니라 다른 취재진에도 폭행을 당했다. 

그는 "나와 함께 갔던 분은 내가 맞는 걸 말리고 채증하려 했는데 이분도 넘어져 끌려간 뒤 누운 상태에서 발로 구타를 당했다"면서 "그 상황에서도 카메라로 채증 아닌 채증을 하고 있었다. 시위대도 자신들의 얼굴이 찍히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카메라를 빼앗으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시위대는 카메라 안에 있는 메모리카드를 탈취해 갔다고 한다. 

A씨는 "20년 가까이 일을 하며 많은 집회에 나갔고, 밀치거나 욕을 하거나 카메라에 침을 밷는 등의 일을 많이 겪었다"면서 "이번처럼 한두 명이 집단적으로 구타당하는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KBS 취재진을 폭행하는 모습 [사진=KBS 뉴스 갈무리]
KBS 취재진을 폭행하는 모습 [사진=KBS 뉴스 갈무리]

언론계 "尹·국힘, 지지층 폭동 부추겨" "법원 폭도들, 내란죄 엄벌하라"

전례 없는 취재진에 대한 무차별 폭력 사태에 언론현업단체들이 내란죄 엄벌을 촉구했다.

언론현업 8개 단체는 20일 서부지법 인근 공덕소공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19 폭동 극우깡패들을 내란죄로 엄벌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헌정 파괴, 민주주의 파괴행위가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취재진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행은 전례가 없는 충격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목했다.

이들은 "윤석열은 사법부의 일관된 판단을 거듭 부정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혼란으로 빠뜨린 내란을 정당화했고, 이에 부화뇌동한 집권당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결사옹위하는데 당력을 총동원했다"며 "이뿐만 아니라 윤석열의 체포·구속을 막기 위해 극우 유튜버와 극렬 지지층을 향해 줄기차게 항전을 부추겼고 그 결과로 나타난게 1·19 폭동 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극렬 지지자들의 폭동과 난동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면서 "대한민국 법치를 뒤흔든 폭도들에게 어설픈 관용이란 있을 수 없다.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내 내란죄로 엄벌해 대한민국의 근간을 바로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BS와 MBC도 별도 입장을 내고 취재진 폭행에 대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KBS는 20일 "취재진 폭행은 언론 자유의 심각한 위협이자,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정면 도전"이라며 "이번 폭행 사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사법당국에 엄정한 수사·처벌을 촉구한다. 취재진에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를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취재진 부상과 트라우마 등의 치료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안전에 유의하면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건 취재와 보도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MBC도 19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난동사태는 단순히 한 언론사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헌법적 핵심 가치인 언론자유를 유린한 폭거다. MBC는 반헌법·반국가세력에 대해, 폭동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취재진 보호와 MBC의 보도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도 향후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을 향해서는 "이번 법원 침탈과 취재진 폭행은 내란 수괴와 그 일당들의 내란 행위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로 규정할 수 있다. MBC는 내란 사태가 더이상 내전 양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의 강력한 조치를 아울러 촉구한다"라고 했다.

일부 극우세력에서 '다음 습격 대상은 MBC'라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현재 엄중히 대비·대응하고 있다. 끊임없이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했던 무도한 권력에 당당히 맞서왔던 것처럼 MBC는 내란 세력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MBC 취재진도 메모리 카드를 탈취당했다 [사진=MBN뉴스 갈무리]
MBC 취재진도 메모리 카드를 탈취당했다 [사진=MBN뉴스 갈무리]

방문진 이사장 "언론 무차별 공격.. 취재진 보호 다각도로 해야"

법원, 폭도 58명 무더기 구속영장 발부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도 이번 사태로 취재진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21일 안형준 MBC 사장에게 "언론 일반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인 것 같아 방송협회 등 언론단체와 협력해 취재 기자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조처를 법 집행 기관에 다각도로 요구해야 하지않을까 싶다"며 회사 차원의 보호 조치 등을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안형준 사장은 보도본부 내에서 헌법재판소, 법원 등 현장에서 취재진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권 이사장은 "언제라도 이런 식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기자들도 위축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경영진들이 섬세하게 대응하고 다친 부분들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심리 치료 등도 제대로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서부지법에 침입한 46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량을 저지한 10명, 경찰관 폭행 또는 서부지법의 담을 넘은 인원 10명 등 총 66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가운데 6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2일까지 58명이 구속됐다. 

서부지법 홍다선 판사는 22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22명,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5명,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받는 1명과 공용물건손상 미수 혐의를 받는 1명 등 2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서부지법의 강영기 판사는 같은 혐의를 받는 19명 중 1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외에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7명과 특수 폭행 혐의 1명, 건조물 침입 혐의 1명, 공무집행방해 혐의 1명 등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청구한 63명 중 총 58명이 구속되고 5명이 구속을 면하게 됐다.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피의자들은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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