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진영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시사정치뉴스 방송의 대담 토론 프로를 장악하고 있다. 해당 방송국에서도 방송에 익숙한 사람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으니, 손으로 꼽을 정도의 몇 사람이 이 방송 저 방송 하루 종일 내비친다. 그렇잖아도 정파적 유튜브가 정치언론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지상파와 종편 같은 레거시미디어까지 진영정치의 도구가 돼 있다. 진영정치의 극복에 도움되는 언론이 아니라, 오히려 재생산하는 창구다. 공론장을 매개하는 방송마저 진영정치를 재생산한다면 민주주의 기반으로서 공론장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
"인사는 여론에 흔들리면 그 인사는 망합니다". 22일 대통령과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대의제의 공적 기구를 맡는 고위 공직자 인사에서 여론에 흔들리지 말라는 독특한 인사론을 펼친 것이다.인사가 주특기라며 국정원 인사처장 경력을 내세운 듯하다. 위계적 충성과 조직 능력을 우선하는 국정원 인사와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정을 책임지는 대의제 고위 공직자의 역할 중심은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김민석 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방어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논리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의 계엄이 관철됐으면 국민 수천, 수만이 무인도에서 바다에서 죽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 반대를 외치는 보수 세력의 광주 집회와 이를 호위하는 국민의힘을 전두환의 쿠데타 세력과 등치시키며 성토한 글이다. 잠시 실용주의를 꺼내더니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자신을 향한 사법 시계가 째깍거리는 상황에서 헌재 탄핵 심판마저 논란을 부르며 흐릿해지자 다시 꺼낸 증오와 적개심의 정치다.물론 비상계엄은 시대착오적이고 황당했다. 국회의 해제 요구로 몇 시간 만에 무산될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민주당의 정책변신과 실용주의 행보가 현란하다. 이 대표는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용주의가 민주당의 주된 가치라고까지 했다. 물론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방탄과 권력정치의 정당이었다. 국민을 위한 실용과는 멀었다. 굳이 따지자면 실용보다는 관념 또는 이념을 앞세운 권력카르텔이었다.그런데 탄핵정국에서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한계를 깨달은 모양이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집권을 위해 더 절실한 자가진단의 결과로 보인다. 그들만의 권력정치가 아니라 민생과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시대착오적이고 황당한 비상계엄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당했고, 직무가 정지된 채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내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대상도 돼 있다. 직무정지된 그는 위법행위가 없었다는 듯 탄핵과 수사에 맞서 싸우겠다고 한다. 헌재 판결의 향배와는 별도로 윤 대통령은 이미 국민에게 파면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정상적인 복귀는 어려워 보인다. 불량정치의 공생 구조를 만들어온 우리나라 정치체제 자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지난 7월 국회 법사위에서 대통령 탄핵 발의 국민청원에 대한 심사 청문회가 진행됐다. 현재 어떻게 됐을까? 국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아직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으로 나와 있다. 심사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해야 할 기한인 상임위 회부일 기준 90일이 훨씬 지났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중간 보고서를 제출하고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추가 60일도 내일이면 넘어간다. 조국혁신당이 별도의 대통령 탄핵안 초안을 발표했고, 국회를 주도하는 민주당 등은 장외집회를 통해 대통령 퇴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총장님은 ‘장님 무사’이고 사모님은 ‘앉은뱅이 주술사’다.” 무사는 주술사의 안내를 받아야 칼을 제대로 쓸 수 있고, 주술사는 무사의 등을 타야 움직이며 칼잡이 실력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논란의 명태균씨와 함께 일했던 강혜경씨가 지난 21일 국회 법사위에 증인으로 나와서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의 정치입문 시기에 명태균이 부부에게 했다는 조언이다. 물론 명태균의 자기과시성 허언일 수도 있고, 전해들은 강혜경씨의 증언이니 직접 확인한 사실은 아니다.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호남지역 10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총선에서는 ‘지민비조’ 역할 분담까지 내걸었던 연합세력이었다. 국회 운영에서 반(反)윤석열 연대도 여전히 확실하다. 그러다가 같은 지지기반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국면에 이르자 아슬아슬한 적대감이 잠깐 표출되기도 했다. 비례투표에서 호남 1위 정당이었던 조국혁신당이 구체적 지역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도전일 터이다. 민주당은 독점적 지지기반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언론에서는 호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인공지능을 이용한 이미지 합성, 딥페이크(deepfake)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음란물 합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인격 살인, 디지털 살인 행위라고 입을 모아 성토한다.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면서 특위를 구성하기도 했다. 사실 근거없는 음모론이나 괴담 같은 유사 딥페이크는 이미 우리 정치에 일상으로 동원되고 있다. 딥페이크에 대한 문제의식만큼이나 만성화돼 있는 근거없는 유언비어 정치에 대한 각성도 필요하다.페이크(가짜)뉴스, 음모론,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여야 정당이 모두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미 지구당 부활을 담은 정당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고, 여야 대표회담에서도 “정당정치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구당 제도의 재도입을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우리 정당정치를 생각한다면 정당정치의 활성화는 나쁜 정치의 활성화에 다름 아니겠지만, 그냥 정치개혁이라는 의미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과연 그게 바람직한 정치개혁 방향인지 논란의 여지가 작지 않다. 또 정치개혁 차원에서는 중앙당 독점체제를 전제로 한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올림픽 기간이다. 간혹 국가주의적 올림픽 경쟁에 불편한 시선을 갖는 사람도 있다.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는 나는 올림픽 뉴스에 관심이 꽤 있는 편이고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응원을 보낸다. 올림픽 중계와 관련 소식이 정쟁 소식을 조금은 뒤로 밀어내는 요즘이다.배드민턴 여자 개인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 선수의 협회 비판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그동안 배드민턴협회의 운영과 국가대표 선발 지원에 대한 문제들을 토로했다. 자신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 주목받을 만한 상황을 기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의 국민청원이 법사위에 배정돼 심사중이다. 국민의힘은 일단 국회법에서 청원 접수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는(제23조③)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회에서 탄핵 발의가 되지도 않았는데, 법사위에서 탄핵 관련 조사권을 발동하는 게 위법이라는 것이다. 1차적으로는 법사위에서 따져야 할 사항이나 법사위를 주도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조사 대상으로 의결해 진행하고 있다. 13일에는 법사위의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에 증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이재명 (전)대표의 형사 재판 중 두 건의 1심 결과가 10월 전후로 나올 예정이다. 9월 6일 결심일자가 잡힌 선거법 위반 재판에 이어, 위증교사 재판도 9월 30일 최종 변론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결심 이후 한 달 정도면 선고가 나올 거라 한다. 물론 1심의 재판이기 때문에 최종 대법원 확정까지는 더 많은 일정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정국을 지배했던 정치화된 형사사건의 일부가 처음으로 사법부의 판단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너무 지체
[폴리뉴스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민주당이 당원중심 대중정당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주권 정치개혁’ ‘이재명과 함께 정권교체’와 더불어 한묶음의 3종 세트로 선창되고 있는 요즘 민주당의 혁신구호다. 당원 중심의 정당, 국민주권의 정치, 모두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는 좋은 말이다. 그러나 당연한 말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배경을 보면, 오히려 민주주의가 왜곡될 수 있는 포퓰리즘의 동원 전략이 있다. 이재명 대표 연임 추대가 당연시되는 ‘이재명과 함께 정치개혁’ 구호 또한 민주 정당과 어울리지 않는다. 카르텔의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민주당이 개혁 국회를 강조한다.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 후보들도 모두 개혁 국회를 말했다. 사실상 의장으로 확정된 추미애 후보는 물론 중도 사퇴한 후보들의 명분도 모두 ‘개혁 국회’였다. 민주당의 주도권이 관철되는 국회를 개혁 국회로 상정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의 호흡, 민주당의 승리, 정권교체를 직접적으로 내건 후보도 있었고, 이미 추미애 후보는 ‘의장은 중립이 아니다’고 했다. 국회법에서 의장의 중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소속 규정까지 두고 있음에도 말이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중립을 지키고자 했던 역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른바 영수회담을 가졌다. 마치 남북 정상회담처럼 비중있게 다뤄졌다. 진행 과정에서부터 정국분석의 주요 소재가 됐고, 회담 상황이 생중계됐다. 일상적 국내정치가 될 수 있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이 이렇게 특별한 일이 돼버린 게 요즘 한국정치의 현실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정국 변화의 특별한 전기를 만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처음 가진 공식적인 회담으로 상호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정도에 의의를 둘 수는 있겠다. 이마저도 대통령에 대한 심판
민주당이 지난 5일 이재명 대표가 발표한 위성정당 준연동형 선거제를 의총에서 만장일치 당론으로 확인했다. 위성정당 방지를 대선 공약이자 당론으로 삼았던 민주당에서 위성정당을 다시 가동하겠다는 게 떳떳한 일은 아니다. “칼을 들고 달려드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 없다”며 고육지책임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연합비례정당 참여를 기대했던 몇몇 소수 세력들은 환영했다. 이 대표의 병립형 회귀를 우려하고 비판했던 친야 인사들도 환영했다. 다만 위성정당 문제를 아쉬워했다. 그러나 위성정당을 가동하는 연동형은 애초 연동형의 취지와 정반대 효과를 가
우리 대한민국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압축 성장에 성공한 보기 드문 나라다. 최근 들어서 향후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고, 정치 또한 거의 최악 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이긴 하다. 그렇더라도 K-컬처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나라가 돼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 작가가 한국을 방문한 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평가를 해, 우리 사회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경제·문화적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깊은 우울증과 외로움을 앓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유교 문화의 나쁜 점과 자본주의의 단점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이 최근 정치권의 가장 큰 주목거리였다. 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로까지 규정했던 한동훈 위원장이다. 그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사이에 이런 식의 갈등은 매우 비상식적이었다.비상식적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당이 대통령에 종속돼 있다는 것은 뻔히 아는 사실이지만, 공개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취임한지 한 달도 채 안 된 비대위원장을 사퇴하라고 한 것이다. 이준석, 김기현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여당 지도부 문제에 대통령실이 개입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여당의 혁신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새해 들어 오면서 본격적인 22대 총선 경쟁이 시작됐다. 이번 총선은 정치지형과 정당정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라 하겠다.정치학에서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는 지지기반이나 정당이념, 정당정치 지형이 결정적으로 재편성되는 선거를 말한다. 그 변화의 기준을 여러 차원에서 볼 수 있다. 그만큼 변화의 주기도 길게, 또는 짧게 가늠할 수도 있다. 민주화 이후 보수-진보 패러다임의 변화 차원에서 볼 수도 있고, 양극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