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범 "당과 국가 발전 측면에서 검토" 측근 "수도권 출마보다 불출마 가능성 높아"
인요한, 연일 당내 중진·친윤계 향해 불출마·험지출마 '결단' 요구
권성동·장제원 등 친윤계는 관망.. 혁신위 다음 카드는 공천룰 변경?
이준석 "나갈 곳 없으니 불출마" 김종인 "인생 걸고 해왔는데 그만 두겠나" 

김기현 대표가 주변에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며 불출마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대표가 주변에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며 불출마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선 이상 중진들을 대상으로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등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가 주변에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며 불출마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하여 장제원·권성동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다음 카드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기현 1기 지도부'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김 대표의 울산 출마 포기를 기정사실로 봐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아마 여러 가지 고민하실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김기현 대표께서 과거에 저희랑 대화하시면서 본인 스스로도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는 말씀하셨다"며 "당대표, 원내대표 다 경험하셨고 또 선거 나와서 울산시장도 역임 하셨고 하는 과정을 말씀하셨다. 저는 충분히 당과 어떤 국가 발전의 측면에서 이젠 검토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여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뒤 2014년부터 4년 동안 울산시장을 역임했다. 이어 21대 국회에 들어와 20대 대선에서는 대선을 승리로 이끌고 원내대표를 거쳐 지난 3월부터 당 대표를 맡고 있다.

유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친윤 지도부 인사에게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는 질문에 "당의 변화를 위한 불가피한 요청이기 때문에 분명히 심도 있게 검토가 될 것이고 정책적으로 또 정무적으로 아주 다층적으로 검토는 될 것이다. 당내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논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 대표 측근도 언론에 "김 대표는 내년 선거에서 총선 승리를 이끈 당대표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며 "수도권 출마와 총선 불출마 중 선택한다면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인요한, 연일 당내 중진·친윤계 향해 불출마 험지출마 요구

인요한 위원장은 연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당내 중진과 친윤계 인사를 대상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8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서 '당 지도부·중진·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와 관련해 "물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기득권 내려놓기 쉬운 일 아니다"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오히려 50% 이상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여러 의원들에게 '결단'을 권하고 있다면서 "다른 대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제가 제시한 것 외에는 없다"며 "대한민국 사람들 세계에서 제일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다. 다 갈 길을 안다. 결단을 내려서 가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지난 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도 친윤계 인사를 향해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가 다 알지 않느냐.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어제 저녁에도 결단을 내리라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자가 '결단의 대상으로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이나 김기현 대표가 떠오른다'고 하자 "그중에 한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는 것은 그분들이 알아서 스스로 멋있는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을 사랑하면, 나라를 사랑하면,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되면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권성동 의원은 18대 국회 보궐선거 이후 내리 4번 연속 고향 강릉에서 당선된 당내 중진이자 친윤 핵심으로 손꼽힌다. 장제원 의원도 부산 사상을 지역구로 둔 3선 중진이자 친윤 핵심이다.

권성동·장제원 등 친윤계는 관망.. 혁신위 다음 카드는 공천룰 변경?

인 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결단'을 권하고 있는 대상이 권성동·장제원 의원임이 분명한 만큼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인요한 혁신위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두 의원을 포함한 친윤 인사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의 발언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끝까지 저항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또, 혁신위의 요구는 '쇄신'이라는 대의명분도 갖추고 있다보니 결국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현 지역구가 아닌 수도권 등 타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내 친윤계 인사들의 '결단' 시기가 늦춰질 경우 인요한 혁신위의 다음 카드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공천룰 변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즉, 정치 신인에 대한 가점을 조정해 경선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혁신위 내부에서는 비례대표에서 청년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나라의 희망이 생기려면 세대교체도 하고 청년들이 (국회에) 들어가서 (일을 해야 한다)"며 "비례대표 나이를 내리고 의무화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 나이가) 30, 40대까지는 내려가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해법을 제시해야 당도 관심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정치 세대교체를 명분삼아 비례대표에서 청년의 비중을 높이고, 이를 발판삼아 공천룰까지 변경한다면 자연스러운 중진 물갈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언론에 "국민들에게 혁신위가 내던진 가장 큰 화두"라며 "지도부·중진·친윤 의원 등 모두가 자신의 행보에 책임을 느끼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안으로는 본인들이 고민하고 내린 결단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더 늦어졌다가는 '정치적 타이밍'을 놓치면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될 것"이라며 "한꺼번에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릴레이로 거취를 표명해 '오 정말 국민의힘이 바뀌네'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나갈 곳 없으니 불출마" 김종인 "인생 걸고 해왔는데 그만 두겠나" 

이런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불출마는 선사후당"이라고 비꼬았으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중진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가 현실성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대표를 겨냥해 "당의 대표나 혁신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미는 선당후사가 아니라 선사후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쯤 정당의 연구소들은 당연히 시시각각 전지역 여론조사를 통해 판세분석을 한다"며 "'돌려보니 나갈 곳 없다. 우리는 누가 그래도 나중에 따로 챙겨줄거야. 하지만 우리 불출마 해서 다른 애들 다 끌고 자리 비우게 만들자'의 방증이 된다"며 김 대표가 낙선 가능성이 높자 불출마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인 위원장이 혁신이라고 하는 걸 여러 가지 만들어 냈는데 현실성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하고 거기에 대한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에 대해 "해당 의원들이 거기에 대해 순응할 것인지 않을 것인지 반응이 없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 등에 대한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우리나라 역사상 의원이 공천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서너건 밖에 없다"며 "지금 인 위원장의 말대로 스스로 좀 자진해서(결단을) 하라는 말은 그 사람보고 정치 그만하라는 얘기랑 같다. 인생을 걸고 해왔는데 그만 두겠냐"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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