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尹대통령과 할 말 많아" 얘기하자 박찬대 원내대표 영수회담 제의
신지호 부총장 "한동훈 만남이 먼저, 합의 이뤄지면 대통령과 회동 필요할 수도"
한동훈 대표도 "금투세 폐지 토론하자…이재명 안되면 박찬대와도 가능" 역제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8/659850_466229_5058.jpg)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경선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제의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해 초당적으로 풀어가자며 영수회담을 제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와 만나는 것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고 한동훈 대표 역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문제를 다루기 위한 여야 지도부 토론을 제안했다.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찬대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 및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 비상 상황 대처와 초당적 위기극복 협의를 위해서‘여야 영수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 현재 위기는 윤석열 정부 혼자 힘으로만 돌파가 어렵다. 여야가 ‘톱-다운 방식’의 논의를 통해서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속도감 있게 대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영수회담과 더불어 정부와 국회 간‘상시적 정책 협의 기구’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 대책 상당수는 입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들이라 빠르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 야당이 모두 참여하는 정책 논의 기구가 조속히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와 중동 위기 고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같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세계 경제가 혼돈에 휩싸였다"며 "국내 증시도 사상 최대 폭락을 거듭하다 어제 겨우 반등했지만 시장의 혼란과 불안은 여전하다. 정부는 ‘일시적 변동성 확대에 과민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너무나 안일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폭증하는 ‘대외 리스크’보다 현재 국내 경제가 마주한 위기 요소는 보다 심각하고 복잡다단하다. 극심한 고금리, 고물가의 장기화로 내수 침체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지난 2분기 성장률이 –0.2% 역성장을 기록했다"며 "갈수록 파장이 커지고 있는‘티몬-위메프 사태’도 앞으로 국내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 명약관화하고 악화일로인 가계부채, 자영업자 줄도산 위기, 부동산 PF 문제까지 경제 곳곳에 시한폭탄들이 도사리고 있다. 작은 불씨 하나만으로도 자칫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궤멸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비상시국"이라고 말했다. 이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영수회담이라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7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헝클어진 실타래를 푸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밖에 없다. 지금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맞냐 아니면 김건희 여사가 또 다른 V(VIP)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를 풀려면 대통령이 공개 토론 자리에 나와서 이재명 대표 후보와 함께 토론하고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국민을 위한 마음이 무엇인지 대통령 스스로 밝혀야 헝클어진 정국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도 이재명 대표가 오는 18일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을 제의한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범야권의 법안상정과 가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이 도돌이표처럼 이어지고 있는 난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어려운 상황을 풀기 위해서 영수회담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8/659850_466230_520.jpg)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영수회담을 여는 것에 대해 미온적이다. 총선 이전에 이재명 후보가 대표였던 시절에 영수회담을 제의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당대표와 만나는 것이 순리라는 국민의힘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6일 오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날 SBS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한동훈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신지호 부총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이 필요하면 또 만나야 되겠지만 일단 오는 18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 이뤄져야 되지 않겠느냐"며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 있어야 하고 대표회담에서 민생 현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고 국회와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라면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는 회동이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 역시 이재명 대표와 만남을 제안했다. 이재명 대표가 힘들다면 박찬대 원내대표라도 만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는 7일 자신의 SNS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주가폭락 때문에 열지 못한 금투세 존폐 토론회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합동으로 하자고 대변인을 통해 제안했다. 그 제안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 측은 국민의힘에서는 내가 토론자로 직접 나오고 민주당에서는 회계사 출신인 '당대표 직대'가 나와서 토론하자고 했다"며 "내가 여당의 대표이니 연임이 확정적인 이재명 대표가 나오면 더 좋겠지만 어렵다면 박찬대 당대표 직대와 공개토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투세 폐지는 민생 문제다.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건강한 여야관계를 이번 민생토론으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한동훈 대표와 만남을 전격 수용한다면 첫 대표간 만남도 이뤄질 수 있다. 법무부장관으로서 이재명 대표를 구속기소한다고 국회에서 역설했던 한동훈 대표가 이제는 여야 대표 자격으로 관계를 새롭게 설정해 만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가 미래권력으로 떠오르는 상황이어서 이재명 대표로서도 한동훈 대표를 만날 명분은 충분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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