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 IRBM 시험 발사 성공".. 괌 미군기지 직접 타격 가능 수준
美 "안보리 결의 위반.. 대화 나서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강력 규탄.. 3국 공조 강화"
김정은, "대한민국은 주적, 전쟁 피할 생각 없어...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
대북 전문가 "한반도, 6·25 전쟁 직전 만큼 위험" 외신 "한미 선거 영향 시도"
국힘 "총선 앞두고 꾸민 저급한 책략" 민주 "동해가 사격장인가.. 미사일 도발 용납 안 돼"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이고,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27일 만이다.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대북 전문가들은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외신들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앞다퉈 보도하면서 올해 한국과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北 "극초음속 IRBM 시험 발사 성공".. 괌 미군기지 직접 타격 가능 수준

합찹에 따르면 북한은 14일 오후 2시55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했다. 미사일은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북한 미사일총국은 15일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14일 오후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싸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 발사의 목적은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의 활공 및 기동 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 확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험발사는 주변국의 안전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으며 지역의 정세와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됐다"며 "강력한 무기 체계들을 개발하기 위한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며 정상적인 군사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번에 발사한 IRBM의 사거리는 3천∼5천500㎞로 추정된다. 즉,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약 3천500km 거리의 미국 영토인 괌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요격이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입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美 "안보리 결의 위반.. 대화 나서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강력 규탄.. 3국 공조 강화"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했다.

국무부는 "이번 발사는 최근 몇 년간 북한이 발사한 다른 탄도미사일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의 이웃 국가들에 위협이 되고 지역 안보를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미국·일본 북핵 수석대표들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정박 미국 대북특별부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전날 밤 3자 유선 협의를 갖고 북한의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3국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3국 북핵 대표는 북한이 연초 서해 포병 사격에 이어 올해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을 규탄했다.

특히 북한의 불법적 도발과 위협이 역내 불안정의 근본 원인임을 이번 발사가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줬다며, 북한이 도발을 거듭할수록 한미일 안보협력은 더욱 강화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도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중앙TV, 김정은 ' 무인기' 시찰 방영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중앙TV, 김정은 ' 무인기' 시찰 방영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대북 전문가 "한반도, 6·25 전쟁 직전 만큼 위험" 외신 "한미 선거 영향 시도"...김정은 "대한민국은 우리의 주적, 전쟁 피할 생각 없어"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전쟁 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미사일 발사까지 감행하자 대북 전문가들은 현재 '한반도가 6·25 전쟁 직전 만큼이나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새해들어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하고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감히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들거나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그러한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며 "김정은이 1950년에 할아버지(김일성)가 그랬듯이 전쟁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정은이 언제, 어떻게 방아쇠를 당길지 모르지만 작년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고 있는 '전쟁 준비' 메시지가 북한이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bluster)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 결렬에 크게 실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의 목표였던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완전히 포기했으며 그게 전쟁을 결심하게 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최근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한반도 문제의 군사적 해법을 추구할 기회와 시기가 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리의 계산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식으로 움직이려고 계획할 수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발언과 행동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경우 핵무기를 활용한 군사적 해법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쟁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게 "미친 소리 같을 수 있지만, 역사는 다른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다고 확신하는 이들이 가장 위험한 게임을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북한이 올해 한국과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AP 통신은 이번 발사에 대해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선거가 있는 해에 지역적 적대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또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국과 대치 국면의 판을 키우는 동시에 4월 한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자 추가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거나 한국에 대한 제한된 물리적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국 진보세력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서 북한과 화해를 모색하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길 원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양보를 얻을 수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은 탄도 미사일 시험을 통해 북한 핵무기가 미국을 공격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고위층과 주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미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핵무기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선전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것도 영향을 일부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민진당 정권 승리에 따라 양안 및 대만관계에서 긴장관계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동북아 및 남중국해 긴장 가능성에 대비하는 무력시위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국힘 "총선 앞두고 꾸민 저급한 책략" 민주 "동해가 사격장인가.. 미사일 도발 용납 안 돼"

여야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오늘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계속된 북한 김정은 정권의 무력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군사 도발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내부의 경제난으로 인한 체제 불안정성이 심화하자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함일 것이다. 또한 4월 총선을 앞두고 우리의 분열을 획책하기 위해 꾸민 책략일 것"이라며 "북한은 계속된 도발과 저급한 책략으로 우리 내부의 혼란을 유도하고 평화를 위협할 수 있다는 망상에서 당장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는 굳건하다. 그 어떤 도발에도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맞설 것이며,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강력한 힘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춰 북한의 그 어떤 공격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계속해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무력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미사일 도발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무력 도발을 즉각 멈춰야 한다.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뿐임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주장하는 '힘에 의한 평화'의 현실은 '힘에만 의존하려는 불안한 평화'"라며 "한반도 정세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국민을 기만하는 '가짜평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이 불안에 떠는 일상을 강요하려는 것인가"라며 "정부와 군은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국방 태세를 견지해야 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체제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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