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8일 오전 ICBM 고각 발사.. 사거리 1만5천km 미 본토 전역 타격 가능
김정은 "워싱턴 잘못된 결심 내릴 때 우리 선택 보여준 계기" "더 공세적 맞대응"
남북관계도 경색 불가피.. 신원식 "참수작전 훈련도 옵션"
통일부, 북한 인권 문제 언급하며 대결 양상 지속.. 북 도발에 "후안무치" 비난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ICBM 발사 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워싱턴이 우리를 상대로 잘못된 결심을 내릴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를 뚜렷이 보여준 계기가 됐다"며 유사시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즉시, 압도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으며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경우엔 수뇌부를 제거해 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참수작전' 훈련도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18일 오전 8시경에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했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이며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의 ICBM 발사다.

합참은 1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ICBM이 오전 9시37분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으며 최고고도는 6000㎞ 이상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ICBM이 탄도미사일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될 경우 1만5000㎞ 이상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양과 미국 워싱턴 간 비행 최단거리가 1만1044㎞인 점을 감안하면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다.

김정은 "워싱턴 잘못된 결심 내릴 때 우리 선택 보여준 계기" "더 공세적 맞대응"

이번 ICBM 발사는 한국과 미국이 지난 4월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돌입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앞서 한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2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고 내년 여름까지 핵 전략 기획·운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내년도 한미 연합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여기에 17일에는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17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 핵추진 잠수함의 입항은 지난달 22일 로스앤젤레스급 '산타페함'(SSN-763)의 제주 해군기지 입항 이후 약 3주 만이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7일 담화에서 한미 NCG 회의에 대해 "이는 유사시 공화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작전절차를 실전 분위기 속에서 검토하려는 노골적인 핵대결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변인은 "워싱톤에 모여 앉아 위험천만한 핵전쟁 궁리를 하자마자 핵동력잠수함 '미주리'호를 조선반도에 출현시킨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라며 "이러한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 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도 18일 "엄중한 정세에 대처하여 조선노동당중앙군사위원회는 강력한 경고성 대응조치를 취할데 대하여 명령했다"며 "공화국에 대한 '핵보복타격'을 실전화한 대규모연합훈련을 감행할 기도를 공공연히 드러내놓았다"며 한미 핵작전 연습 결정을 비난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ICBM 발사 의도를 드러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훈련을 참관하며 "워싱턴이 우리를 상대로 잘못된 결심을 내릴때에는 우리가 어떤 행동에 신속히 준비되어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할지를 뚜렷이 보여준 계기가 됐다"며 "이번 훈련성과는 우리 국가 무력을 보유한 가공할 공격력과 절대적인 핵전쟁 억제력의 실상과 신뢰성에 대한 실천적인 과시"라고 말했다.

이어 "미제와 추종 무리의 악질적인 대결야망은 저절로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근간을 흔드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적들의 온갖 군사적 위협 행위들을 절대로 좌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들이 계속 잘못된 선택을 이어갈 때는 분명코 보다 진화되고 보다 위협적인 방식을 택하여 더더욱 공세적인 행동으로 강력하게 맞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도 경색 불가피.. 신원식 "참수작전 훈련도 옵션"

이번 북한의 도발로 남북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우리 영토와 국민에 대한 어떠한 도발도 즉시 압도적으로 대응하라"며 "국제사회와 적극 연대해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활동을 규탄하고 저지해나갈 것"을 지시했다.

나아가 한미 NCG의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한미의 대북 핵 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18일 MBN 뉴스7에 출연해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경우엔 수뇌부를 제거해 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참수작전(decapitation strike)' 훈련도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진행자가 '참수작전' 훈련이나 전략자산 전개 여부에 대해 묻자 그는 "2가지 다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고, 참수작전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오늘 주한미군 홈페이지에 한미 특수전 부대가 훈련하는 것을 공개했다. 공중기동, 핵심시설 습격, 내부 소탕 같은 훈련을 지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한미군과 주한 미 특수작전사령부(SOCKOR) 등은 SNS에 우리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경찰특공대, 미 육군 1특전단(이른바 '그린베레') 등이 연합 특수전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통일부, 북한 인권 문제 언급하며 대결 양상 지속.. 북 도발에 "후안무치" 비난

남북관계 개선에 힘써야 할 통일부도 연일 북한에 날을 세우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8일 "북한 인권 침해는 현재 진행형이나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계속 개선을 촉구하면 결국 북한도 변화할 것"이라며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를 다시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통일부 주최로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3 북한인권 국제대화' 개회사를 통해 "인권과 가치를 지키는 것은 수면 아래 백조의 다리와 같다. 가라앉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 투쟁해야 한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그는 내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 보고서 발간 10주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설치 20주년을 맞아 국제사회, 시민사회와 공조해 북한 인권 문제를 환기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축사를 통해 "이제 (북한 인권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고질적 문제와 관련한 글로벌 피로 현상에 대처하는 것"이라며 "북한 인권이 글로벌 위기로 인해 가려지거나 잊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대변인도 18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러한 위협 행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한미 동맹은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의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19일에는 북한이 무력도발의 명분을 한미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하고 지속적으로 각종 전략무기 개발을 추진하면서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하고 있다"라며 "핵과 미사일 개발의 명분을 한미동맹에 전가하는 후안무치한 언급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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