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임종석 전 실장 불출마 요구.. 고민정 "굉장히 어리석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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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계 여선웅, 불출마하며 친명계 김지호 지지 선언 "친명-친문 단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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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총선 출마와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을 두고 친명계와 친문계간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양상을 보이자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친문계 여선웅 전 행정관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명계 김지호 예비후보를 지지하겠다며 친명계와 친문계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명계, 임종석 전 실장 불출마 요구.. 고민정 "굉장히 어리석은 행동"

최근 친명계 내부에서는 전임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향한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직에 있던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발탁한 것이 윤석열 정부 탄생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자 친명계 원외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은 지난 12일 "윤석열을 발탁한 진실부터 밝히라"며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와중에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을 나온다고 한다"며 "윤석열·한동훈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을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대해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에 염치를 빼면 뭐가 남는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임 전 실장은 29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추미애 전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로 키워준 면이 있다고 받아쳤다.

임 전 실장은 "윤 총장이 대권 주자로 완전 부상한 사건이 있었다. 2020년 11월에 추미애 법무부장관 시절 징계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법무부가 윤 총장에게) 무리한 징계를 하며 윤 총장이 징계 취소 소송을 내고, 법원이 윤석열 손을 들어주며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지호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도 임종석 전 실장 저격에 동참했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험지인 서초을에 도전하는 것을 언급하며 임 전 실장 정도면 용산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실장은 2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굉장히 고귀한 선택을 한 것"이라면서 "홍 원내대표랑 임 전 실장은 선후배 관계, 친한 관계인데 임 전 실장이 거기(중·성동갑)에 출마하시면서 약간 이게 다 조금 빛이 바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분당갑에 출마하고 예비후보를 등록했다. (분당갑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라며 "저 역시도 당에 혜택 받았고, 그래서 험지라고 하는 곳에 도전을 하고 있는 거다. 그런데 젊은 후배들 입장에서는 임 전 비서실장의 인지도면 용산 같은 데 출마해야 되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김 부실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번에는 친문계 고민정 의원이 반박에 나섰다.

고 의원은 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김 부실장이 임 전 실장을 공개 저격한 것을 거론하며 "친명 친문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친명이든 친문이든 가리지 않고 기준과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을 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할 테지만 갑자기 친문은 거기에 가면 안 된다라는 프레임을 우리 스스로 씌우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복당, 찬반 갈려.. 친문계 "반윤이면 다 우리편인가...인공기 들다가 일장기 들어 '에라이'"

친명계와 친문계는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을 두고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국회의원으로 '반문'입장을 보이며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입당했던 이언주 전 의원은 최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윤석열 정부와 관련해 강한 비판을 이어오다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달 23일 총선 승리를 위한 외연 확대 차원에서 이재명 대표로부터 직접 복당을 권유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친문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전 의원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친문계는 이 전 의원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12년에는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경기 광명을 19·20대 의원을 지냈지만, 이후 '586 운동권' 등을 비판하며 민주당 주류 의원들과 '문빠'들과 갈등을 빚은 이후 2017년 탈당했다. 이후 이 전 의원은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전진당, 미래통합당 순으로 당적을 옮겼다. 민주당 탈당 이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맹비난하고, 극우 성향 행보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최재성 전 수석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에서 "당에 실익도 없고 중도 확장이 되는 것도 아닌데 당 대표가 직접 탈당한 사람을 복당하라고 요청을 하는 것도 웃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문계인 송갑석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이언주 같은 분이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지지자들이나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윤석열만 반대하면 모두가 우리 편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건영 의원도 지난달 30일 KBS라디오에 출연  "원칙적으로 보면 선거 시기에는 다양한 색깔의 사람을 모셔오는 게 맞다. 그러나 중요한 건 외연 확장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특히 '노무현의 친구'로 불리는 야권의 원로정치인인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에 대해 "사람이 자기철학과 항심이라는게 있어야 되는데, 그게 저렇게 왔다리 갔다리 하는 사람은 항심이 없는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은 인민군 쳐들어오면 인공기 제일 먼저 들고 뛰어 나갔다가, 일제 때는 저기 일장기 제일 먼저 들고 갔다가 이러던 사람들"이라고 비유하며 맹공을 폈다. 

유 전 총장은 "이 의원은 자기가 몸담았던 민주당에 대해 침을 뱉어도 나가서 아니, 반문재인 그 문빠들의 그것뿐만이 아니라, 아주 태극기 부대에 앞장선 의원처럼 처신을 했다. 그래서 황교안 대표도 굉장히 아주 대접을 꽤 했었다. 그래서 광명에서 두 번 민주당으로 돼놓고 부산 갔다 부산(남구을)의 그 당(미래통합당)으로 나가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오니까 그래도 좀 말 되는 소리를 해서, 원래 자당에서 쓴소리(반윤석열) 하면 좀 뜨니까 다시 이리로 온다는 걸 보고 '에라이'… 속으로 딱 그 소리밖에 안 나오더라"고 비판했다. 

거듭 "그쪽(국민의힘)에서도 배지가 잘 보장이 안 되니까 이리로 온다는 소리를 하냐"며 "항심이 없다. 항심이 있으면 올 생각을 말아야지..."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언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언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친명계 "외연확장 실익 커"...이언주, 전 지역구 '광명을' 거론, 현 이낙연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

반면, 친명계 의원들은 이 전 의원 복당이 민주당의 '외연 확장' 측면에서 득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반 윤석열'을 기치로 싸우고 있는 만큼, 이 전 의원처럼 현 정부 비판을 강하게 하고 있는 인물들이 당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와 이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 관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에 대해 같이 의견을 나눈 것 같다"라며 "이 전 의원도 정치적인 과정에서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겪었고, 본인 정치에 대해 성찰을 하고 있고, 혁신해 나간다면 충분히 같이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복당)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전날 인터뷰에서 이 전 의원의 복당 조건으로 총선 불출마를 요구한 데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 심판의 길에 같이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너무 높은 허들과 조건을 내기보다는 같이 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과거 지역구였던 경기 광명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곳 현역 의원은 '이낙연계' 양기대 의원이다.

당 지도부는 당내 격론이 이어지자 이 전 의원이 먼저 복당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현직 의원 중에 이 전 의원과 친분이 아주 가까운 분이 계시다. 그분을 통해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복당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 대표가) 전화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자신이 먼저 이 전 의원에게 복당을 권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같은 날 오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의원이 여당 지역위원장임에도 윤 대통령에 대해 가장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나. 더 이상 여당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는데 서로 공감을 표했다"라며 "그렇다면 민주당과 함께하는 건 어떻겠냐고 제가 처음 제안을 한 것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복당 문제를 두고 친문계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이언주 전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돌아가며 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어 참으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바깥에 있는 당외인사일 뿐이고, 당시의 공방이 현재진행형인 것도 아닌데 지나친 인신공격으로 과거의 상처를 들추거나 하는 일은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정권심판에 연합하자는 대의에도, 그 대의를 강조하며 제가 도움을 청한 당대표나 당내 인사들에게 도움이 안된다"며 불편한 감정을 보였다.

그는 "저는 과거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했고, 지금은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무도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민주보수성향의 무당파"라며 "어느 진영이나 정당, 정파가 아닌 오직 국익과 국민 편에서 살아가는 권력과 기득권 세력을 견제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저같은 민주보수의 반윤연합전선 구축이 가능할지, 과연 민주당 혁신에 제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더이상의 소모적 비난을 멈추고 지금 고통받는 많은 국민들을 위해 어떻게 협력할지, 어떤게 가장 바람직한 방안인지 고민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문·친명 한목소리로 통합 강조.. "공관위서 제재해야" "뺄셈정치는 안돼"

친문계와 친명계의 계파갈등 양상이 고조되자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1일 "친문·친명 계파갈등으로 싸우는 것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심판하는 것이 민주당의 시대적 과제다. 이번 총선에 민주당의 정치적 생사가 달려있기 때문에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친문·친명을 언급하는 것은 여당에서 말하는 '프레임'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모든 민주당 국회의원이 친명이다. 저 역시 비문이라고 하는데 친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고민정 최고위원과 윤건영 의원도 31일 "민주당 필패의 길"이라고 우려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친문이다, 친명이다 가르는 뺄셈 정치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며 "당 지도부도 그 점을 모를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에서는 서로의 차이보다는 통합과 단결이 필요하다. 특히 야당에게는 더더욱이나 그렇다"며 "뺄셈 정치보다는 덧셈 정치를 통할 때만이 윤석열 정부의 일방독주를 멈출 수 있다. 국민이 이번 총선에서 바라는 건 분명하지 않나"고 했다.

김한규 의원은 당내 친문과 친명의 갈등설은 음모론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30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원내에) 들어온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위험이나 공격을 받을 분위기도 아니다"라며 "이언주 전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것 역시 아주 옛날 얘기로 이 전 의원 복당은 국민의힘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친명 원외 조직이 실명으로 저격하는 것에 대해 이 대표 의중이 담겼다는 시각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정 의원이 그런 발언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당 대표실 근무했던 분들의 출마에 대해 지역구 후보로 적정한지,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밝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통합의 메시지를 내 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친문계 여선웅, 불출마 하며 친명계 김지호 지지 선언 "친명-친문 단결해야"

이런 가운데 친문계 여선웅 전 행정관이 1일 총선에 불출마하면서 친문과 친명의 단결을 호소했다.

여 전 행정관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지호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과 예비후보 단일화하겠다고 밝혔다.

여 전 행정관은 "민주당의 대의는 정권심판이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의 모습은 어떻냐"며 "총선을 앞두고 후보 간 경쟁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그 경쟁이 국민 눈에 계파 간 집안 싸움처럼 비친다"고 우려했다.

이어 "분당갑은 우리 민주당에게 매우 어려운 지역"이라며 "자칫 경선 과정에서의 작은 갈등의 불씨로 인해 단결과 통합의 길에 금이 가거나, 윤석열 정권 심판의 동력이 꺼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친명 친문 갈라치기, 자객 출마 등이 난무하는 살벌한 정치세계에 친명친문의 단결, 민주당의 단합된 힘을 위해 작은 돌이라도 던지겠다"며 "김지호와 여선웅의 분당에서의 작은 날갯짓이 단합의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평산마을로 향한다.

31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측과 오는 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달 2일 새해 인사 차원에서 문 전 대통령을 찾으려 했으나 방문 직전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정지에서 불의의 흉기 습격을 당하면서 예방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최근 계파 갈등 양상에 대해 통합의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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