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법률적 방식 명예회복" 송영길 "비례정당 창당 할 것"
'조추송' 3인방 모두 논란 중심.. "총선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 중도층 표심 부정적
고민정 "외연 확장할 수 있는 카드" 진성준 "험지출마하면 바람 일으킬 수도"
지역구 출마 보다 비례정당 창당 가능성.. 민주,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추진할까?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추송' 3인방이 신당 창당과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추송' 3인방이 신당 창당과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2대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신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도 야당도 분열을 전제로 한 신당창당은 곧 총선에서 지지 기반이 분열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신당'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상태라면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추송' 3인방이 신당 창당과 출마 의지를 드러내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명의 인사가 모두 논란의 중심에 있다보니 이들이 전면에 등장할 경우 중도층의 마음이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이 오히려 민주당의 외연을 넓히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준석 신당'과 '조추송 신당'은 다르다. 이준석 신당은 '반윤 또는 비윤성향으로 지역구 출마를 전제로 한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반면, '조추송 신당'은 '친민주당(친문) 비례정당', 즉 '위성정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조국 "명예회복 위한 출마" 시사, 추미애 "후회할 일 안 만들어야", 송영길 "비례정당 창당"

앞서 조국 전 장관은 지난 6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9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평산책방'을 찾아 사인회를 진행했다.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승리, 정권교체 등은 제 개인에게도 가장 큰 명예회복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관도 교수도 아닌 주권자 시민으로서 할 일을 하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은 연말까지 세종시와 광주 등에서 북콘서트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추미애 전 장관도 6일 조승현 정치의미래연구소장의 출판기념회에서 "항상 뒤늦게 '추미애가 옳았다!'고 후회하시는데, 애초에 후회할 일은 안 만들어야 한다"며 선거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송영길 전 대표는 14일 내년 총선을 위해 비례정당을 창당하고 직접 출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운 47석 비례대표의 개혁적이고 검찰 독재와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정당, 민주당을 견인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송 전 대표는 '신당을 만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하나'라고 묻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조 전 장관도 얼마나 억울하겠냐"며 "이렇게 전국구의 공간이 열리게 되면 조 전 장관도 뭔가 자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것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9일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에도 나섰다. 그는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있나. 어린놈이 국회에 와서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하겠느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조추송 3인방 모두 논란 중심.. "총선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 전망

이처럼 조국‧추미애‧송영길 3인방의 출마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다. 3명의 인사 모두 논란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과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로의 정권교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 받는다. 게다가 조 전 장관은 '입시 비리 의혹'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며,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출마가 당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을 순 있지만 그동안 공들여온 중도 민심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송영길 신당'과 관련한 질문에 "신당을 만드는 게 좋은지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고,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아마도 홍 원내대표는 그러지 않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7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조 전 장관은 당원이 아니다. 당원이 아닌데 어떻게 민주당에서 출마하나"라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만 지금 당원이고, 조 전 장관이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당원이 아니다"며 민주당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좀 더 강한 목소리로 이들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15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항소심 재판에 집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진짜 사법리스크가 크다"고 했다.

이어 "야당의 셀럽(유명인) 아닌가. 그러면 뒤에서, 측면에서 민주당을 도울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있지 않겠나"라며 "어떻게 하는 게 민주당을 도와주는 건지 좀 더 고민하고 국민들의 눈높이게 맞춰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정 의원은 또 "조국 장관을 지지하는 분들은 범야권에 있는 분들이다. 총선의 승패는 지지자들을 규합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중도층, 스윙보터층의 표심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평했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조국 신당이) 양날의 칼이 될 것 같다"면서 "총선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번 선거는 국민과 윤석열 정권이 맞붙는 판을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자칫하면 지난 대선의 시즌2라든지, 아니면 문재인 대 윤석열 구도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송 전 대표가 한동훈 장관과 벌이고 있는 거친 설전에 대해서도 민주당 내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지난 13일에는 86세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모인 '민주화운동 동지회'가 논평을 내고 송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당대표까지 했던 자의 발언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저급하고 저열하다"며 "송 전 대표와 같은 타락한 정치인이 한때 민주화운동의 유명 인사였다는 사실에 깊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국민께 머리 숙여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당내 젊은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좋지 않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청년 정치인 여선웅 전 행정관은 전날 SNS를 통해 "대의로 시작한 (송영길) 선배님의 정치가 사의로 끝난다는 느낌"이라며 "선배님 이제 좀 자중하시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고민정 "외연 확장할 수 있는 카드" 진성준 "험지출마하면 바람 일으킬 수도"

반면, 이들의 출마가 민주당의 '집토끼'를 잡는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고민정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민주당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금 소위 이재명 체제에서 조금 다른 지지층 그룹을 갖고 있는 것이 조국 전 민정수석이다. 외연을 조금은 확장할 수 있는 카드로서 활용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이들이 험지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친명계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31일 밤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우리 당에 원로급 정치인들이 있다. 박지원 전 대표라든지 추미애 전 대표 등 간판급 정치인들이 있다"며 "이런 분들이 그야말로 선당후사 자세, 전국적으로 민주당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자세로 험지 출마를 자원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조송추(조국 송영길 추미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중도층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은 환영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지역구 출마 보다 비례정당 창당 가능성.. 민주,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추진할까?

정치권 안팎에선 '조추송' 3인방은 지역구 출마 보다는 비례대표 정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례 정당 후보로 총선에 나서면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와 경쟁할 일 없이 의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길 전 대표도 비례정당 창당을 공식화 했다.

현재 여야는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가져갈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의석을 싹쓸이 한 바 있다.

위성정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를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문제는 이들 3인방이 비례정당을 만들 경우 외부에서 보기에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국민의힘도 위성정당을 만들 명분이 생기게 된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병립형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이미 여러차례 선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15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법안 발의를 촉구했다.

이탄희·김두관·이원욱·신정훈 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위성정당 방지법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국민 앞에 국민통합과 정치개혁 선언을 통해 위성정당 방지를 약속했다. 당연히 민주당 모든 의원들은 당론 채택으로 이를 연대보증했다"며 "민주당 정신을 위성정당 방지법 통과로 지켜내야 한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신이 만들어 낸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당론으로 국민 앞에 재천명하는 것으로 총선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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