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 27일 탈당 후 창준위 출범.. 보름 이내 창당 완료
'한동훈 비대위' 출범·김용태 '이탈'.. '이준석 신당' 파괴력 약화
하태경 "이준석과 연대해야".. 장예찬 "인성파탄 정치인, 청년 민심 사로잡을 수 없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탈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탈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탈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 준비를 모두 마친 만큼 최단 기간 내에 창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전 대표의 '홀로서기' 홀로서기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당 창당을 공언한 이후 한달 가까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슈몰이에 성공해 왔으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의 등장으로 신당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당내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출현할 경우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당내 주류는 이 전 대표와 거리를 두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 27일 탈당 후 창준위 출범.. 보름 이내 창당 완료

27일은 이준석 전 대표가 예고한 국민의힘 탈당일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을 연다.

이 전 대표는 회견에서 탈당에 대한 소회와 신당 창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당초 27일 오전 11시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논의를 거쳐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 내 상계동에서 회견을 열기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계동은 이 전 대표가 자란 곳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허은아 의원은 27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참석 때문에 회견에 동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 의원은 현재 탈당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에 남기 위한 3대 조건으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중단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특검 △이태원 참사 유족 면담 등을 요구해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탈당을 앞둔 이 전 대표에 대해 "오늘 오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관련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임명된 한동훈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며 이 전 대표를 설득할 가능성이 낮아 예정대로 탈당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준석 신당'을 위한 실무작업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표가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창당발기인 성격의 연락망에는 6만여명이 참여했으며, 정당법상 신당 설립을 위해 필요한 중앙당 및 5개 시·도당도 확보된 상태다.

27일 국민의힘 탈당 선언 후 바로 신당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띄워 열흘에서 보름 이내에 창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 측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은 26일 "창준위 출범에 필요한 발기인 200명의 오프라인 서명을 다 받았다"면서 "내일(27일)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선언하면 바로 창준위를 띄우도록 준비가 다 돼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 라이브 방송에서 "선관위 역사상 최고 속도의 창당을 도전해볼까 한다"며 "27일에 바로 창준위를 등록하고 다음에 온라인으로 바로 시도당별 1000명씩 다섯 군데 당원을 모아서 등록하면 기술적으로 5일 정도면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해도 그건 너무 급하니 열흘에서 15일 사이에 창당을 완성해보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MBC 인터뷰에서는 "신당 당명은 가칭 '개혁신당'으로 하고 본 창당 시 사용할 이름도 정했다"며 "신당의 가치와 가장 부합하고, 가장 어려운 곳 중 하나를 골라 (총선 때) 출마하려고 한다"면서 신당 창당을 다시 한번 공식화했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김용태 '이탈'.. '이준석 신당' 파괴력 약화

문제는 '이준석 신당'이 현실화되더라도 그 파괴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봤다. 여야 박빙 대결이 예상되는 수도권과 부산 등 일부 영남권을 중심으로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인요한 혁신위원회에 이어 한동훈 비대위가 본격 출범하면서 이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급속하게 식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천아용인' 그룹의 한 축이었던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도 국민의힘에 잔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전 대표의 힘은 더욱 빠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명분 없이 신당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기현 전 대표 체제 때부터 연일 신당 창당을 시사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해 온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철회하고 당에 잔류할 경우 그의 정치 생명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4일 공개된 KBC 등 전국 9개 민방 공동대담에서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다시 합류를 한다고 했을 적에 이 전 대표의 정치생명은 그걸로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 전 대표는 '홀로서기'를 선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한 전 장관이) 제안할 게 없을 것"이라며 "당정일체를 가장한 대통령이 모든 걸 주도하고 대통령이 아주 잘못된 방향으로 당과 국가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느 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비대위가 본격 출범하면서 이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급속하게 식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이준석과 연대해야".. 장예찬 "인성파탄 정치인, 청년 민심 사로잡을 수 없어"

이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창당에 대해 당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여전히 총선에서 이 전 대표의 합류를 바라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총선에서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이 전 대표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26일 출범하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789(70~90년대생) 비대위'가 돼야 한다"면서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과도 총선에서 선거 연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존에 우리 당이 어르신들만의 정당이었고 한때 대선 때는 2030 지지들이 꽤 있었는데 다시 빠졌고 다시 회복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곧 출범을 앞둔 이준석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2030 남성들에 대해서는 이준석 전 대표의 상당히 강한 영향력이 있다"며 "한동훈 비대위도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비대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윤계는 이 전 대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탈당 시점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두 분(한동훈-이준석)이 만나서 이 전 대표가 당에 잔류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같이 갈 수 있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 데 그렇게 되면 이 전 대표에게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며 "지금 당 상황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그동안 보여준 언행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지 오래"라고 비판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활용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특집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서 "식당에서 옆자리에 소리를 지른다든가, 생방송 중에 아버지뻘 정치인에게 비속어를 쓴다든가 하는 인성파탄적 면모를 보여준 정치인을 붙잡고 말고를 갖고 청년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잘못된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정치는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최소한의 인간적 도의를 지켜가면서 해야 하는 것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뿐 아니라 어느 정치인이 이 전 대표를 편하게 만나겠나"라며 "수 틀리면 또 방송 나와서 나이와 상관없이 '이 XX가' 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연락하거나 따로 만날 계획이 있나'는 질문에 "특정한 분들을 전제로 해서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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