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만난 김경수 "DJ처럼 자신 죽이려던 세력과도 손잡아야...팬덤정치 극복해야"
임종석 "팬덤정치 민주주의 적" 김동연 "이재명의 민주당 안돼.."
비명계 모임 초일회, 김부겸·김동연·김두관·박용진 등 '잠룡'과 한자리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지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패배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회동하며 비명계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간극을 좁히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광주를 찾아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일극체제에 견제 메시지를 날렸으며,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2일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팬덤정치는 매우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 됐다"며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을 겨냥했다.

또, 당내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는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동연 지사,  김두관·박용진 전 의원 등과 별도 모임을 준비하는 등 세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재명 만난 김경수 "DJ처럼 자신 죽이려던 세력과도 손잡아야" 

이재명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친문계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만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이 나아갈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최근 친문·비명계 인사들이 연일 이 대표를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내며 '통합'과 '포용'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김 전 지사 역시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내 분열에 대한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전날 JTBC '오대영라이브'에서도 "민주당이 다양성을 확보하느냐의 문제는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대선까지 민주당이 (당에 대해 실망해 떠나신)그런 분들을 보듬어 안고 가려면 지금은 좀 더 다른 포용과 통합의 획기적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며 당내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졌다.

우선 이 대표는 김 전지사가 요구한 '통 큰 통합'과 '당내 다양성'에 대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데 민주당이 더 크고 더 넓은 길을 가야 한다. 지사님 지적이 완벽히 옳다"고 말했다. 

이어 "헌정수호 세력, 내란 극복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며 "헌정수호 대연대라면 이상할지 모르겠으나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 서는 길에 김 전 지사와 함께하길 기대한다"며 김 전 지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민주·헌정 질서를 바로잡는 것, 어지러운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을 통합하는 게 시대적 과제"라며 "이를 이루려면 더 넓고 강력한 민주주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만일 이번에 정권 교체를 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정권 교체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만들어내는 통 큰 통합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 한 세력과도 손을 잡고 첫 번째 정권교체를 이뤘다"며 이 대표에게 재차 통합을 위한 노력을 요구했다.

특히 '이재명 일극체제'를 강력히 비판해왔던 김 전 지사는 당내 다양성과 당내 민주주의와 관련해 "팬덤 정치의 폐해를 극복해야 된다"며 '개딸'로 대변되는 이 대표 강성지지층(팬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의 통합을 위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을 보듬어드릴 때가 됐다"고 기존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민주당이 더 다양해져야 된다.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는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며 "당의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치고 당내 민주적 절차와 정당성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 이외에는 당원들이 토론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온라인 중심의 소통구조는 반드시 극단화로 가기 마련"이라고 지적하면서 "당원들도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또한 "당의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꾸는 것은 민주적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비상계엄 제재 원포인트 개헌과 2026년 지방선거에서 권력구조개편의 2단계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전 지사는 이 대표와 '통합'에 공감대를 보였으나 통합을 위한 이 대표의 노력이 부족하고, '이재명 일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강성지지층인 '팬덤' 중심의 당내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이재명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통 크게 통합해 민주주의 지켜나가자""(개헌에 대해서는)지금은 내란극복에 집중할 때"란 기존 입장을 밝혀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이 확인됐다. 

임종석 "팬덤정치 민주주의 적" 김동연 "이재명의 민주당 안돼"

이재명 대표가 김경수 전 지사와 회동을 시작으로 비명계 끌어안기를 시도하고 있으나 비명계의 이 대표 비판의 수위는 좀처럼 낮춰지지 않고 있어 간극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연일 이 대표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팬덤정치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팬덤정치는 매우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라는 표현을 썼지만 '직접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언급한 것을 볼 때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 전 실장은 "(팬덤정치는) 민주주의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과 비판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경쟁하는 상대와 정당을 이단시하고 내부의 다양한 해석과 비판을 불허한다. 극단적인 배타성을 뿜어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팬덤의 영지를 벗어나 관용과 포용, 절제와 인내로 스스로를 연마할 때 비로소 국민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라며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적 정권교체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13일 광주를 찾아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김동연,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부겸 등 다 같이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더 큰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의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비명계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에게 '통합'과 '포용'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명계 모임 초일회, 김부겸·김동연·김두관·박용진 등 '잠룡'과 한자리

비명계는 당내 별도 모임을 통해 세력화를 시도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비명계 총선 낙선·낙천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 '초일회'의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18일 경기 광명시에서 '희망과 대안 포럼'을 출범식을 연다고 밝혔다.

18일 출범식 이후 다음 달 초 광주·전남지부 결성을 시작으로 각 지역에 지부를 세우면서 공동대표를 추가로 위촉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창당을 위한 움직임처럼 비춰지는 행보다.

이를 의식한 듯 양 전 의원은 이 포럼이 제삼정당 창당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며 "민주당의 정권 교체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범식에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두관·박용진 전 의원 등 비명계 잠룡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조기대선을 앞두고 세결집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 전 의원은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통합과 포용력을 갖춘 유능한 민주 정당으로 다시 한번 환골탈태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어느 시점에서는 내려놓고 누구든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 대선 경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다수 국민이 원하는 만큼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과 이 대표도 위기에 처했다. 이 대표로 정권교체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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